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출처: LA다저스 SNS)

류현진(출처: LA다저스 SNS) ⓒ LA 다저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가장 최근 등판은 9월 6일(이하 한국 시각) 뉴욕 메츠와의 홈 경기였다. 당시 이 경기에서 류현진은 6이닝 11피안타 5실점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이 날 수비 실책으로 인한 불운이 겹치면서 경기 당시의 기록으로 류현진의 자책점은 3점이었고,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기록을 인정 받았다.

그러나 경기 기록관이 기록한 경기 기록에 대해 선수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경기 기록이 정정되기도 한다. 선수나 팀의 이의 제기가 없더라도 경기 기록관이나 기타 경기에 관여한 이들에 의해 기록이 정정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 의해 전날 류현진의 등판 경기 기록이 7일에 정정이 이뤄진 것이다.

류현진이 이러한 기록 정정으로 인해 지난 경기에서의 불운을 어느 정도 보상 받게 됐다. 경기의 승패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패전투수 기록은 그대로 남았지만, 류현진의 11피안타 중 안타에서 실책으로 정정된 타구가 있었다.

이에 따라 류현진의 피안타는 11피안타에서 10피안타로 줄어들었고, 실책으로 정정된 타구로 영향을 받아 발생한 실점이 류현진의 자책점에서 비자책점으로 바뀌게 됐다. 이 날 류현진이 실점한 5점 중 당시 경기에서 기록된 자책점은 3점이었지만, 이 실책 정정으로 인하여 류현진의 자책점은 1점까지 줄어들게 됐다.

4회에서의 3실점, 자책점 1점 기록

이 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3회까지 메츠의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그러나 4회초 수비에서 류현진은 불타오르는 메츠 타선을 막지 못했다. 타순이 한 바퀴 돌면서 메츠의 타선은 볼 카운트가 유리해지자 적극적으로 타격을 했고, 류현진은 첫 두 타자를 안타와 2루타로 내보내면서 순식간에 무사 2,3루 득점권 찬스를 허용했다.

그리고 다음 타자인 윌머 플로레스의 타구가 류현진에게 맞고 굴절되는 바람에 3루에 있었던 아메드 로사리오는 홈까지 달려들어 류현진이 첫 실점하게 됐다(0-1). 타구가 갑작스럽게 투수나 야수에게 맞고 굴절된 경우는 대부분 수비수가 잡을 수 없는 안타로 인정되기 때문에 이 점수는 류현진의 자책점으로 기록됐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인 토드 프레이저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마이클 콘포토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아웃 카운트를 2개 잡았다. 여기서 3루에 있던 주자 제프 맥닐이 홈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타구가 짧아서 좌익수 작 피더슨의 송구만 정확하면 병살 처리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피더슨의 홈 송구는 정확하게 홈으로 날아왔고, 타이밍만 봤으면 아웃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이 이 송구를 놓치고 말았다(0-2). 이 상황은 경기 당시 그란달의 실책으로 인정되어 류현진의 자책점은 더 늘어나지 않았다.

2아웃 상황에서 실책이 발생하여 이닝이 끝나지 않으면 그 이후의 실점들은 적시타로 인한 타점이라도 투수의 자책점은 추가되지 않는다. 2아웃 상황에서의 실책으로 이닝이 끝날 수 있었는데, 실책이 아니었다면 그 이후의 안타도 없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오스틴 잭슨의 적시타로 한 점이 더 났는데(잭슨은 2루에서 아웃), 이 점수 역시 그란달의 실책 이후 발생한 추가 실점으로 인정되며 비자책이 됐다(0-3).

5회에서의 2실점, 첫 번째 적시타 실책 정정으로 무자책 인정

다저스 타선은 4회말 맥스 먼시의 2점 홈런으로 2-3까지 따라 붙었다. 그러나 5회초 또 다저스에게 불운이 찾아오고 말았다. 메츠의 타자 케빈 플라웨키의 2루타와 브랜든 니모의 안타로 무사 2,3루가 되었는데, 여기까지는 정상적인 안타로 기록이 인정됐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타석에 들어선 메츠의 선발투수 잭 휠러를 파울 팁 삼진으로 처리한 류현진은 다음 타자인 아메드 로사리오에게 타격을 허용했다. 로사리오의 타구는 빚맞아서 속도는 시속 111.7km(69.4마일)에 불과했고, 우익수 알렉스 버두고가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주전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는 징계로 결장).

당시 로사리오의 타구는 안타로 기록되었지만, 바로 이 타구가 7일 기록 정정으로 인하여 안타에서 버두고의 실책으로 바뀌게 됐다. 이 때문에 3루에 있었던 플라웨키가 홈을 밟았고, 당시 류현진의 자책점으로 기록되었던 점수가 비자책으로 바뀌게 됐다(2-4).

류현진은 다음 타자 제프 맥네일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후 윌머 플로레스에게 또 적시타를 허용했는데, 이 빚맞은 타구의 속도는 시속 101.2km(62.9마일)였다. 이번에는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가 되어 1루에 출루했던 로사리오는 3루까지 그리고 2루에 있던 니모는 홈까지 들어왔다(2-5).

플로레스의 타구는 당시에도 안타로 인정되었으며, 이 기록에 대해서는 기록 정정 후에도 안타로 인정됐다. 그러나 로사리오의 타구 때 버두고가 실책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맥네일 타순에서 메츠의 공격이 끝났을 것이라는 판단에 의해 플로레스의 안타로 인한 류현진의 실점은 자책점에서 비자책으로 바뀌게 됐다.

