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관 "정상화,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에 참석해 영화제 정상화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이용관 "정상화,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에 참석해 영화제 정상화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지난 보수 정권을 겪으며 예산이 삭감됐고, 작품 상영으로 인해 여러 간섭과 탄압을 받았던 부산국제영화제가 23회를 맞아 정상화를 강하게 외쳤다.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일 오후 진행된 기자회견 자리엔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참석해 영화제 프로그램 및 진행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핵심은 내실 다지기 및 독립성 확보였다. 이용관 이사장은 "그간 영화제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질문을 받기도 하고, 고견을 듣기도 했다"며 "지난 3월 이사회에서 '비전 2040 특별위원회'라는 걸 구성해서 스터디를 해왔고, 1차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이 위원장은 영화제 직후 중장기 계획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올해 초 지속됐던 영화제 조직 내 공백 기간을 언급했다.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공백 상태가 4개월 간 지속됐는데 부랴부랴 준비해서 칸영화제도 다녀오고 했다"며 "올해 6가지 특징이 있는데 우선은 영화제 정상화의 원년이며 더불어 이후 30회, 40회의 견고한 도약 틀을 다지기 위한 출발의 해"로 삼겠다고 밝혔다.

새로움과 국제성을 강조하며 전 집행위원장은 남포동에서 이전과 다른 다양한 행사, 여러 세계 영화 단체들과의 협업,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이미지 북> 촬영감독의 마스터클래스 섹션 초대, 고 김지석 부위원장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 등을 언급했다. 특히 그간 부산영화제 성장에 공을 세워온 김지석 부위원장 다큐에 대해선 "내년 영화제 상영을 목표로 제작 중"이라 전했다.

무난한 행사 준비, 내부 불통에 대한 소문 인정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 설명하는 전양준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에 참석해 영화제 프로그램 및 진행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 설명하는 전양준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에 참석해 영화제 프로그램 및 진행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전반적으로 주최 측이 준비한 행사는 예년과 비슷한 규모와 수준이었다. 총 79개국, 323편의 영화가 상영되는데 이 중 전 세계 최초 공개인 월드 프리미어는 85편, 해당 국가 외 최초 공개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0편이다. 그간 프리미어 상영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다양한 권역의 작품을 소개한다는 영화제 방침에 맞는 선택이었다.

전 집행위원장은 "부산영화제 초기에 볼 수 있던 중국의 제5, 6세대 감독들의 것같은 작품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여성 감독의 작품도 눈에 띈다. 전체 초청작 중 30프로에 해당하는 약 70여 편의 작품이 여성 감독의 것"이라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다른 세계 영화제에선 일본 영화를 외면하고 있는데 부산은 이와 달리 일본 독립, 주류, 애니메이션을 가리지 않고 두루 볼 수 있게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그밖에도 동남,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작품들도 두루 포함했다는 사실 또한 언급했다.

"게스트 또한 미국 유력 제작자인 제이슨 블룸,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마르첼로 폰테 등이 올해 부산에 처음 방문하며, 그간 부산국제영화제를 꾸준히 찾았던 카모토 신야 감독 등 부산 패밀리 영화인들도 대거 방문할 예정이다. 또 이번 영화제 초청된 국내 배우들 감독, 스태프 분들도 거의 빠짐 없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양준 집행위원장)

현장에선 부산영화제 내부의 소통 문제를 지적하는 질문도 있었다. 김동호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 체재에서 불거진 불협화음, 그리고 서병수 전 부산 시장 등의 외압으로 망가진 이후 영화제 정상화 방안에 대한 이견이 내부적으로도 강했음을 암시하는 질문이었다.

"아시다시피 상처가 깊다는 걸 절감할 수 있었다. 환자가 수술받아야 하는데 의사는 너무 몸이 허약하니 일단 몸을 다스리면서 시간을 갖자고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급하지 않게 시간을 갖고 외부 전문가, 지역 문화 예술인들 얘기를 듣겠다. 앞서 언급한 특별위원회를 통해 우리가 거듭날 방법을 고민하겠다.

일각에서 제기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소통문제는 사실이었다. 개인적 문제 뿐 아니라 산적한 내부 문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과정이다. 또한 지역사회와 전국 관객으로부터 사랑을 더 많이 받기 위한 고민도 하고 있다." (이용관 이사장)

"이사장과의 소통 문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오히려 김동호 전 이사장, 강수연 전 집행위원장과 관계회복이 필요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실제로 김동호 전 이사장님께는 여러 차례 연락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모셔서 부산영화제 질서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전양준 집행위원장)



이나영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인사 드립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뷰티풀 데이즈> 배우 이나영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해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 이나영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인사 드립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뷰티풀 데이즈> 배우 이나영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해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 유성호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주역 윤재호-이나영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뷰티풀 데이즈> 윤재호 감독과 배우 이나영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주역 윤재호-이나영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뷰티풀 데이즈> 윤재호 감독과 배우 이나영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한편 현장엔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뷰티풀 데이즈>의 윤재호 감독과 배우 이나영도 참석했다.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영화 복귀작으로 해당 작품을 선택한 것이 이나영은 "대본을 봤을 때 일단 제가 굉장히 하고 싶던 형식과 캐릭터라 깜짝 놀랐다"며 "비극을 겪었음에도 지지 않고 담담하게 살아가는 캐릭터를 감독님이 잘 표현해주신 것 같아 선택했다"고 답했다.

단편 <히치하이커> 등이 지난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윤재호 감독은 "개막작으로 선정 돼 영광"이라며 "저예산 예술영화지만 많은 분들이 힘을 합쳐서 열심히 만든 작품인 만큼 많은 분들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폐막작은 원화평 감독의 <엽문 외전>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전양준 이나영 윤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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