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가을동화' 조동화

8일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현역 은퇴식 치른 '희생번트 달인' 조동화.ⓒ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희생번트의 달인' 조동화(SK 와이번스)가 8일 두산과의 홈경기를 끝으로 현역 선수에서 은퇴했다. 

두산이 아시안게임 휴식기 후 5경기에서 4승을 거두며 매직넘버를 '15'로 줄였다. 김태형 감독이 이끌고 있는 두산 베어스는 8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한 방을 포함해 장단 7안타를 터트리며 3-0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2위 SK와의 승차를 12경기로 벌리며 잔여 26경기를 남겨두고 정규리그 우승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77승 41패).

두산은 4번 타자 김재환이 시즌 36호 홈런을 터트리며 3년 연속 300루타에 -3까지 접근했고 선발 이영하는 6.1이닝 무실점 호투로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시즌 7승째를 따냈다.

비록 SK는 두산에게 완패를 당했지만 이날 행복드림구장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18년의 현역 생활을 끝내고 SK의 2군 수비 및 주루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가을동화' 조동화의 은퇴식이었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리오스를 침몰시킨 결승 홈런의 주인공

공주고 출신으로 2000년 SK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조동화는 2001년 1군에 데뷔했지만 2년 동안 10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2002 시즌이 끝난 후 상무에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친 조동화는 2005년부터 빠른 발과 뛰어난 작전수행능력,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수비 실력을 앞세워 1군에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

2006년까지 평범한 백업 선수에 불과하던 조동화가 비룡군단의 주요선수로 떠오르기 시작한 시기는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2007년부터였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요소요소에 쓰임새가 많은 조동화를 붙박이 1군 선수로 중용했고 조동화는 2007년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272 25도루를 기록했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경기 중·후반 승기를 잡아야 하는 시점이 오면 '국민 우익수' 이진영(KT 위즈) 대신 조동화를 대수비로 투입했다.

조동화가 '가을동화'라는 별명을 얻게 된 계기는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였다. 당시 조동화는 4차전에서 그해 정규리그 22승을 거둔 두산의 선발 투수 다니엘 리오스를 상대로 결승홈런을 터트리며 일약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2007 시즌까지 프로 통산 홈런이 1개에 불과하던 조동화는 그 해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375 2홈런4타점OPS(출루율+장타율) 1.152로 맹활약했다. 

조동화는 2008년에도 타율 .279 1홈런26타점19도루를 기록하며 SK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소금 같은 활약을 했다. 하지만 이진영이 LG트윈스로 이적하고 타고투저의 흐름이 강했던 2009년 조동화는 102경기에서 타율 .178로 부진하며 주전 도약의 기회를 놓쳤다. 2010년에는 다시 대주자 및 대수비 요원으로 돌아가 SK의 세 번째 우승에 기여했다.

조동화는 김성근 감독이 중도사퇴한 2011시즌 팀 내 외야수 중 유일하게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박재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타석에 섰지만 타율 .236 16타점 10도루로 부진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그 해 9월에는 수비 도중 왼쪽 전방십자인대와 측부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고 2012년 여름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늘 팀을 위해 희생하던 제4의 외야수

2012년 9월, 1군에 돌아와 경기 감각을 익힌 조동화는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웠던 2013시즌 외야 전 포지션을 돌아다니며 105경기에서 타율 .256 19타점24도루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125경기에서 타율 .262 116안타 52타점 37도루로 도루부문 4위에 오르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FA를 앞두고 보낸 조동화의 '인생 시즌'이었다.

2014 시즌이 끝난 후 SK와 4년 22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한 조동화는 2015시즌 박진만에 이어 팀의 주장으로 선임됐다. 비록 주전 자리는 앤드류 브라운과 이명기(KIA 타이거즈)에게 내줬지만 조동화는 FA 계약 첫해에도 119경기에서 타율 .261 18도루를 기록하며 SK '제4의 외야수'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2016년 SK의 외야는 김강민, 정의윤, 이명기가 주전으로 자리를 굳혔고 1987년생의 '늦깎이 유망주' 김재현도 100경기에서 타율 .321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신예들의 잇따른 등장으로 자리를 잃은 조동화는 76경기에서 타율 .238 6도루에 그치며 무릎 수술 후 재활했던 2012년을 제외하면 2010년대 들어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SK 외야의 세대교체는 작년 트레이 힐만 감독이 부임하면서 더욱 가속화됐다. SK의 외야에는 한동민과 노수광, 김동엽, 정진기 등 장타력과 스피드를 두루 갖춘 외야수들이 포진됐고 '스몰볼'에 특화된 조동화는 더 이상 자리가 없었다. 결국 조동화는 작년에 이어 올 시즌에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 7월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SK 왕조시대 젊은 외야수 3인방(박재상,김강민,조동화) 중 현역은 김강민 한 명만 남게 됐다.

통산 타율 .250 통산 홈런 9개의 성적이 말해주듯 조동화는 화려한 스타플레이어와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하지만 프로에서 1189경기를 뛰는 동안 실책은 단 14개에 불과하고 역대 4위에 해당하는 205개의 희생번트를 성공시켰을 만큼 작전 수행 능력은 누구 못지않게 뛰어나다. 조동화가 앞으로 지도자 생활을 통해서도 체격도 작고 상위 지명도 받지 못한 선수들도 프로에서 얼마든지 활약할 수 있다는 좋은 본보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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