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개막전부터 4연승 행진이다. 이는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라는 희망이 피어오르고 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리버풀을 맡은 지 4년차로 접어들었고, 포지션 적재적소에 알짜배기 선수를 보강하는 등 성공적인 오프시즌을 보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깜짝 준우승에 오른 기세를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약점 지운 대대적인 투자, 이적료만 약 2500억 원

리버풀은 언제나 선수 영입 실패로 골머리를 앓았다.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물러난 이후 로이 호지슨, 케니 달글리시, 브랜단 로저스 등을 거치며 이러한 문제를 반복했다. 스쿼드 보강이 원활치 않자 팀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챔피언스리그에 한 번 나가는 게 어려울 정도로 빅4와는 거리가 멀었던 리버풀이다.
 
 EPL 리버풀FC의 위르겐 클롭 감독과 수비수 반 다이크 선수.

EPL 리버풀FC의 위르겐 클롭 감독과 수비수 반 다이크 선수. ⓒ EPA/연합뉴스


하지만 클롭 체제에서는 다르다. 특히 리버풀은 올 여름 무려 2500억 원의 이적료를 투자했다. 나비 케이타, 파비뉴, 제르당 샤키리, 알리송 등을 영입했다.

이 가운데 골키퍼는 리버풀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클롭 감독은 지난 시즌 시몽 미뇰레, 로리스 카리우스를 번갈아가며 출전시켰지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통해 영입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브라질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활약 중인 알리송의 가세로 뒷문 단속을 철저하게 했다.

중원에 무게감을 더해줄 케이타, 파비뉴 그리고 측면에서는 '알프스 메시' 샤키리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2017년 3월 9일 프랑스 리옹에서 진행된 올림피크리옹과 AS 로마의 UEFA 유로파 리그 16라운드 경기에서 AS 로마의 골키퍼 알리송 베커가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리버풀에 영입된 골키퍼 알리송 베커. 사진은 AS 로마 시절 당시 모습. ⓒ EPA/연합뉴스


달라진 수비력, 올 시즌 최소 실점

리버풀은 지난 리그 4경기에서 9골을 넣고 겨우 1실점을 허용하는 데 그쳤다. 리버풀의 공격력은 이미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로 구성된 삼격편대는 모든 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경기당 평균 2골 이상의 득점력은 놀랄 일이 아니다.

오히려 주목해야할 점은 수비력 향상이다. 4경기 1실점은 비약적인 발전이다. 클롭 감독의 리버풀 첫 시즌에는 리그 38경기에서 무려 50골을 내줬다. 이후 42실점, 38실점으로 서서히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렇다고 지난 시즌의 38실점은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기록이다. 리버풀보다 순위가 높은 맨체스터 시티(27실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8실점), 토트넘(36실점)은 안정감 있는 수비력에 힘입어 상위권에 위치할 수 있었다.

그래서 리버풀은 후방을 견고히 하기 위해 소홀히 하지 않았다. 지난 겨울 수혈해 온 센터백 버질 반 다이크의 가세가 큰 힘이다. 수비의 든든한 버팀목이 생기자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증가했다. 반 다이크의 파트너 조 고메스의 성장세도 리버풀 팬들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또, 좌우 풀백 역시 든든하다. 앤드류 로버트슨, 알렉산더 아놀드는 네임밸류에서는 떨어질지 모르나 실력과 잠재성 측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손발을 맞춰온 포백 라인이 안정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게 고무적이다. 후방은 알리송 베케르가 버티고 있다. 4라운드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한 골을 헌납한 것이 '옥에 티'인데 무리한 플레이만 자제한다면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

포백을 보호해 줄 3선의 중심은 영입생 케이타다. 공수를 모두 겸비했고, 프리미어리그 적응이 무색할 만큼 빠르게 리버풀 전술에 녹아들었다.

리버풀, 살인 일정 첫 고비 토트넘 넘어설까

물론 아직까지는 시즌 초반이다. 또, 리버풀을 크게 위협할 만한 중상위권 팀들과의 대전이 없었다. 다가오는 주말 있을 토트넘전을 시작으로 파리 생제르맹, 사우스햄턴, 첼시, 나폴리, 맨체스터 시티와 상대하게 된다. 

9월 A매치 브레이크 이후 펼쳐지는 이번 5라운드 토트넘전은 리버풀의 현 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다. 리버풀은 1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토트넘과의 201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은 세계 정상급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을 비롯해 2선의 루카스 모우라,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 등 걸출한 공격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역전 결승골' 기뻐하는 손흥민 21일(현지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에서 골을 터뜨린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오른쪽)이 팀 동료인 해리 케인(왼쪽)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1-1로 맞선 후반 31분 역전 결승 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2호 골이자 시즌 4호 골이다.

토트넘 홋스퍼의 해리 케인(왼쪽)과 손흥민(오른쪽) ⓒ EPA/연합뉴스


지난 시즌 웸블리에서 열린 맞대결에서는 토트넘이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리버풀에 4-1 대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당시 손흥민의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역습과 케인의 순도 높은 골 결정력으로 리버풀 수비를 농락했다.

이 경기서 리버풀의 수비는 오합지졸에 가까울 만큼 형편없었다. 그러나 당시와 비교해 현재의 리버풀 수비진은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최소 실점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려면 토트넘전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리버풀, 향후 1개월 경기 일정

vs. 토트넘 (9월 13일/ 리그 5라운드)
vs. PSG (9월 19일/ 챔피언스리그 1차전)
vs. 사우스햄턴 (9월 22일/ 리그 6라운드)
vs. 첼시 (9월 27일/ EFL컵 3라운드)
vs. 첼시 (9월 30일/ 리그 7라운드)
vs. 나폴리 (10월 4일/ 챔피언스리그 2차전)
vs. 맨체스터 시티 (10월 8일/ 리그 8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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