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의 투수 류현진

LA다저스의 투수 류현진 ⓒ AP/연합뉴스


LA 다저스 류현진이 시즌 5승에 재도전한다. 류현진은 9월 12일 오전 7시 40분(한국시간) 열릴 예정인 신시내티와의 경기에 선발등판이 예고됐다.

현재 다저스의 상황은 여유롭지 못하다. 주말 콜로라도 3연전을 2승 1패로 끝냈지만 선두 자리를 재탈환하는 데는 끝내 실패했다. 아직 콜로라도에 반 게임차로 지구 2위에 올라있는 상황이고 잔여경기는 이제 20경기가 채 남지 않았다. 지난주 주중 시리즈로 열렸던 뉴욕 메츠 3연전에서의 부진으로 선두 수성에 실패한 것이 아쉬운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건 주중 시리즈에서 콜로라도와 애리조나가 맞붙고, 다저스는 투수진이 열세인 신시내티를 상대한다는 점이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이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른다. 최근 3경기 연속 4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비록 구위를 끝까지 유지하는 데 실패했고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면서도 이닝 소화 등 선발 역할을 비교적 잘 수행해준 류현진이었다. 이제는 팀의 선두 탈환을 이끌어야 할 역할을 부여받았다. 12일 류현진 등판경기의 관전포인트를 확인해 보자.

#1. 부상 복귀 후 첫 원정지+홈런친화구장 극복해야 할 류현진

우선 류현진은 생소한 환경에서 던져야 한다. 부상에서 복귀하고 난 후 거의 한 달 동안 원정에서 등판기록이 없던 류현진인데 복귀 후 처음 원정경기에서 마운드에 오른다. 부상 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원정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경기를 소화했지만, 5월 3일 체이스필드 등판 후 4개월 지난 뒤에야 원정 등판을 하게 된 상황이다.
 류현진의 신시내티 상대 원정경기 성적

류현진의 신시내티 상대 원정경기 성적 ⓒ 케이비리포트


더구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이하 GABP)라는 홈런 친화구장에서 공을 던지게 됐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특성이 두드러지는 구장이다. 류현진은 한 달 동안 홈런 파크팩터 15위였던 다저스타디움에서 꾸준히 던지다가 이번엔 공동 4위 구장에서 던져야 한다. 홈 4연속 등판에서는 피홈런 3개로 비교적 장타를 잘 억제해왔지만, 이번 등판에선 피홈런에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GABP에서의 등판 성적은 2경기 11이닝 1승 1패 4.91로 썩 좋지 않았다. 어깨 수술 이전인 2014년도에도 6이닝 4실점을 한 적이 있었고, 수술 이후 작년에 다시 방문해서는 5이닝 2실점 7탈삼진을 기록했던 적이 있었다. 특히 작년 6월 11일 펼쳐진 신시내티 전(홈경기)은 피홈런을 3개나 내줬지만 직후 이어진 GABP에서의 리매치 때는 피홈런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은 점을 잘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 중부 지구 최약체? 신시내티 타선은 '다이너마이트'

올시즌 신시내티의 부진한 성적 책임은 타선 탓이 아니다. 신시내티 타선은 팬그래프 공격가치 NL 5위(33.6), wRC+ NL 4위(105)인 타선으로, 리그 상위권이다. 4년 전부터 시작된 주전 선수 이탈 이후 대체자들이 다시 빠르게 자리를 잡은 케이스로, 선수층은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타선 리빌딩은 끝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류현진이 주의해야할 신시내티의 주요 타자

류현진이 주의해야할 신시내티의 주요 타자 ⓒ 케이비리포트


대표적인 선수가 3루수 에우제니오 수아레즈다. 토드 프레이저가 떠난 후 3루의 새로운 주인이 된 그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성적이 상승일로에 있고, 올해는 생애 첫 0.9대 OPS와 타점왕을 노리고 있다. 컵스의 하비에르 바에즈와 함께 내셔널리그 세자릿수 타점을 달성한 유이한 선수이기도 하다. 득점권에서 그를 상대해야 하는 것이 류현진으로선 매우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수아레즈가 타점왕에 도전하고 있다면, 2루수 스쿠터 지넷은 타격왕에 도전한다. 옐리치에게 1리 차이로 뒤진 2위(.315)에 올라 역전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선수로, 컨택 능력은 유망주 시절부터 인정받고 있는 선수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장타 생산에도 눈을 뜨면서, 작년 27홈런에 이어 올해도 22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4번타자 중책을 잘 수행하고 있다. 밀워키 시절 좌투수에게 꼼짝 못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신시내티 이적 전후로는 장타를 앞세워 마침내 평가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3할에 가까운 좌완 상대 타율과 5개 홈런으로 좌투수 상대로도 문제없음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영원한 신시내티의 '리더' 조이 보토 역시 올시즌 파워 부재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특유의 번뜩이는 눈만큼은 그대로다. 여기에 직전 샌디에고 시리즈에서는 2경기 연속으로 홈런을 터트리면서 타격감에 이어 장타감마저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출루와 해결 능력을 겸비한 보토는 어느 상황이든 투수들에게 껄끄러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류현진 역시 11타석에서 3개의 장타(2루타 2, 홈런 1) 포함한 4안타를 내주면서, MLB 대표 강타자로 군림해온 보토에게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이외에도 30홈런 경력이 있는 스캇 쉐블러, 올시즌 우완 상대로 .351의 타율과 OPS 0.959를 기록 중인 커트 카살리 역시 눈을 떼면 안되는 타자이다. 류현진에 대한 상대성적도 좋고 다들 나름의 강점을 보유한 타자들이 모여 타선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 등판하게 될 경우 만날 강타선과 비교해도 손색 없다.

