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1446>의 배우들이 "아자!"하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뮤지컬 <1446>의 배우들이 "아자!"하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채효원

 
"아바마마!"

태종 이방원 역을 맡은 고영빈 배우의 외침과 함께 뮤지컬 <1446>의 제작발표회 장면 시연의 막이 올랐다. 현장의 양쪽 벽면에는 한복 차림을 한 배우들의 포스터가 가득히 걸려있어 고전적인 분위기를 냈다. 무대의 조명의 어두운 편이었는데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풀어내는 듯 무겁고 진지했다. 왕이 될 수 없었던 충령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한글 창제 당시 겪었던 고뇌와 아픔 등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담겨있다.
 
세종의 일대기가 담긴 뮤지컬 <1446>
 
애민정신의 상징 '세종' 역에는 정상윤 박유덕, 세종의 아버지이자 피의 왕으로 불리는 '태종' 역에는 남경주, 고연빈, 역사상 내명부를 가장 잘 다스렸다고 알려진 세종의 아내 '소헌왕후' 역에는 박소연, 김보경, 실제 역사 속에는 없는 인물인 세종의 라이벌이자 선과 악을 왔다갔다하는 인물 '전해운' 역에는 김경수, 박한근, 이준혁, 세종의 호위무사 '운검' 역에는 김주왕, 세종의 형 '양녕대군'과 조선 최초의 과학자 '장영실'은 왕민수, 박정원, 최성옥이 1인 2역으로 연기한다.
 
뮤지컬 <1446>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불리는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담은 작품이다. 본인의 눈은 멀지언정 백성들의 눈은 밝혀준 따뜻한 임금. 한글 창제, 과학 기술 발전, 천문학 연구 등 세종의 업적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뮤지컬 <1446>은 세종의 업적이 아닌 인간적인 생애를 다룬다.
 
작품을 채운 노래들
 
 태종 역의 남경주 배우가 뮤지컬 <1446>의 노래 중 '가노라'를 부르고 있다.

태종 역의 남경주 배우가 뮤지컬 <1446>의 노래 중 '가노라'를 부르고 있다.ⓒ 채효원

 
"아바마마! 네, 제가 그랬습니다. 아바마마의 뜻을 거슬러 고려 충신 정몽주를 죽였습니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시연 첫 번째 곡이자 뮤지컬 <1446>의 오프닝 넘버인 '왕의 길'은 이방원이 이성계에게 외치는 대사로 시작한다. 조선 역사상 가장 많은 피를 낸 왕으로 유명한 태종 이방원은 조선 건국 후 나라의 기틀을 닦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의 단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에 어린 세종과 양녕은 떨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한다. '왕의 길'은 당시 궁의 분위기, 인물 관계를 잘 알 수 있는 곡이다.
 
 세종 역의 박유덕 배우가 뮤지컬 <1446>의 노래 중 '왕의 무게'를 부르고 있다.

세종 역의 박유덕 배우가 뮤지컬 <1446>의 노래 중 '왕의 무게'를 부르고 있다.ⓒ 채효원

 
이어서 양녕을 내치고 세종이 왕의 자리에 앉게 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조선을 위해'와 '왕의 무게', 세종이 가장 사랑했던 여인 소헌왕후의 애절한 마음을 담은 '애이불비', 태종이 마지막 가는 길에서 세종에게 성군이 되라는 말을 남기는 '가노라', 장영실을 처음 만난 세종이 기쁨을 말하는 노래 '그저 좋지 아니한가', 선과 악을 오가는 가상의 인물 전해운이 조선을 흔드려는 '독기', 세종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그대 길 따르리'가 차례로 공연됐다.
 
"세종을 연기하는 건 집안의 경사입니다"
 
 뮤지컬 <1446>의 제작진과 배우들이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뮤지컬 <1446>의 제작진과 배우들이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채효원

 
장면 시연 후에는 연출진과 배우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뮤지컬 <1446>은 지난해 10월 여주시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마쳤으며 지난 2월 영국 웨스트엔드 크리에이터와 배우들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거치기도 했다.
 
제작진들은 인터뷰 내내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으며 작품에 대해 확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김은영 연출은 "뮤지컬 <1446>에 국악과 오케스트라가 합쳐진 음악들이 주로 나오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멜로디지만 워크숍을 갔던 영국에서 '새롭다'는 평을 가장 많이 들었다"며 "우리의 음악과 이야기로 만든 <1446>이 해외에서도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승원 프로듀서는 "본 공연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지가 중요하다"며 "2년간 준비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진 만큼 하루 빨리 본 공연을 보고 싶을 정도로 많이 준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종 역을 맡은 박유덕 배우는 "과연 그 분(세종)을 연기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연기한다"며 "애민정신이 많이 생겼다"고 웃음 지으며 말했다.
 
박유덕과 함께 세종에 캐스팅 된 정상윤은 "인생을 살면서 세종대왕을 연기하고 노래하는 건 집안의 경사"라며 "세종은 위대한 성군이고 업적이 많다"며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평범한 모습이 함께 비춰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태종 역의 남경주는 "태종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많은 사람을 죽였나 하는 생각을 한다"며 "아직도 첫 대사 '아바마마'를 어떤 느낌으로 내야하는 지가 숙제이기 때문에 열심히 역사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역의 고영빈은 "태종의 역사를 보는 분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446>의 인물이 공개되고 가장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건 '전해운' 일 것이다. 가상 인물인 만큼 호기심이 컸다. 전해운 역을 맡은 박한근 배우는 "가상의 인물인데 단순히 악랄하지는 않다"며 "때로는 충신, 때로는 복수의 칼을 품는 인물"이라고 말하며 덧붙여 "선과 악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사실 세종은 결혼을 많이 한 왕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1446>에는 소헌황후가 중심적으로 나온다. 이에 소헌황후 역을 맡은 박소연 배우는 "세종의 지극한 사랑을 받은 인물이기 때문"이라며 "조선의 역사상 내명부를 가장 잘 다스린 왕후"라고 말했다. 이에 같은 역을 맡은 김보경 배우는 "대본을 보면 소헌황후가 세종에게 힘을 많이 실어준다"며 "그런 면에서 필요한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스물여덟 살에 왕이 된 세종의 이야기의 다룬 뮤지컬<1446>은 10월 5일부터 12월 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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