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야구는 9월 1일 일본과의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아시안 게임 대표팀의 각 팀의 주력 선수들이 차출되면서 KBO리그는 8월 16일 경기를 끝으로 중단되었다가 9월 4일부터 재개됐다.

리그가 재개되는 시점에 폭염도 물러가고 날씨가 선선해졌다. 야외 활동을 하기에 큰 부담이 없는 시기에 야구장을 찾기에도 나쁘지 않은 날씨다. 그런데 시즌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물론 관중 감소 현상은 이전에도 있었다. 아시안 게임이 열렸던 4년에 한 차례 꼴로 일시적으로 줄어든 적은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시안 게임 전후로 있었던 각종 논란들이 워낙 여러 가지가 있었던 상황이라 다소 불안하기도 하다.
 
빈자리 많이 보이는 야구장 12일 2018 KBO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에 빈자리가 눈에 띄게 많이 보인다.

정운찬 KBO 총재는 이날 오전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문제 등을 포함한 최근 야구계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했다.

▲ 빈자리 많이 보이는 야구장 12일 2018 KBO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에 빈자리가 눈에 띄게 많이 보인다. 정운찬 KBO 총재는 이날 오전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문제 등을 포함한 최근 야구계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했다. ⓒ 연합뉴스


휴식 이전 평균 1만 1천 명, 휴식 이후 평균 8천 명으로 감소

KBO리그 정운찬 총재가 12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계에 의하면 아시안 게임으로 인해 리그를 중단하기 전까지 올 시즌 KBO리그는 경기 당 평균 1만1279명이 경기장에 입장했다. 그런데 아시안 게임 이후의 30경기에서 평균 9347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휴식기 이전보다 17.1%가 줄어든 추세다.

정 총재가 밝힌 참고 통계에 의하면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의 경우 대회 전 525경기 평균 1만1536명이었고, 이후 52경기 평균 8896명으로 22.9%가 줄었다. 물론 정 총재는 현재 KBO리그가 잘 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사람들이 야구 경기를 2~3주 안 보다가 리그가 재개되어 아직 잘 안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음을 발표했다.

정 총재의 발표에 의하면 평균 관중이 줄어든 원인은 시즌 중간에 아시안 게임으로 인하여 리그가 중단되었던 것으로 돌리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4년 전과 비교하여 감소한 비율이 적은 만큼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는 말로 들린다. 리그 중단이라는 요소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어느 정도는 타당한 이유가 된다.

다만 4년 전과 2018년은 상황이 다르다. 2014년은 kt 위즈가 KBO리그 1군 진입을 준비하기 위해 퓨처스리그에만 참가하던 시절이었다. 9구단 체제로 인하여 하루에 모든 팀이 경기를 할 수 없었고, 1팀은 강제 휴식을 취하는 시기라서 팀당 경기가 128경기였던 시절이었다.

2015년 kt가 KBO리그에 정식으로 참가하게 되면서 팀당 경기는 144경기가 됐다. 우천이나 미세먼지, 폭염 등의 기상 악화로 경기가 취소되지 않는 한 휴식을 취하는 팀 없이 하루에 5경기 씩이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이 아닌 전체 관중 숫자에서는 그 감소 인원이 상당하다.

논란 많았던 AG 대표팀, 기대 이하 경기력에 실망 커져

이번 아시안 게임 대표팀의 구성에 있어서는 논란이 많았다. 국가대표 전임 감독으로 선임된 선동열 감독은 2017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회부터 감독으로서 역할을 맡게 됐다.

선동열은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회에서는 선수 육성 차원에서 베테랑 선수를 예외적으로 선발할 수 있는 와일드 카드를 쓰지 않았다. 이후 아시안 게임 대표팀 선발에서도 미필 선수들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었다.

당시 박해민(삼성 라이온즈)과 오지환(LG 트윈스)이 군경팀 입대 연령을 초과하는 상황에서도 입대 마지막 기회에서 지원을 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아시안 게임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던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선동열 감독 역시 미필 선수와 관계 없이 최상의 팀을 꾸리겠다는 무언의 압박을 준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국 박해민과 오지환은 대표팀에 선발됐다. 오지환은 삼진이 많고 수비 실책이 많은 데다 유격수 이외의 다른 포지션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였고, 박해민도 리그 상위권 성적을 기록하는 야수는 아니었던 상황이라 거센 후폭풍이 일기 시작했다. 게다가 군필이긴 하지만 과거 약물 복용 이력이 있던 김재환(두산 베어스)을 선발한 점에 있어서도 논란이 있었다.
 
이보다 더 기쁠 수 없다 1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 한일전.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한국 대표팀의 이정후, 오지환 등이 셀피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 한일전.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한국 대표팀의 이정후, 오지환 등이 셀피 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이 아시안 게임에 철저하게 실업야구리그 선수들이나 독립리그 선수들을 파견하고, 대만도 2018년부터 모병제로 전환하면서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대표팀만 대학 선수도 없이 100% KBO리그 1군 선수들만 차출했고 전력 상에서 가장 우위의 팀이었다.

