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한화와의 2,3위 대결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2위 굳히기에 나섰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이끄는 SK와이번스는 1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8안타를 때리며 2-1로 승리했다. 한화와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린 SK는 플레이오프 직행이 걸린 2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68승1무52패).

한동안 홈런포가 잠잠하며 김재환(두산 베어스)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제이미 로맥은 6회 결승 솔로 홈런(38호)을 터트리며 홈런왕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고 선발 박종훈은 6.2이닝1실점으로 시즌 12번째 승리를 따냈다. SK는 정우람(한화)이나 함덕주(두산)처럼 25개 이상의 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투수는 없지만 여느 팀 못지 않게 든든한 마무리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37세의 나이에 마무리 투수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신재웅이 그 주인공이다.
 
역투하는 SK 신재웅  지난 2015년 7월 26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SK 와이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SK 신재웅이 6회말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SK 신재웅 지난 2015년 7월 26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SK 와이번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SK 신재웅이 6회말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은퇴 위기 넘긴 '마조니 주니어'의 미스테리한 구속 증가

동의대를 졸업한 신재웅은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전체 19순위)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유망주 시절 신재웅의 별명은 '마조니 주니어'였다.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존 스몰츠 같은 전설적인 투수들을 지도했던 레오 마조니 투수 코치가 LG의 인스트럭터로 있던 시절 신재웅의 잠재력을 극찬하면서 붙은 별명이다.

실제로 신재웅은 프로 2년 차 시즌이던 2006년 8월 한화전에서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그 해 최하위로 추락한 LG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2006 시즌이 끝난 후 김재박 감독이 부임한 LG는 FA시장에서 '잠실 라이벌' 두산의 토종 에이스 박명환을 영입했고 신재웅은 박명환에 대한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신재웅은 두산 이적 후 어깨 부상이 악화되면서 1년 만에 방출의 설움을 경험했다.

두산을 떠난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친 신재웅은 무적상태로 사실상 은퇴수순을 밟는 듯했지만 2011년 LG 투수코치였던 차명석 코치의 부름을 받아 테스트를 받고 친정팀 LG에 재입단했다. 신재웅은 복귀시즌이었던 2012년 1군에서 12경기에 등판해 5승2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신재웅은 2013년에도 18경기에서 4승4패3.05를 기록하며 LG의 가을야구 나들이에 힘을 보탰다. 당시만 해도 신재웅은 시속 140km를 넘나드는 속구에 제구를 위주로 승부를 하던 타입의 투수였다. 하지만 2014년 갑작스럽게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거듭났고 8승3패8홀드3.80으로 LG의 불펜 에이스로 활약했다. 신재웅의 갑작스런 구속 증가는 여전히 KBO리그의 미스테리로 꼽히고 있다.

2015년 다소 기복 있는 투구를 하던 신재웅은 그 해 7월 정의윤과 임훈, 진해수 등이 포함된 3:3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이적했다. 신재웅은 SK이적 후 32경기에 등판해 8홀드3.54로 호투했지만 2016년 다시 35경기에서 1패4홀드5.50으로 주춤했다. 그렇게 30대 중반의 노장 투수가 된 신재웅은 작년 시즌을 앞두고 힐만 감독이 부임하면서 선수생활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힐만 감독의 뒷문 걱정 지운 37세 '새내기 마무리'의 등장

신재웅은 힐만 감독 부임 첫 해였던 작년 시즌 32경기에 등판해 1패2세이브4홀드3.19로 불펜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7월2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프로 데뷔 13년 만에 첫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좌완 셋업맨으로 기대를 모았던 박희수가 작년 시즌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고전했던 점을 고려하면 신재웅의 호투는 SK 불펜에 큰 힘이 됐다. 

올해도 신재웅의 역할은 좌완 셋업맨이었다. 힐만 감독은 작년 16홀드7세이브를 기록한 '피콜로' 박정배에게 뒷문을 맡기고 서진용, 윤희상, 박희수, 신재웅 등을 중간계투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마무리로 낙점된 박정배가 5월까지 2패9세이브6.64로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힐만 감독의 구상이 틀어져 버렸다. 반면에 신재웅은 5월까지 2패1세이브5홀드1.29로 중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이에 힐만 감독은 6월부터 마무리 투수를 신재웅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신재웅은 본격적으로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6월부터 2승11세이브1.59를 기록하며 비룡군단의 새 마무리 투수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스타 휴식기 이후에는 1승5세이브0.79로 더욱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신재웅의 올 시즌 호투에는 힐만 감독의 철저한 관리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흔히 마무리 투수는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해 8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4개 이상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신재웅은 올 시즌 12개의 세이브를 따내는 동안 8회에 마운드에 오른 경우는 단 한 번(6월23일 KT 위즈전)밖에 없었다. 고령(?)의 마무리 신재웅은 8회 등판을 최소화하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신재웅은 올 시즌 43.2이닝을 던져 자책점 7점만을 기록하고 있다. 30이닝 이상 소화한 10개 구단 불펜 투수 중 시즌 자책점이 10점이 채 되지 않는 투수는 신재웅이 유일하다. 마무리 투수로서 생애 첫 경험을 하고 있는 신재웅이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도 지금 같은 위력을 발휘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올 시즌 SK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등장한 37세 마무리 투수 덕분에 뒷문 걱정을 지웠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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