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정규 시즌이 2주 반 남은 상황에서 주요 개인 상 수상 후보들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그들 중 정규 시즌 각 리그 최고의 투수들에게 주어지는 사이 영 상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이 영 상은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승 투수인 사이 영(1867 ~ 1955, 통산 511승)을 기리는 차원에서 1956년부터 그의 이름을 따 각 리그 최고의 투수들에게 수여하고 있다. 매년 정규 시즌이 끝나면 기자단이 투표하고 포스트 시즌이 끝난 뒤 발표하는데, 팀당 2명씩 배정된 기자들이 투표하여 리그별 30명의 기자들이 투표한다.

각 기자는 최대 5명의 투수에게 투표할 수 있는데, 2010년부터 1위표 7점, 2위표 4점, 3위표 3점, 4위표 2점 그리고 5위표 1점을 부여하는 방식이 유지되고 있다. 원래 처음에는 1명만 투표가 가능했다가 1969년 아메리칸리그에서 공동수상이 나오면서 1970년부터 3명까지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변경했고, 2010년부터 5명까지 투표할 수 있게 됐다.

커쇼가 이루지 못한 3년 연속 사이 영 상 수상
 
사이 영 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인물은 로저 클레멘스(7회)와 랜디 존슨(5회) 그리고 그레그 매덕스(4회) 순이다. 이들 중 4년 연속 수상 이력은 매덕스(1992~1995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존슨(1999~2002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만이 갖고 있다.

이들을 제외하면 3년 연속 수상한 선수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2년 연속 수상 이력의 경우 샌디 쿠팩스(1965~1966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짐 파머(1975~1976 볼티모어 오리올스), 로저 클레멘스(1986~1987 보스턴 레드삭스, 1997~1998 토론토 블루제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1999~2000 레드삭스), 팀 린스컴(2008~2009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클레이튼 커쇼(2013~2014 다저스) 그리고 맥스 슈어저(2016~2017 워싱턴 내셔널스)뿐이다.

사이 영 상을 2회 이상 수상한 투수들 중 현역 선수는 린스컴(2018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방출됨)과 커쇼, 슈어저, 코리 클루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만이 남아있다. 현역 3회 이상 수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커쇼(3회)와 슈어저(3회)뿐이다.
 
 다저스의 선발투수 클레이턴 커쇼

다저스의 선발투수 클레이턴 커쇼ⓒ EPA/연합뉴스


그런데 커쇼는 3회 연속 수상에는 실패했다. 2011년 내셔널리그 트리플 크라운으로 첫 사이 영 상을 수상했던 커쇼는 2012년에는 너클볼 투수 R.A. 디키(잠정 은퇴)의 드라마에 밀리며 평균 자책점 1위임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다.

이후 더욱 진화한 커쇼는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1점 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특히 2014년에는 부상으로 인해 200이닝을 넘기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20승에 성공하여 사이 영 상을 1위표 만장일치로 수상했으며 리그 MVP까지 독식했다.

2015년 커쇼는 한동안 끊겼던 단일 시즌 300탈삼진 기록을 다시 세웠다. 하지만 2점 대 초반의 평균 자책점으로 전년에 비해 평균 자책점이 다소 올랐고, 리그 평균 자책점 1위를 기록했던 팀 동료 잭 그레인키(현 디백스)와 득표가 나뉘고 말았다.

이 때문에 2015년 사이 영 상은 역시 1점 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던 제이크 아리에타(당시 시카고 컵스, 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빼앗겼다. 이후 커쇼는 매년 부상자 명단에 들락날락하는 바람에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연속 수상 기록 이어지고 있는 슈어저, 3년 연속 가능?

그러는 동안 내셔널리그 사이 영 상은 2016년과 2017년 슈어저가 독식하고 있다. 2013년 21승 3패의 압도적인 승률(0.875)로 아메리칸리그에서 한 차례 사이 영 상을 수상했던 슈어저는 현역 투수들 중 유일하게 양대 리그 동시 수상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워싱턴 내셔널스 투수 맥스 슈어저

워싱턴 내셔널스 투수 맥스 슈어저ⓒ AP/연합뉴스


커쇼와 슈어저는 각각 한 차례씩의 노 히터 게임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탈삼진에 일가견이 있는 투수들이었으나 클레멘스(2회)와 케리 우드(1회) 그리고 랜디 존슨(9이닝 비완투 1회)이 한 차례씩 갖고 있던 한 경기 20탈삼진 기록은 슈어저만 갖고 있다. 대신 단일 시즌 300탈삼진은 아직 커쇼만 달성했다.

올 시즌도 커쇼는 부상으로 인하여 9월 13일(이하 한국 시각)까지 22경기 선발 등판에 그치고 있다. 22경기에서 137.1이닝 7승 5패 평균 자책점 2.42로 올 시즌 팀 홈런 1위인 다저스의 선발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승운이 좋지 않은 편이다.

