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연 이틀 홈런쇼를 펼치며 부산 2연전에서 가볍게 연승을 따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5방을 포함해 장단 14안타를 터트리며 13-9로 승리했다. 11일에도 홈런 4개를 때려내며 17-4로 대승을 거둔 두산은 이틀 연속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는 화력쇼를 펼치며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를 '13'으로 줄였다(79승42패).

두산은 돌아온 '잠실아이돌' 정수빈이 역전 3점홈런을 포함해 3안타(2홈런)5타점2득점을 기록했고 김재환도 멀티 홈런을 기록하며 베어스 토종 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40홈런 고지를 밟았다. 정수빈과 김재환의 대활약에 다소 가려지긴 했지만 이날 두산에는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한 선수가 또 있었다. 김재환에 이어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한 두산의 주전 1루수 좌타거포 오재일이 그 주인공이다.
 
혼신의 힘을 다해 득점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2사 1루 두산 오재원 2루타 때 1루 주자 오재일이 득점하고 있다.

▲ 혼신의 힘을 다해 득점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2사 1루 두산 오재원 2루타 때 1루 주자 오재일이 득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 입단 12년 만에 잠재력 폭발한 '대기만성 거포 1루수'

경기도 구리 출신의 오재일은 구리에서 중학교까지 다니다가 분당에 위치한 야탑고로 진학했다. 3학년 시절이던 2004년에는 야탑고의 황금사자기 준우승 멤버로 활약하며 주목 받았는데 당시 야탑고의 에이스가 올해 KIA 타이거즈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윤석민이다. 오재일은 고교 시절의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전체 24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됐다.

입단 초기 주로 2군에 머물던 오재일은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후 히어로즈에 복귀해 현대 유니콘스의 황금기 주역이었던 이숭용의 후계자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87cm 95kg의 좋은 신체조건에서 나오는 뛰어난 장타력에 비해 세기가 부족했던 오재일은 전역 후 3년 동안 128경기에서 2홈런24타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오재일은 2012년 7월 이성열(한화 이글스)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팀을 옮겼다.

두산 이적 첫 해 8개의 홈런을 치며 거포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오재일은 2013년 55경기에 출전해 타율 .299 3홈런28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였던 '끝판왕'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으로부터 결승 홈런을 때려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오재일은 주전 도약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2014년 타율 .242 3홈런18타점으로 주춤했다.

2015년 홍성흔의 부상을 틈타 다시 기회를 잡은 오재일은 66경기에서 타율 .289 14홈런36타점을 기록하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시즌 52안타 중 절반에 해당하는 26개가 장타였을 정도로 탁월한 장타 생산 능력을 과시했다. 오재일은 2015년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로 데뷔 11년 만에 우승 반지를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오재일은 2016 시즌에도 외국인 선수 닉 에반스의 초반 부진을 틈 타 주전 1루수 자리를 차지한 후 105경기에서 타율 .316 27홈런92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16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규정 타석을 채운 오재일은 시즌 3할 타율을 돌파했고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27홈런을 때려내는 놀라운 장타 본능을 과시했다.

베어스 역사에도 단 4명밖에 이루지 못한 3년 연속 20홈런

2016 시즌을 통해 두산의 간판타자로 성장한 오재일은 작년 시즌에도 128경기에서 타율 .306 26홈런89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특히 NC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4경기에서 15타수9안타(타율 .600) 5홈런12타점이라는 만화 같은 성적을 올리며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됐다. 오재일은 두산이 KIA 타이거즈에게 1승4패로 패한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316(19타수6안타)1홈런3타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2년 연속 3할20홈런80타점 시즌을 만들며 김재환과 함께 두산의 좌타 거포로 자리매김한 오재일은 올 시즌 작년보다 1억2000만 원이 오른 3억 원에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오재일은 풀타임 주전 3년 차가 된 올 시즌 전반기 타율 .218 10홈런39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뛰어난 장타력은 여전했지만 타율이 워낙 낮으니 효율이 매우 떨어졌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오재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두산이 5월 중순부터 선두를 유지하면서 오재일의 부활을 기다려줄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재일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13경기에서 4홈런을 치며 부활의 시동을 걸었고 8월과 9월에도 각각 3개의 홈런을 추가하며 시즌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12일에는 옛 동료 노경은의 떨어지는 변화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0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8시즌 연속 20홈런을 기록했던 이승엽이나 5시즌 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리고 있는 박병호(넥센 히어로즈)에 비하면 오재일의 3년 연속 20홈런은 썩 대단해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전신 OB 시절을 포함해 베어스 역사에서 3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타자는 '두목곰' 김동주(1998~2000년)와 '흑곰' 타이론 우즈(98~02년), 김재환(16~18년), 그리고 오재일까지 총 4명뿐이다.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 소속이라는 점에서 오재일의 기록은 더욱 값지다.

후반기 타율 .352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오재일의 시즌 타율은 .262로 두산의 팀 타율(.308)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특히 득점권 타율 .196는 선두 두산의 주전 1루수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하지만 오재일은 언제 어느 상황에서 홈런이 터질지 예측할 수 없는 타자다. 3할 타자가 7명이나 포진된 두산 타선에서 오재일 같은 거포의 존재는 상대 투수를 더욱 피곤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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