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게 훈련하자 6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 기성용 등 선수들이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를 하루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2018.9.6

▲ 기분 좋게 훈련하자 6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 기성용 등 선수들이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를 하루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2018.9.6 ⓒ 연합뉴스



2015 호주 아시안컵을 시작으로 축구대표팀의 주장을 맡아온 기성용은 그간 대표팀에서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경기때마다 그의 존재감이 빛났던 것은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정확한 패스로 대표팀 공격의 활로를 열어준다는 것에서다.

여기에 과거 SNS사태등 논란을 일으켰던 경기 외적인 행동에서도 이전과는 달리 상당히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는 등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모습을 보이며 선수들과 팬들의 신뢰도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나치게 혹사한 탓에 고질적인 무릎부상이 말썽이었다. 영국에서 활약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월드컵예선과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장시간의 비행등으로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고 결국 그의 몸상태는 버티기엔 무리가 서서히 오고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기성용은 국가를 위하고 주장이란 책임감으로 이제껏 버텨온 것이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마친 후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소속팀을 옮긴 데다 대표팀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던 기성용은 새로이 부임한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고 벤투 감독의 1기 엔트리에 포함되면서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 나섰다.

달라진 점은 있었다. 월드컵까지 주장완장을 달았던 그의 팔에는 주장완장이 없었고 그 주장완장은 손흥민이 달고 있었다. 그러나 기성용의 존재감은 빛났다. 45분간 활약했지만 기성용은 안정적인 볼 키핑과 빌드업과정에서 정확한 패스웍을 선보이면서 대표팀 공격의 물꼬를 트는 모습을 보여줬다.

단 45분간의 활약이었지만 여전히 존재감을 보여준 기성용이었는데 이 활약에는 벤투 감독의 전략적 활용이 숨어있었다는 것을 벤투감독의 경기후 인터뷰에서 확인되었다.

벤투 감독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기성용은 대표팀에서 계속 뛸 것' 이라면서 기성용의 대표팀 은퇴를 일축한 데 이어 '45분 뛰게 한것은 전략적인 판단에서 였으며 출전, 거리등을 고려했다' 라고 밝혔다.

사실 기성용은 지난달 27일 첼시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30일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카라바오 컵, 지난 2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까지 1주일동안 3경기 모두 풀타임으로 활약하고 장시간의 비행을 통해 한국까지 날아와 코스타리카전에 나선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코스타리카와의 경기까지 풀타임으로 활약했다면 기성용의 체력은 완전히 바닥나 소속팀에 복귀했을 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지난 3월 대표팀의 유럽 원정 평가전이었던 북아일랜드, 폴란드와의 경기를 치른 후 그 주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경기를 소화했던 기성용은 1주일에 3경기를 연달아 뛰기에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인적도 있었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시점에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곤 하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벤투 감독의 기성용 활용이었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의 기성용은 거의 전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다시피 하면서 지나치게 혹사당한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평가전은 물론이며 월드컵 3차예선에선 이미 최종예선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도 기성용은 풀타임 활약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벤투 감독의 기성용 45분 활용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기성용의 기량을 여전히 신뢰하면서 그의 기량을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벤투 감독이 기성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었다.

45분간 활약했지만 이 45분을 통해 기성용의 존재감이 다시 한 번 빛났던 코스타리카전이었다. 여기에 벤투 감독의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진다면 대표팀에서의 기성용은 앞으로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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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기성용 대한민국 코스타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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