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두산의 마운드를 폭격하며 전날의 영봉패를 화풀이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이끄는 SK와이번스는 9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5안타를 터트리며 14-2로 대승을 거뒀다. 전날 0-3 패배를 14-2로 되갚은 SK는 주말 LG트윈스에게 연패를 당한 3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65승1무52패).

SK의 외국인 에이스 메릴 켈리는 7이닝5피안타1사사구7탈삼진2실점 호투로 시즌 11승째를 올렸고 최근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는 최정(5타수 무안타)을 제외한 선발 타자 8명이 안타를 신고했다. 그 중에서도 비룡군단이 자랑하는 좌타거포 한동민은 프로 데뷔 후 첫 시즌 30홈런을 역전 결승 만루홈런으로 장식하며 그 기쁨을 더했다.
 
한동민, 결정적인 만루홈런 9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SK경기. 4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SK 한동민이 만루포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 한동민, 결정적인 만루홈런9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SK경기. 4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SK 한동민이 만루포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퓨처스리그 2년 연속 홈런왕에 빛나는 비룡군단의 좌타 거포 유망주

부산에서 태어난 한동민은 경남고 재학 시절 이상화와 이재곤, 장성우, 하준호(이상 KT 위즈) 등과 함께 활약하며 2006년과 2007년 청룡기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한동민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경성대로 진학했고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9라운드(전체 85순위)로 SK에 지명됐다. 한마디로 주목 받는 유망주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뜻이다.

한동민은 루키 시즌 1군에서 단 7경기를 뛰는데 그쳤지만 프로 2년 차 시즌이었던 2013년 자신의 이름을 야구팬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좌익수와 우익수, 1루수로 출전한 한동민은 파격적으로 SK의 중심타선에 배치되며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263 14홈런52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한동민은 2013년 어린이날 역전 만루홈런을 시작으로 제헌절, 개천절에 나란히 홈런을 기록하며 '공휴일의 사나이'로 명성을 떨쳤다.
 
2013년 SK의 차세대 중심타자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 한동민은 2014년 크고 작은 부상으로 67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252 3홈런24타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한동민은 2014 시즌이 끝나고 병역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상무에 입대했다. 그리고 많은 선수들에게 그렇듯 한동민에게도 군복무는 선수 생활에 커다란 전환점이 됐다.

2015년 퓨처스리그에서 유일하게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며 홈런왕 타이틀을 따낸 한동민은 2016년에도 22개의 홈런으로 2년 연속 퓨처스리그 홈런 타이틀을 차지했다. 2016년에는 타율도 .365(4위)로 매우 높았고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195에 달했다. 동시대 군경팀에 안치홍, 김선빈(이상 KIA 타이거즈), 전준우(롯데 자이언츠), 이원석(삼성 라이온즈) 같은 1군 스타들이 있었지만 그 시절 퓨처스리그의 지배자는 단연 한동민이었다.

하지만 9월21일 전역 후 SK로 복귀한 후에 보여준 플레이는 다소 아쉬웠다. 1군에서 6경기에 출전한 한동민은 18타수5안타3득점1도루(타율 .278)를 기록했지만 기대했던 장타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SK는 KIA와의 치열한 순위싸움 끝에 6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놓쳤고 한동민의 짧았던 1군 복귀 시즌도 그렇게 마무리됐다.

작년 부상으로 밟지 못한 30홈런, 올해는 만루 홈런으로 달성

한동민은 작년 시즌 좌익수와 우익수를 오가며 103경기에서 타율 .294 29홈런73타점으로 대폭발했다. 당시 한동민은 8월초까지 팀 동료 최정에 이어 홈런2위를 달리며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한동민은 8월 8일 NC다이노스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다가 왼쪽 발목이 돌아가는 큰 부상을 당하며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시즌 30홈런에 단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한동민은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음에도 작년(7000만 원)보다 114.3%가 인상된 1억5000만 원에 올 시즌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그만큼 SK타선에서 흔치 않은 좌타 거포형 외야수 한동민은 올해도 SK 타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선수다. 힐만 감독도 올해는 한동민에게 여러 포지션을 맡기지 않고 붙박이 우익수로 기용하고 있다.

작년 시즌 주로 4번 혹은 5번 타순에 배치되던 한동민은 올해 2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나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처럼 '강한 2번타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동민은 거포형 타자답게 삼진(94개)도 제법 많고 득점권 타율(.287)도 썩 높지 않지만 2번 타순에서 무려 2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무시무시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9일 두산전에서도 한동민은 두산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무너트리는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렸다. 1회 첫 타석에서 린드블럼의 정강이를 강타하는 강습 내야 안타로 출루한 한동민은 4회 세 번째 타석 2사 만루에서 린드블럼의 3구째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한동민은 8회에도 윤수호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치고 출루해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지난 2000년에 창단한 SK는 호세 페르난데스, 이호준, 최정, 제이미 로맥 등 걸출한 홈런 타자들을 많이 배출했다. 하지만 2016년까지 창단 후 17년 동안 시즌 20홈런을 넘긴 좌타자는 단 2명(이진영,박정권)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SK에는 20홈런을 넘어 30홈런을 때리는 한동민이라는 걸출한 좌타 거포를 보유하게 됐다. 작년 시즌의 아쉬움을 만루홈런으로 털어버린 한동민의 최종목표는 SK의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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