이러한 전력 차가 있었던 만큼 사실 아시안 게임에서 모든 게임을 10점 차 이상의 콜드 게임으로 이겨도 시원치 않을 경기였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말았다. 첫 경기인 대만과의 경기에서 무기력한 공격력으로 1-2 패전을 당한 것이다.

물론 첫 경기 패전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들을 모두 승리하면서 금메달을 획득하긴 했지만, 그 과정도 시원치는 않았다. 개최국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만 5회말에 15점 차를 만들며 콜드 게임을 만들었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전력 차에 비해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홍콩을 큰 점수 차로 이기긴 했지만, 콜드 게임 조건도 날아간 마지막 이닝에서 대량 득점한 결과였다.

그나마 이번 대표팀에서 충분히 이길 만했던 경기력을 보여준 모습은 1라운드에서 모든 경기를 콜드 게임으로 끝내며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던 일본을 슈퍼라운드와 결승전에서 이겼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일본 대표팀의 구성 선수들을 감안하면 아시안 게임 전체적으로 상당히 부끄러운 대회라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금메달을 따고 귀국했지만, 야구대표팀을 향한 비난은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선동열 감독은 한국청렴운동본부라는 시민 단체로부터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가 들어와 조사 중에 있다. 선동열 감독이 오지환의 선발 과정에 있어서 청탁을 받았는지를 조사해달라는 신고였기 때문에 아직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이번 대표팀에 대한 여론 분위기가 어떤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외국인 선수 연봉 제한, 경기력 저하 우려

그런 상황에서 KBO리그 이사회는 11일에 신규 외국인 선수의 몸값 상한선을 정했다. 앞으로 KBO리그 팀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와 계약하는 데 있어서 100만 달러를 넘길 수 없게 된다.
 
기자회견 하는 정운찬 KBO 총재 정운찬 KBO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기자회견 하는 정운찬 KBO 총재 정운찬 KBO총재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1998년부터 KBO리그가 외국인 선수 영입을 시작했는데, 1998년부터 2013년까지는 연봉 상한선이 30만 달러로 제한되어 있었다. 당시 30만 달러를 정한 기준은 1998년 제도 도입 당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최저 연봉 30만 달러를 참고한 것이었다.

그러다가 2013년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이 48만 달러까지 올라가자, KBO리그는 그제서야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을 폐지했다. 이전까지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위주로 영입했던 KBO리그 구단들도 이후 어느 정도 메이저리그 경력을 쌓았던 선수들을 영입하는 등 외국인 선수들을 보는 눈도 높아졌다.

실제로 KBO리그에서 8년 째 뛰고 있는 더스틴 니퍼트(현 kt 위즈)의 경우도 KBO리그에 오기 전 2010년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월드 시리즈 로스터까지 들었던 선수였다.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하며 큰 성공을 거두고 몸값이 올라가 밀워키 브루어스와 FA 계약까지 체결한 에릭 테임즈의 사례도 있다.

그런데 KBO리그 이사회는 다시 한 번 시대를 역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선수 제도의 고비용 계약 구조를 개선하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달았다. 이제 외국인 선수 영입 과정에서 연봉과 옵션, 계약금 그리고 이적료까지 포함해서 100만 달러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몸값 거품이 심한 경우는 오히려 국내 선수들이다. 4년 150억 원 계약을 적용 받고 있는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나 4년 115억 원을 받는 김현수(LG 트윈스) 그리고 4년 100억 원을 받고 있는 최형우(KIA 타이거즈) 등의 MVP급 선수들은 그 동안 꾸준히 쌓아둔 누적 성적으로 인한 충분한 대우를 받는다 해도 너무 거품이 큰 감이 없지 않다.

게다가 다른 선수들의 경우 그 몸값이 성적에 걸맞는 계약이었는지 물음표가 달리는 선수들도 더러 있다.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 선수 개인에 대한 몸값 상한선을 정한다는 것 자체가 리그 수준의 향상을 막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국내 선수 외국인 선수를 가리지 않고 우수한 선수를 뽑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외국인 선수들이 KBO리그로의 이적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결국 몸값 문제 때문에 더블A나 트리플A에서만 머무는 선수들로만 영입할 경우 리그 전체의 수준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올해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KBO리그는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넥센 히어로즈의 전 대표이사인 이장석은 2월에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 법률 위반으로 인해 4년의 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 중에 있다.

5월에는 넥센의 주전 포수 박동원과 마무리투수였던 조상우가 성폭행 혐의로 입건돼 현재 법정 소송이 진행 중이다. 타자 윤석민과 강윤구를 kt와 NC로 이적시키는 과정에서 넥센이 이면 계약서를 꾸민 사실까지 터졌다.
 
요즘 야구장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1회초.

▲ 요즘 야구장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1회초. ⓒ 연합뉴스


결국 아시안게임 이후 프로야구 관중 감소 현상이 일시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사건 사고 없이 조용히 넘어가는 시즌이 한 시즌도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곪고 곪은 상처가 아시안 게임으로 인하여 터진 것이나 다름 없다.

이런 상황을 정 총재의 발언처럼 아시안게임을 위한 리그 중단 탓으로 안일하게 돌릴 경우, 결국 지금보다 더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과 TV 채널을 떠날 수도 있음에 경각심을 느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떠한 면에서는 위기인 점이 분명한 상황을 KBO리그가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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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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