반면 올 시즌 30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슈어저는 벌써 202.2이닝을 던졌고 17승 6패 평균 자책점 2.31에 271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남은 선발 등판 일정에서 아직 가능성이 남아있는 20승에 성공한다면 사이 영 상 3년 연속 수상을 굳힐 수도 있다.

슈어저를 제외하고 내셔널리그에서 경쟁자들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 메츠의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은 올 시즌 29경기 선발 등판에서 195이닝 평균 자책점 1.71을 기록하며 리그 평균 자책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메츠의 팀 성적 자체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로 처졌으며 득점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바람에 8승 9패에 그치고 있다. 물론 승률이 좋지 않아도 사이 영 상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2010년에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가 13승 12패에 그치고도 사이 영 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에르난데스는 34경기 249.2이닝을 던지며 무려 30경기의 퀄리티 스타트를 해낸 적이 있다. 올 시즌 디그롬은 29경기에서 25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해내고 있지만, 완투가 1경기에 불과한 것이 임팩트가 떨어진다.

또 다른 경쟁자인 애런 놀라(필라델피아 필리스)는 13일 경기에서 내셔널스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 맞대결을 벌였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5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 패전(74구)을 당하면서 시즌 평균 자책점이 2.29에서 2.42까지 상승했다.

필리스는 최근 5연패를 당하면서 브레이브스와의 승차도 7경기 반까지 벌어져서 사실상 포스트 시즌 진출이 어려워졌다. 더불어 놀라도 이 날의 패전으로 인하여 사이 영 상 수상과 거리가 점점 멀어지게 됐다. 승리투수가 된 스트라스버그는 7이닝 5피안타 1사구 9탈삼진 1실점의 위력적인 피칭(101구)으로 팀 동료 슈어저의 사이 영 상 수상을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확실한 유력 후보 없는 아메리칸리그 사이 영 상 경쟁

아메리칸리그 쪽은 경쟁자들이 아직 많다. 평균 자책점은 크리스 세일(보스턴 레드삭스)이 1.96으로 현재까지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가장 좋다. 하지만 전반기까지 20경기 10승 4패 2.23으로 순항했던 세일은 후반기에 부상 여파로 4경기 선발 등판(2승 무패 평균 자책점 0)에 그치며 규정 이닝(시즌 종료일 기준 162이닝)을 넘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사이 영 상 수상자들을 배출한 인디언스와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팀에서 뛰어난 투수들이 많은 탓에 1위표가 나뉠 가능성이 크다. 인디언스에서는 트레버 바우어(25선발 166이닝 12승 2패 2.22)와 이미 2회 수상 경력이 있는 클루버(30선발 2완투 195이닝 18승 7패 2.91)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데, 임팩트 면에서 강한 클루버가 수상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 보인다.

애스트로스에서는 MVP 수상 경력까지 있는 벌랜더(31선발 195이닝 15승 9패 2.72 258탈삼진)와 게릿 콜(30선발 187.1이닝 14승 5패 2.88 260탈삼진)이 후보군에 올라와 있다. 2015년에 사이 영 상을 수상했던 댈러스 카이클은 30선발 185.2이닝 11승 10패 3.59로 올 시즌은 수상과는 거리가 멀다(올 겨울 FA).

다승과 평균 자책점, 탈삼진 3가지 요소만 조합했을 때는 블레이크 스넬(탬파베이 레이스)이 임팩트가 있다. 스넬은 28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19승 5패 2.03에 195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스넬은 완투가 한 번도 없고 164이닝에 그쳤다는 점에서 임팩트는 다소 떨어진다(퀄리티 스타트 18회).

이들 중에서 표본이 다소 밀리는 후보로는 세일이 있다. 부상 이전까지만 해도 강력한 수상 후보였으나 부상 공백으로 인해 수상 후보에서 사실상 밀려난 분위기다. 바우어가 비율 성적이 좋고 스넬은 비율 성적과 다승에서 앞서지만 두 선수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이닝이 부족하다.

각종 표본의 균형있는 성적을 기록한 선수는 클루버와 벌랜더 그리고 콜 3명으로 좁혀진다. 이들 3명으로 후보를 좁힐 경우 수상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선수는 다승에서 앞서있는 클루버다. 클루버는 이미 2014년과 2017년 두 차례 사이 영 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데, 올해 수상에 성공할 경우 커쇼와 슈어저에 이어 현역 3번째로 통산 3회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다.

각종 개인상 투표는 정규 시즌이 끝나고 실시되기 때문에 포스트 시즌 성적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리고 수상을 위한 표본 성적 향상의 기회는 앞으로 2주 반이 남았다. 올 겨울 투수로서 최고의 영예인 사이 영 상 트로피를 가져가는 투수는 과연 어떤 선수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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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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