#3. 12일 상대 선발?

맞대결 상대는 우완 루이스 카스티요다. 우완투수로 작년에 데뷔한 카스티요는 짧은 경력에도 3차례의 트레이드를 겪었으며, 작년에 자신의 3번째 팀 신시내티에서 데뷔했다. 시즌 성적은 28경기 148.1이닝 8승 12패 4.79를 기록하고 있다.

패스트볼은 포심과 투심을 모두 던질 수 있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변화구로 활용하고 있다. 류현진처럼 주무기는 체인지업으로 가장 위력이 좋고 패스트볼보다는 변화구가 두드러지는 투수다.

다만 체인지업에 능한 투수들과 달리 좌타자에게 큰 약점을 보이는 선수다. (우타 상대 피OPS 0.606 / 좌타 상대 피OPS 0.924) 12일 선발로 나설 다저스 좌타자들의 역할이 더 중요하게 됐다.

신시내티에서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소화할 정도로 로테이션을 지켜주며 성장 중인 유망주이고, 올해 다저스타디움에 나와서도 QS(퀄리티스타트) 승을 기록해 다저스 타선을 상대로 기선제압에도 성공했던 바 있다.

그러나 뜬공 대비 홈런 비율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좋지 않은(18.8%) 선수로 홈런을 좋아하는 다저스 타선의 특성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 점을 잘 파고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 신시내티 타선과 류현진 주무기와의 궁합

신시내티는 커터를 상대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강한 팀이다. 반면 패스트볼은 15위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 좌완에게는 사정이 다르다. 좌완이 던지는 패스트볼에는 타율이 1위인 반면, 커터는 24위에 그치고 있다. 신시내티 타선이 좌완을 상대로 던지는 패스트볼은 파워보다는 컨택에 기반해 투수를 괴롭히는 플레이를 잘한다(순수장타율 .130 ML 28위).
 
 신시내티 타선의 좌투수 상대 구종별 성적

신시내티 타선의 좌투수 상대 구종별 성적 ⓒ 케이비리포트


변화구 계열에는 강점을 보이지 못했다. 체인지업과 커브를 상대로 타선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구종가치와 타율 모두 좋지 않다. 다만 변화구를 잘 맞추지는 못해도 힘에서는 강점이 있는 만큼 (순수장타율 체인지업 .166 ML 11위 / 커브 .121 ML 16위) 변화구 실투는 신시내티 타선에 용서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패스트볼 계열과 변화구 계열 간에 뚜렷하게 강-약이 갈리는 타선이다. 주자나 카운트 등 상황에 맞게 볼배합을 변화무쌍하게 가져갈 수 있는 류현진의 특기가 빛을 발한다면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힘과 정확성을 겸비한 타선인 만큼 구위와 코스 공략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기본 전제다.

#5. 예상 라인업
 
 12일 경기 양팀 라인업 예상

12일 경기 양팀 라인업 예상 ⓒ 케이비리포트


일부 국내 팬들에겐 아쉬울 수 있겠지만 그랜달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 반스의 활용도는 좌완으로 극히 한정되어 있는데, 이는 시즌 내내 팔꿈치 통증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완 루이스 카스티요와의 맞대결이 예상된만큼 그랜달이 홈플레이트를 지킬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다저스는 풍부한 뎁스를 자랑하고 있으나 거꾸로 모든 선수들의 출전시간 보장문제로 계속 강한 플래툰을 적용시키고 단조로운 라인업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투수 상대로는 좌타자인 맥스 먼시와 코디 벨린저가 라인업에 포함될 것이고, 작 피더슨 역시 좌익수로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마차도와 터너 외의 우타자로는 도저와 푸이그가 나올 것이 유력해 보인다.

신시내티의 경우 보토-지넷-수아레즈 3인방이 클린업 트리오를 그대로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포수로는 좌완에 매우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카살리가 나올 것으로 보이고, 평소 기용하던 라인업에서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6. 1승 아쉬운 다저스, 승리 견인해야 할 류현진

11일 경기에서 콜로라도는 승리를, 다저스는 패배를 기록하면서 다시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진 상황이다. 주말에 가까스로 분위기를 살렸지만 믿었던 마운드가 붕괴하면서 신시내티와의 시리즈 시작을 패배로 열고 말았다. 지난주 주중 시리즈였던 메츠 3연전의 루징시리즈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 좋지 않은 출발을 했다. 선두 싸움에서 또 좋지 않은 패배를 반복했던 다저스다.

류현진에 앞서 선발로 올랐던 알렉스 우드를 상대로 신시내티 타선은 경기 초반 장타로 기선제압을, 이후에는 단타로 골고루 공략해 점수를 뺏었다. 비록 팀 순위는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타선도 상당히 탄탄하고 여러 루트로 점수를 뽑을 수 있는 좋은 공격력을 보유했다. 포스트시즌을 노리고 있는 팀의 투수가 상대하기는 최적의 스파링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강타선을 넘어서는 것이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나 시즌 후 류현진 본인의 FA 계약에 있어서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류현진이 복귀 후 첫 원정 등판에서도 호투하며 자신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5승 도전' 류현진, '메츠 사냥' 해법은 제구

[기록 및 자료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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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정강민/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 지원[ kbr@kbreport.com ]
MLB 메이저리그 류현진 LA다저스 신시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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