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가 6일부터 9일까지 전북 전주시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다.

2018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가 6일부터 9일까지 전북 전주시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다. ⓒ 국립무형유산원


2018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가 6일부터 9일까지 전북 전주시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다. 무형문화및 무형유산을 테마로 한 영화와 영상을 상영하는 영화제로 15 개국에서 초청된 영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다큐멘터리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창용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태어나도 우리'도 초청받았다. 
 
지난해, 영화개봉 소식을 들었지만 근처에 상영관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겨우 한 작은 예술영화전용 상영관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시간이 갈수록 가슴이 먹먹해왔다. 영화가 끝나고 객석에 불이 들어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잠시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들도 나처럼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는 것을. 그 뒤에 한 번 더 영화를 보러 갔다.

인도 북부 라다크 삭티지역. 눈빛 초롱초롱한 다섯 살 소년 앙뚜가 노승 우르간을 찾아온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된다. 동자승 앙뚜는 자신이 전생에 티베트 캄에 있는 사원의 고승이었다고 말한다.

가본 적도 없는 티베트사원의 그림을 그리고 제자들이 데리러 오기를 기다린다. 라다크불교회에서는 앙뚜를 '린포체'(전생의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몸을 바꾸어 다시 태어난 티베트불가의 고승, 살아있는 부처라 불린다)로 인정한다. 사람들은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꿇었다. 의사이기도 했던 스승 우르간은 일도 포기한채 오로지 앙뚜를 보살피는 데 온 마음을 쏟는다.

하지만 정작 티베트의 제자들은 앙뚜를 데리러 오지 않는다. 중국의 경계가 삼엄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앙뚜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결국 라다크사원에서는 앙뚜를 추방한다. 그리고 인도와 티베트를 오가는 3000㎞의 길고도 아름다운 여정이 시작된다. 다행이 앙뚜는 티베트사원에서 교육을 받게 되고 스승과 헤어져야 한다. 어린 제자와 노쇠한 스승은 눈도 없는 풀밭에서 고향에서 늘 그랬던 것처럼 친구같이 웃으며 눈싸움을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쓰러지는 우르간, 걱정스레 스승의 얼굴을 보는 앙뚜. 우르간은 울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울었다.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 포스터.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 포스터. ⓒ (주)엣나인필름


전생과 윤회, 그리고 린포체라는 독특한 불교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 영화를 단지 불교의 틀에 가두어 놓고 본다면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인간과 자연, 신비롭고 압도적인 대자연의 풍경, 이별과 슬픔, 젊음과 늙음. 무엇보다 어린 동자승의 성장과 노승의 헌신적인 사랑이 있다.

이 영화는 제14회 밴프산악영화제 대상,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네레이션 대상, 시애틀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등을 수상하고 여러 영화제에도 초청을 받았다.

제작기간 9년, 인도와 티베트를 오가는 3000여㎞의 여정, 말할 수 없이 힘들었을 촬영을 생각하면 문창용 전진 감독에게 그저 경의를 표하고 싶을 뿐이다. 눈덮힌 히말라야 산맥의 위용, 사나운 눈보라 속에서 티베트를 향해 소라 나팔을 부는 장면. 앙뚜를 바라보는 스승의 따뜻한 눈빛, 두 사람이 꽃밭에 앉아 지평선너머를 바라보는 장면. 무엇보다 눈물을 참을 수 없었던 마지막 장면, 이별을 앞두고 우르간이 앙뚜의 품에서 우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스태프들이 통곡을 하면서 촬영했다는 말이 정말 실감되었다. 풍경도 내용도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영화. 지금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무형유산영상축제 다큐멘터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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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과 객창감을 글로 풀어낼 때 나는 행복하다. 꽃잎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 삽상한 가을바람 한 자락, 허리를 굽혀야 보이는 한 송이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날마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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