류현진은 6회에도 안타 2개를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후 6회말 선두 타순이었던 류현진은 대타 체이스 어틀리로 교체되면서 이 날의 경기를 마쳤다.

기록 정정으로 평균 자책점 2.47 → 2.16

당시 6이닝 11피안타 5실점 3자책으로 기록되었던 류현진의 기록은 10피안타 5실점 1자책으로 변경됐다. 이전 경기까지 류현진의 시즌 평균 자책점은 2.24였는데, 6일 경기 직후 2.47로 올랐던 류현진의 평균 자책점은 이번 기록 정정으로 인하여 2.16까지 더 내려가게 됐다.

하지만 이 기록 정정에도 불구하고 패전투수 기록은 그대로 남는다. 다저스는 이후에도 7회에 2점을 더 내 줬고, 타선의 추격도 1점 밖에 더 내지 못하면서 최종 점수 3-7로 크게 패했다. 류현진에게 있어서 메츠를 상대로 통산 첫 패를 당했다는 점에서 이 날 경기는 상당히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9월 시점에서 시즌 평균 자책점이 2.16이라는 점은 큰 의미를 지닌다. 물론 류현진은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하여 결국 올해에도 선발투수 규정 이닝(시즌 종료 기준 162이닝)은 채우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투수들 중 류현진보다 평균 자책점이 낮은 선수는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28선발 188이닝 8승 8패 평균 자책점 1.68)과 크리스 세일(보스턴 레드삭스, 23선발 146이닝 12승 4패 평균 자책점 1.97) 그리고 블레이크 스넬(탬파베이 레이스, 26선발 151.2이닝 17승 5패 평균 자책점 2.02) 3명 뿐이다.

다저스의 선발진 중 류현진은 시즌 평균 자책점이 가장 좋다(다니엘 허드슨은 불펜 데이 1경기 임시 선발로 1이닝 투구라서 제외).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시즌 평균 자책점은 2.40(21선발 131.1이닝 6승 5패)이며, 그 다음으로 평균 자책점이 좋은 선발투수는 올 시즌 선발들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워준 오른손 투수 워커 뷸러(18선발 103.2이닝 6승 3패 2.52)다.

류현진에 대한 현지 언론의 호평, "기적적"

비록 부상으로 상당한 시간을 비웠지만, 류현진이 올 시즌 큰 부진에 빠졌던 경기가 없었던 만큼 미국 현지에서의 호평도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인 "디 애슬래틱"에서는 5일에 류현진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는 특집 글을 연재했다.

올 시즌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류현진의 올 시즌 피안타율은 0.219,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은 1.03으로 위력적이다. 비율 성적만 놓고 보면 2013년 이후 최고의 모습이다.

디 애슬래틱에서는 류현진은 사타구니 부상으로 돌아온 뒤 다저스에 또 하나의 질 높은 선발투수를 제공했다고 표현하며 마에다 겐타, 로스 스트리플링 등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선발투수들까지 불펜으로 보낼 정도의 활약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또한 2013년과 2014년의 활약과 어깨 부상과 재활 그리고 지난 해 복귀했던 시즌까지 그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물론 류현진이 예전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하기에는 확실하지 않다는 점도 밝혔지만, 디 애슬래틱에서는 이러한 류현진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류현진이 모든 면에서 기적적인(miraculous) 복귀를 이룬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는 점도 밝혔다. 여전히 작은 표본이지만 스터프가 예전처럼 좋거나 그 이상처럼 느낀다고 표현했다.

디 애슬래틱은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언급했다. 체인지업의 떨어지는 폭이 예전에 비해 더 좋아졌고, 스트라이크 비율이 더 높아졌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어깨 수술 이후 피안타율이 높아진 빠른 공을 컷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통해 상쇄시키고 있다는 점을 함께 설명했다.

물론 어깨 수술의 여파로 인해 류현진은 속도, 회전수 등에서 예전 같은 빠른 공의 위력을 잃었다. 하지만 디 애슬래틱에서는 류현진이 다양성을 장점으로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디 애슬래틱이 제시한 표본에서는 류현진의 빠른 공은 어깨 부상 이전인 2013년이나 2014년만 비교해봐도 헛스윙 비율이 2013년 9.2%, 2014년 11.8%로 오히려 크게 늘었다는 점이 있었다.

올 시즌 류현진은 시즌 첫 경기(3.2이닝 5볼넷 3실점)와 부상으로 교체된 경기(1.1이닝 무실점) 그리고 대타 작전으로 다소 일찍 교체된 경기(4이닝 3실점) 이렇게 3경기를 제외하면 비교적 호투하고 있다. 비록 두 자릿수 피안타 경기도 2경기가 있었지만, 그 2경기도 자책점은 각각 1점에 불과했다.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소화한다면 류현진은 앞으로 정규 시즌에서 4경기 정도 등판을 남겨두고 있다. 신시내티 레즈 원정,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원정,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홈 경기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원정 정도를 남겨 둔 셈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상대 일정은 건너 뛰게 됐다. 이는 향후 류현진에게 있어서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순위를 다투는 강한 팀과의 일정이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다소 아쉬운 일정이지만 류현진이 올 시즌 고전했던 로키스를 더 이상 상대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과 카디널스를 제외하면 상대 팀들이 시즌을 포기했음을 감안하면 류현진의 올 가을 성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류현진이 남은 일정에서 현지의 호평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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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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