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9일 한화를 상대로 선발승을 거둔 LG 소사와 차우찬 (사진: LG 트윈스)

9월 8일~9일 한화를 상대로 선발승을 거둔 LG 소사와 차우찬 (사진: LG 트윈스) ⓒ 케이비리포트

후반기 이후 팀 순위가 급락한 LG 트윈스에게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첫 경기부터 악재가 터지고 말았다. 지난 4일 kt와의 경기에서 팀 타선의 간판인 김현수가 1루 수비를 보던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한 것이다. 어지간한 부상은 참고 뛰는 근성있는 김현수가 스스로 교체를 요청하고 빠졌을 정도로 상태는 심각해 보였다.

이후 3주간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고 LG는 김현수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할 수밖에 없었다. LG로서는 치명적인 전력 이탈이었다. 투타 엇박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가을야구를 노리는 6위 이하 팀들이 저마다 총력전을 선언하고 LG를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시즌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며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시즌을 치르고 있는 '도깨비팀' LG는 김현수가 부상으로 빠진 이후 거짓말처럼 경기력을 회복했다.

김현수가 빠진 5일 이후 LG는 4승 1패를 거두며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주말 2연전에서는 휴식기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던 3위 한화를 완벽하게 격파하며 2경기를 모두 쓸어담았다.

놀랍게도 LG 상승세의 비결은 타선 집중력이 좋아지며 득점력이 올라갔다는 점이다. 아시안경기 휴식기 전이나 김현수 부상 이전까지 LG가 부진했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공격력이 떨어져 있었다는 점이다. 타선이 계속해서 터지지 않아 답답한 경기가 지속되었었다.
 
 생애 첫 100타점을 기록한 LG 채은성

생애 첫 100타점을 기록한 LG 채은성 ⓒ LG 트윈스


그래서 김현수의 부상 이후 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던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약세인 공격력이 타선에서 핵심인 김현수가 빠져 버린다면 더 약화될 것이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뒤엎고 LG는 오히려 김현수가 빠진 이후 더 좋은 공격력을 선보이며 승리를 쓸어담고 있다.

김현수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정신무장이 효과를 본 것이었을까. 오지환, 채은성, 박용택등 다른 중심타자들이 득점권에서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며 LG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타선뿐만 아니라 투수진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부상으로 빠져있던 윌슨이 휴식기 사이에 몸을 완벽하게 회복하고 돌아온 것이다. 윌슨은 복귀 경기인 6일 잠실 NC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봉쇄하며 승리를 거뒀다. 개막전에서 본인에게 패배를 안겼던 왕웨이중과 NC에게 기분 좋은 복수를 한 셈이다.

윌슨이 호투를 하자 나머지 다른 선발 투수들도 이에 보답하듯 차례대로 호투를 하고 있다. 윌슨과 KBO 최고 수준의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는 소사도 8일 한화전에서 7이닝 1실점을 거두고 승리투수가 되었다. 이에 이어서 9일 일요일 경기에서는 그간 부진했던 차우찬까지 7이닝 2실점(1자책) 완벽투로 승리투수를 따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부상에서 돌아와 건재함을 과시한 LG 윌슨

부상에서 돌아와 건재함을 과시한 LG 윌슨 ⓒ LG 트윈스


타선과 선발진이 모두 살아난 LG는 5위 수성을 넘어 이제 4위 자리를 넘볼 발판을 마련했다. 휴식기 이전까지 연승을 내달렸던 4위 넥센의 상승세가 한 풀 꺾였기 때문이다.

LG가 승수를 쌓고 있는 사이 넥센이 주춤하며 두 팀간의 간극은 어느새 1.5경기차까지 좁혀졌다. 거기에 두 팀은 당장 11일부터 잠실에서 2연전을 가진다. 만약 LG가 2경기를 모두 쓸어 담는다면 두 팀의 순위는 곧바로 뒤바뀌게 되는 것이다.

역대 전적이 증명하듯 정규리그 4위로 1승의 어드벤티지를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차이다.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해 다음 라운드 티켓을 끊은 팀은 아직까지 단 한번도 없다.
 
 4위 탈환을 노리는 LG 류중일 감독

4위 탈환을 노리는 LG 류중일 감독 ⓒ LG 트윈스


이를 모를 리 없는 LG 역시도 5위 수성에 그치지 않고 4위 탈환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이번 잠실 2연전은 미리보는 포스트 시즌이라 불러도 좋을만큼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이탈이라는 악재를 딛고 상승세를 탄 LG가 순위 경쟁팀 넥센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4위 등극에 성공할 수 있을까?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LG 선발진이 다시 한번 순위 상승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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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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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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