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기회를 얻고 있는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의 타격감이 시즌이 끝나가면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최지만이 9월 11일(이하 한국 시각)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하여 마지막 타석에서 경기를 끝내는 워크오프 홈런을 날렸다.
 
'흥이 주체가 안되네' 최지만(27·템파베이 레이스)이 1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 9회 말에 투런 홈런을 치고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이날 최지만은 4-5로 뒤진 9회말 2사 1루에서 상대 좌완 마무리 브래드 핸드의 시속 151㎞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탬파베이는 3번 지명타자 최지만의 개인 첫 끝내기 홈런 덕에 6-5로 역전승을 거두며 구단 최다 홈경기 연승(12연승) 신기록도 세웠다.

▲ '흥이 주체가 안되네' 최지만(27·템파베이 레이스)이 1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 9회 말에 투런 홈런을 치고 환호하며 기뻐하고 있다. 이날 최지만은 4-5로 뒤진 9회말 2사 1루에서 상대 좌완 마무리 브래드 핸드의 시속 151㎞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탬파베이는 3번 지명타자 최지만의 개인 첫 끝내기 홈런 덕에 6-5로 역전승을 거두며 구단 최다 홈경기 연승(12연승) 신기록도 세웠다. ⓒ AP/연합뉴스


최지만은 이 날 경기에서 이전까지 4번의 타석에서 안타가 없었다. 밀어내기 몸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타점을 올리기는 했다. 그러나 9회말 최지만이 타석에 들어오기 전까지 레이스는 인디언스에게 4-5로 뒤지고 있었고, 마운드에는 인디언스의 마무리투수 브래드 핸드가 있었다.

9회말 2아웃에서 토미 팸이 안타로 출루하면서 동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최지만이 들어섰다. 그리고 최지만은 핸드의 빠른 공을 걷어올리며 이날의 경기를 끝내는 워크오프 홈런을 날렸다.

왼손 투수 상대 0.050이었던 최지만, 처음으로 홈런

사실 최지만은 2016년 룰5 드래프트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면서 이날 전까지 왼손 투수를 상대로 20타수 1안타 타율 0.050에 불과했다. 왼손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친 적도 없었다.

우투좌타 포수 출신이었던 최지만이 한때 오른쪽 타석에 서면서 스위치 타자를 준비했던 이유 중 하나가 부상으로 포수를 포기한 뒤 타자로서 기회를 좀 더 많이 얻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룰5 드래프트로 LA 에인절스에 갔을 때 마이크 소시아 감독의 조언으로 스위치 타자는 포기했다.

이로 인하여 최지만은 왼손 투수를 상대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최근에는 선수들의 체력 안배 및 효율적인 로스터 운영 차원에서 한 포지션에 상대 투수(오른손/왼손)에 따라 왼손 타자나 오른손 타자를 출전시키는 플래툰 시스템을 많이 활용하다보니 풀 타임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다.

최지만은 2016년 에인절스 시절과 2017년 뉴욕 양키스 그리고 2018년 전반기 밀워키 브루어스 시절에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로스터를 오가면서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 원래 룰5 드래프트로 지명한 선수의 보유권을 유지하려면 그 시즌에는 마이너리그 옵션을 쓸 수 없는데, 양도 지명(Design for Assignment)했을 때 데려가는 팀이 없으면 마이너리그로 계약을 이관할 수 있었던 점 때문에 에인절스에서도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쳤다.

하지만 최지만은 세 번의 시즌에서 마이너리그 옵션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메이저리그에서 기회를 잃게 되면 양도 지명을 거쳐야 한다. 이는 마이너리그 옵션이 모두 소진되면 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할 경우 새로운 팀을 구하는 것부터가 힘들어진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지만이 앞으로 경쟁력을 향상시키려면 최대한 왼손 투수를 상대로 좋은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물론 C.J. 크론, 제이크 바우어스 등과 플래툰으로 출전하는 상황에서 최지만이 왼손 투수를 상대하는 방법에서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하는 경기에서 구원투수를 상대하는 수밖에 없다.

그랬던 최지만이 왼손 투수를 상대로 처음으로 홈런을 날렸다. 최지만의 이번 끝내기 홈런이 의미가 큰 이유가 바로 왼손 투수에게 기록한 첫 홈런이다. 물론 지금 당장 왼손 투수가 선발로 등판하는 날 선발로 출전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베테랑보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레이스에서 잘 융화되고 있는 최지만이 지금의 기회를 꾸준히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최희섭의 끝내기 홈런, 왼손 투수 상대로 기록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 최초의 홈런은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선수였던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인 2000년 2개의 홈런과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인 2009년 1개의 홈런을 포함하여 통산 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리고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 최초의 끝내기 홈런은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였던 최희섭(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기록했다. 최희섭은 다저스 시절이던 2005년 6월 12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인터리그 홈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기록했다.

