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솔로 미니 2집 <Warning >을 발표한 선미

최근 솔로 미니 2집 을 발표한 선미ⓒ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가시나'(2017년 8월), '주인공'(2018년 1월)으로 이어진 '선미표 트릴로지'가 지난 4일 공개된 미니 음반 < Warning >을 통해 화려한 막을 내렸다.

영광스러웠던 원더걸스 시절을 뒤로 한 채 돌입한 두 번째 솔로 활동은 기대 이상이었다.  '솔로 댄스 여가수 부재 시대'라는 일각의 시선을 비웃기라도 하듯 테디의 손을 거쳐 나온 '가시나'는 2017년 음악계를 뜨겁게 달궜다.

'권총 춤'으로 대표되는 중독성 강한 퍼포먼스는 동료 가수+예능인들도 따라할 만큼 노래 못잖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어 발표된 '가시나'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주인공' 역시 전작의 기세를 이어가며 선미의 색깔을 확실히 만들어줬다.

'가시나', '주인공'과 차별화된 복고 사운드 대거 채용 
 선미의 통산 두번째 솔로 음반 < Warning > 표지

선미의 통산 두번째 솔로 음반 < Warning > 표지ⓒ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반면 '사이렌(Siren)'을 비롯한 신보 < Warning >의 수록곡들은 앞서 테디가 만들었던 트렌디한 음악들과는 다르게 1980~1990년대 복고풍의 정서를 요즘 시대에 맞게 재현하며 차별화를 도모한다.

앞서 원더걸스의 부활을 알렸던 2015년 음반 < Reboot >에 아쉽게 채택되지 못했던 '사이렌(Siren)'는 당시의 타이틀 곡 'I Feel You' 못잖은 1980년대 뉴웨이브+댄스 팝의 기운을 풍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치 리듬을 잘개 쪼개듯이 전개되는 피아노+코러스 보컬의 조화가 인상적인 '곡선', 절제된 베이스 라인의 전개+나른한 색소폰 솔로 연주가 양념처럼 첨가된 'Black Pearl'은 '레트로'라는 표현이 적합하리만큼 세련됨과 복고가 멋들어지게 어우러져 있다.

복고라는 관점에선 지난 5월 시티 팝 장르의 곡 '숙녀'를 들고 나왔던 원더걸스 동료 유빈과 유사한 흐름을 목격할 수 있다. 이쯤되면 선미 및 원더걸스가 구사했던 3년 전 1980년대 풍 음악이 그저 회사의 주입식+일회성 기획의 결과물이 결코 아니었음을 뒤늦게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 신화 세이렌을 차용한 뮤직비디오
 선미의 신곡 `사이렌(Siren)'뮤직 비디오 중 한 장면.

선미의 신곡 `사이렌(Siren)'뮤직 비디오 중 한 장면.ⓒ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세이렌(The Sirens)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인간 여성의 얼굴에 독수리의 몸을 가진 전설의 동물들이다. 세이렌은 여성의 유혹 내지는 속임수를 상징하는데, 그 이유는 섬에 선박이 가까이 다가오면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하여 바다에 뛰어드는 충동질을 일으켜 죽게 만드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녀들이 특히 암초와 여울목이 많은 곳에서 거주하는 이유도 노래로 유인한 선박들이 난파당하기 쉬운 장소이기 때문이다. - 한국판 위키피디아 중에서

신곡 '사이렌'의 뮤직비디오는 음악 못잖게 제법 의미 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어느 집에 살고 있는 평범한 여성 선미의 주위엔 또 다른 자아가 여럿 존재한다.  마치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세이렌(The Sirens)들 처럼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제2, 제3의 선미는 특유의 마성을 드러내면서 선미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들고 결국 그녀를 자신들처럼 만들어 버린다.

이야기의 시간 순서대로 배치하면 '주인공'에서 그녀는 너(You)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고 말았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너였다는 말처럼 그녀가 살아온 시간은 내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너로 인한 마음 속 아픔은 '가시나'를 통해 더욱 극대화된다. 꽃에 돋아난 날카로운 가시처럼, 혹은 예쁜 날 두고 떠나 가시나(go)처럼 중의적인 의미를 통해 날카로운 칼날이 되었다.

결국 '사이렌'을 통해선 선원을 유혹해 파멸로 몰고가는 신화 속 존재처럼 그녀는 변화한다.

막을 내린 '사랑의 복수 3부작'... 끝난 게 아니다?

일련의 전개를 살펴보면 선미가 들려준 지난 1년간의 이야기는 마치 '사랑, 배신, 아픔을 그려낸 복수 3부작'처럼 읽힌다.

어느 누군가로 부터 받은 사랑의 상처를 마치 (누아르) 영화처럼 복수심으로 녹여낸 작품이 그간 몇이나 있었을까?  뻔하디 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제법 흥미로운 줄거리를 엮어낸 건 탄탄한 기획력의 승리다.

그런데 음반의 에필로그 마냥 마지막을 장식하는 소품 '비밀테이프'는 마치 영화 속 쿠키 영상처럼 반전의 여지도 냠긴다.

"조금의 어색함은 어디 가서 말하기 없기 / 혹시 우리 조금 취해서 / 별의별 소릴 해도 그건 우리 추억일 거야 / 헛소릴 해도 그건 우리 추억일 거야 / 우리 둘만 알기 말하기 없기 약속" ('비밀테이프')

아직도 그녀는 그에 대한 미련이 남은 것일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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