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 집사부일체 >

SBS < 집사부일체 > ⓒ SBS


종종 우리는 몇몇 예능 프로 출연진에 대해서 우스갯소리로 '유(재석)라인', '강(호동)라인'이라고 부르곤 한다. 보통 유명 스타 연예인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이 이런 호칭을 얻기 마련이다.

유재석에게 박명수, 하하가 있다면 '강호동' 하면 이수근, 은지원, 슈퍼주니어 이특+신동 등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처럼 수년에 걸쳐 호흡을 맞추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조합이 생기기도 한다.

가수, 연기, 예능 등 다방면에 걸쳐 재능을 발휘하는 이승기 역시 '강라인'으로 구분되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다. 그런데 이승기의 최근 활약은 '예능 스승' 강호동 이상의 존재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집사부일체> 인기 몰이...프로그램 속 미드필더 역할
 
 SBS < 집사부일체 >의 한 장면. 경쟁이 치열한 일요일 저녁 시간대에 인기몰이에 성공,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SBS < 집사부일체 >의 한 장면. 경쟁이 치열한 일요일 저녁 시간대에 인기몰이에 성공,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 SBS


지난해말 군 제대와 동시에 이승기가 선택한 프로그램은 tvN 드라마 <화유기>, 그리고 SBS가 새로 마련한 일요일 예능 <집사부일체>였다. 차승원과 오연서 등 쟁쟁한 출연진이 가세한 <화유기>와 달리 <집사부일체>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은 물음표를 그렸다.

그도 그럴 것이, 배우 이상윤+개그맨 양세형+비투비 멤버 육성재 등 4인의 조합으로 과연 동시간대 터줏대감인 KBS <1박2일>과 경쟁을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2~3주 간격으로 각 분야의 스승이 될 만한 어른이나 선배들을 만나 가르침을 받는다는 기본 형태가 딱히 새로울 것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집사부일체>는 초대손님이 말하는 인생 이야기 속에 고정 멤버 4명의 각기 다른 개성이 양념처럼 더해지면서 인기를 얻는데 성공했다. 지난 3일 진행된 제45회 한국방송대상에선 예능버라이어티 부문 작품상을 받기는 등 좋은 평가도 이어졌다.

특히 '예능 무식자' 캐릭터로 등장하는 이상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양세형, '거침없는 막내' 육성재와 함께, <1박2일> <강심장> 등을 거치면서 터득한 예능감으로 똘똘 뭉친 이승기 등 출연진이 큰 구멍 없이 제 역할을 해내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당초 이 프로의 리더감으로 여겨졌던 이승기는 중간 입장에서 구성원을 조율하고 이야기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동참하는 식으로 윤할유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다.  축구로 치면 득점을 올려야 하는 화려한 골잡이가 아닌, 중간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미드필더 몫을 이승기가 담당하는 것인데, 이는 <집사부일체>의 인기 순항에 한 몫 한다.

여타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흔히 목격되는 1인 리더 체제가 아닌, 4명이 골고루 균형감 있는 활약을 이어가면서 출연진마다 캐릭터를 갖게 됐다. 이를 토대로 <집사부일체>는 매 방영분마다 손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프로듀스48>, 연습생들의 멘토+뻬어난 생방송 진행 솜씨 발휘
 
 최근 막을 내린 엠넷 < 프로듀스 48 >의 한 장면.  국민프로듀서 대표로 출연한 이승기는 연습생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생방송 MC로도 훌륭히 제 몫을 해냈다.

최근 막을 내린 엠넷 < 프로듀스 48 >의 한 장면. 국민프로듀서 대표로 출연한 이승기는 연습생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생방송 MC로도 훌륭히 제 몫을 해냈다. ⓒ CJ ENM


지난달 31일 종영한 <프로듀스48>은 그간 '허당', '국민 남동생'이란 별명으로 불렸던 이승기의 사뭇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국민 프로듀서 대표'를 맡은 그는 10여년에 걸친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참가 연습생들을 수시로 격려하면서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댓글이 여러분의 인생을 결정해주진 않는다", "상처되는 말 다 넘겨라" 등 그가 남긴 현실적인 조언은 악플에 시달린 참가자들 뿐만 아니라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그의 말 한마디에는 연예계 및 인생 선배로서 전하는 진심이 담겨져 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종회에선 무려 4시간에 달하는 생방송이 주는 압박이나 중압감은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능수능란한 진행솜씨로 현장을 이끌었다. 긴장한 참가자들이 마이크를 들고 자리로 들어가는 돌발상황마저 유머있는 멘트로 대응하면서 관록 있는 MC 이상의 능력을 보여줬다.

이쯤되면 '강호동 예능사관학교'(?) 수석 졸업생
 
 SBS  < 미운 우리 새끼 >의 한 장면.  최근 초대손님으로 등장한 이승기는 특유의 입담으로 어머님 4인방 및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SBS < 미운 우리 새끼 >의 한 장면. 최근 초대손님으로 등장한 이승기는 특유의 입담으로 어머님 4인방 및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 SBS


이승기는 인터뷰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종종 스스로를 '강호동 사관학교' 출신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강호동은 자신이 진행했던 <천생연분> <엑스맨> <1박2일> <강심장> <스타킹>등을 통해 수많은 예능 유망주들을 발굴했기 때문이다. 마치 '예능사관학교'처럼 말이다.

비록 장시간 녹화 및 혹독한 진행 방식 때문에 <강심장> 및 <스타킹> 피해자(?)로 불리는 연예인들도 다수 존재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서 스타로 우뚝 올라선 이들도 적지 않다.

이승기 역시 <1박2일> <강심장> 출연으로 예능인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지난 2011년 당시 강호동의 잠정 은퇴 선언으로 공백이 된 이들 프로그램을 훌륭히 이끌면서 예능인으로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이수근을 비롯한 많은 '강라인' 연예인들이 강호동 품을 떠난 뒤엔 이렇다할 결과물을 내지 못하는데 반해 이승기는 본인 스스로의 힘으로 인기작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쯤되면 그를 두고 '강호동 예능 사관학교 수석 졸업생'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이승기 집사부일체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