당시 최희섭은 전날 경기에서도 2홈런 3타점을 기록한 상황이었고, 이날 경기에서 안타가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당시 다저스 감독이었던 짐 트레이시 감독은 9회말 트윈스가 왼손 투수 테리 멀홀랜드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플래툰 파트너였던 올멘도 사엔즈로 교체하지 않고 있었다.

여기서 최희섭은 왼손 투수임에도 과감하게 초구를 잡아 당겨 우측 담장 폴대를 맞히는 대형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 여세를 몰아 최희섭은 다음 날 데니스 홀튼(2014 KIA 타이거즈 선수)이 다저스 선발로 등판했던 경기에도 선발 출전하여 3홈런을 기록한 것을 포함하여 4경기 연속 홈런을 날렸다.

이 해에 최희섭은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렸던 2005 올스타 게임 홈런 더비에서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당시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개최 홍보 차원에서 국가 대항전으로 치러짐에 따라 최희섭이 출전 기회를 얻었다.

전반기에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최희섭은 플래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후반기에는 다저스 포수였던 제이슨 필립스가 도루 저지에서 극악의 모습을 보이며 포수에서 밀려나는 바람에 그 불똥이 최희섭에게 튀고 말았다.

결국 최희섭은 시즌 막판에 대타 멤버로 밀려나기까지 했다. 연봉 조정 자격을 갖춰 재계약하긴 했지만 플래툰 파트너 사엔즈도 재계약했고, 부상으로 유격수 커리어를 포기했던 노마 가르시아파라까지 1루수로 영입되면서 최희섭은 경쟁에서 밀렸다.

이 때문에 최희섭은 2006년 제 1회 WBC 출전 직후 다저스를 떠나야 했다. 이후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트리플A인 포터킷 레드삭스와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트리플A 더램 불스를 거친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쳤다.

최희섭은 레이스에서 조우했던 광주 제일고등학교 선배 서재응(현 KIA 타이거즈 투수코치)과 함께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서재응은 해외파 2년 유예 적용 대상이 아니었고, 최희섭은 2006년 WBC에서의 활약을 통해 2007년 해외파 특별 지명을 받았다.

모두 의미 있는 추신수의 끝내기 홈런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끝내기 홈런은 3차례 있었다. 첫 번째 끝내기 홈런은 2011년 8월 24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더블헤더 첫 경기에서의 스리런 홈런이었다. 추신수는 이 홈런과 함께 더블헤더 두 번째 경기에서도 홈런을 날렸다.

추신수는 전날 막내딸인 추소희양이 태어나면서 아내 하원미씨의 3번째 출산을 지켜보기 위해 결장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낮에 바로 출전해서 기록한 첫 끝내기 홈런은 추신수가 딸의 탄생을 지켜본 바로 다음 날 경기로 갓 태어난 딸에게 선물로 준 귀중한 홈런이었다.

2013년 5월 8일에는 2개의 홈런을 기록했는데, 그 중 하나가 끝내기 홈런이었다. 이 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선발투수였던 크리스 메들렌에게 홈런을 날린 데 이어 9회말에는 최고의 마무리투수였던 크레이그 킴브렐을 상대로 통산 2번째 끝내기 홈런을 날렸다.

3번째 끝내기 홈런은 올 시즌에 나왔다. 5월 2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서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178홈런을 넘긴 추신수는 이 기록을 통해 마쓰이 히데키를 넘어 아시아 출신 최다 홈런 기록 보유 선수가 됐다(9월 11일 경기까지 189홈런).

추신수가 3개, 최희섭과 최지만이 1개씩 날린 것 이외 아직 다른 한국인 선수가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적은 없다. 강정호는 그랜드 슬램 이력은 있지만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끝내기 홈런을 날린 적은 없으며, 황재균은 메이저리그에서 단 1개의 홈런만 날리고 KBO리그로 돌아갈 정도로 기회를 많이 부여받지 못했다.

끝내기 안타나 홈런이 터지면 승리한 팀은 끝내기 타점을 기록한 선수를 기다리다가 결승타를 친 선수가 베이스를 밟는 순간부터 세레모니를 펼친다. 끝내기 타점을 날린 선수는 그 날 경기에서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순간을 만끽하게 된다.

최희섭과 추신수 그리고 최지만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끝내기 홈런을 날릴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 손목 수술을 받은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올 시즌 복귀가 현실적으로 힘든 데다 음주운전 이력 이후 실전 감각이 부족하여 향후 진로도 불투명하다.

일부 유망주들이 마이너리그에 있지만 메이저리그 콜업은 아직 멀기만 하다. 하지만 이들도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어 주전으로 자리잡게 되면 앞선 3명의 타자들처럼 끝내기 홈런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한국인 선수들 중 다음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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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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