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재취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어릴 때부터 운동에 '올인'하는 엘리트 체육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 심하다.

자영업을 하지 않는 이상 은퇴 선수들이 가장 많이 눈길을 돌리는 곳은 지도자다. 하지만 그마저도 현역 시절 한가닥 했던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간다. 또한 명선수라고 해서 명지도자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

TV의 보급과 축구 중계의 확산으로 해설위원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들도 늘어났다. 이미 날카로운 안목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매니아층을 형성한 이영표, 안정환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좀 더 특이한 이력을 써내려가는 이들이 있다. 이천수와 김병지는 각각 JTBC와 SPOTV 해설위원을 거쳐 소아암 환자 돕기 캠페인 '슛포러브'와 유튜브 채널 '꽁병지tv'를 통해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슛포러브'로 이름 알리는 이천수, '꽁병지tv'로 돌아온 김병지
 
 김병지, 최진철 등 선배 레전드들과 슛포러브 지구방위대 FC에 참가한 이천수(가운데)

김병지, 최진철 등 선배 레전드들과 슛포러브 지구방위대 FC에 참가한 이천수(가운데)ⓒ 슛포러브 페이스북

 
이천수는 슛포러브와 인연을 맺은 축구스타들 가운데 가장 큰 수혜자다. 35m 거리에서 농구골대에 축구공을 골인시키는 '슛포러브 임파서블 미션'을 통해 처음 슛포러브에 출연한 이천수는 이후 재치 있는 입담, 슛포러브 팀과 극강의 케미스트리를 앞세워 '리우천수가 간다,' '이천수의 근본투어,' '지구방위대 FC' 등 프로젝트에 연달아 얼굴을 비추고 있다.

현역 시절 끊이지 않는 잡음과 구설수의 대명사였던 이천수는 슛포러브를 통해 어린 팬들에게 '친근한 형' 이미지를 구축했다. 또한 재미로만 일관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사건들에 대해서도 회피하지 않고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전부터 그를 지켜봐온 사람들이 갖고 있던 부정적인 시각 역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김병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꽁병지tv

김병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꽁병지tvⓒ 김병지 페이스북

 
꽁지머리와 공격하는 골키퍼의 아이콘 김병지는 아프리카tv의 인기 BJ이자 현 K리그 홍보대사인 감스트의 방송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인터넷 방송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천수와 마찬가지로 슛포러브 지구방위대 FC의 고정 멤버로 활약하던 김병지는 한 술 더 떠서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꽁병지tv'를 개설하기에 이르렀다. 첫 영상은 지난 6월 18일에 업로드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전 패인 분석 영상이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구독자 수가 15만 명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꽁병지tv의 고정 멤버로는 김민구 SPOTV 해설위원, 전(前) 축구선수 송종국과 전(前) 야구선수 박명환이 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간에는 이천수가 게스트로 합류하기도 했다.

SPOTV 해설 당시 자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김병지는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은 인터넷 방송으로 넘어오면서 재미와 내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모습이다. 오랜 선수 경험을 토대로 얻은 축구에 대한 시각도 여전히 날카롭다.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를 두고 인맥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황의조의 J리그 퍼포먼스는 훌륭하다. 뽑히는 게 당연한 것," "김학범 감독이 황의조 사용법을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신뢰할 수 있는 선택" 등의 소신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결국 황의조가 아시안게임에서 역대급 활약을 펼치면서 김병지의 해당 발언 영상은 '성지'가 됐다.

축구팬의 적극적인 참여 가능한 '스포테인먼트', 시사하는 바 크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대중들이 스포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도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다.

오늘날 축구팬들은 축구를 즐기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원한다. 그런 점에서 팬들과의 소통이 더욱 자유로운 미디어 속으로 진출한 이천수와 김병지의 도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장에서는 한 발 물러섰을지언정, 팬들에게는 오히려 한 걸음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들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이들의 뒤를 이어 새롭게 등장할 미디어 속 축구스타는 누가 될지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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