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부터 무기력하게 패했다. 같은 조에서 1라운드를 치른 팀과는 슈퍼 라운드에서 재대결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안고 가는 1패 때문에 결승에 올라가지 못할 수도 있었다. 기대치가 높은 국민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경기 결과로 매 경기 불안감을 가져왔다.

그러나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1패를 안고 시작한 슈퍼라운드에서 다소 불리한 조건을 한일전에서 5-1 승리를 통해 극복해냈다. 그리고 중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슈퍼라운드 2승 1패를 기록, 대만 그리고 일본과 동일한 승률을 기록하게 됐다.

두 팀 모두 서로와의 경기에서 18이닝 공격 및 수비를 했기 때문에 득점과 실점 차이로만 순위를 가리게 됐다. 그 결과 6득점 3실점(대만 1-2 패, 일본 5-1 승리)으로 득실차 +3을 기록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슈퍼 라운드 1위로 결승전에 진출하게 됐다.

대한민국에게 4점 차 패배를 당하며 가장 불리한 상황이었던 일본은 대만에게 5-0 승리를 거두면서 득실차 +1로 기사회생하며 슈퍼 라운드 2위로 결승 막차를 탔다. 반면 이번 대회 4경기 모두 승리했던 대만은 일본에게 한 경기 패했을 뿐인데, 대한민국 그리고 일본과의 득실차에서 -3이 되는 바람에 슈퍼 라운드 전패를 당한 중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3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레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2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김현수가 7회말 1사 만루 이정후가 친 플라이에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레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2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김현수가 7회말 1사 만루 이정후가 친 플라이에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1패 때문에 광탈했던 2013년 WBC, 이번엔 대만이...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사실 1패 때문에 국제대회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바로 2013년 봄에 있었던 제3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이었다.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은 네덜란드에게 0-5로 대패하는 바람에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야구 인프라가 가장 발달되어 있었다. 게다가 퀴라소 등 네덜란드의 자치령 출신의 뛰어난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나 NPB 등에서 용병으로 활약하는 등 선수 자원도 상당히 훌륭했다. 그러나 충분히 대비를 하지 않았고, 경기 내용에도 열의가 없었던 대한민국 대표팀은 네덜란드에게 너무 큰 점수차로 패했다.

두 번째 경기인 호주와의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승리했지만, 호주와의 경기는 승리가 중요했지 다득점이 의미가 없었다. 네덜란드와 대만 그리고 대한민국이 2승 1패 동률이 되었고, TQB(Team Quality Ballance)라고 하여 이닝 당 평균 득점과 이닝 당 평균 실점의 차이를 계산하는 산출 방식이 있었기 때문에 대만과의 경기에서 간신히 1점 차 승리를 거뒀던 대한민국은 결국 조 3위로 1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대만의 타이중 경기장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타이중 참사라 불리는 이 사례는 5년 반 뒤인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다시 한 번 등장했다. 다만 이번 희생양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대만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첫 경기에서 대한민국에게 1점 차로 간신히 승리했던 대만은 일본에게 5점 차 대패를 당하는 바람에 TQB 환산에서 대한민국과 일본과는 다르게 음수를 기록하면서 결승전 진출에 실패했다.

오히려 슈퍼라운드 2일차 경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제일 불리한 입장은 대한민국에게 4점 차로 패했던 일본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슈퍼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대만에게 5점 차 승리를 거두면서 상황을 뒤집어 엎고, 4전 전승으로 가장 유리한 상황이었던 대만을 탈락시켰다.

대회 첫 경기에서 대한민국을 이기면서 모든 경기를 승리하고 가장 유리한 상황이었던 대만은 객관적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 타선이 2점 밖에 내지 못하면서 결승 진출에 다가섰으나, 후반에 일본이 대만의 불펜을 공략하여 3점을 더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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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대한민국 대표팀은 슈퍼라운드 1위로 결승에 진출하여 홈 어드밴티지까지 확보했다. 프로리그 선수 없이 실업리그 선수들로 출전한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경기에서 전력차가 현저히 드러난 이상, 금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대표팀 구성원을 100% 프로리그 선수들로 구성한 팀은 대한민국 대표팀 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국의 전력은 대만과 1점 차 승부를 펼칠 정도로 많이 성장했으나 아직 대한민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의 전력을 넘지는 못했다. 대만은 수 년 전의 비리 사건으로 인해 프로리그 규모가 4팀으로 대폭 축소된 탓에 예전과 같은 경쟁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전력이 약화된 대만을 상대로 2점이나 실점했던 대한민국의 경기력이 들쑥날쑥했다. 대한민국은 대만의 실업팀 선수를 상대로 1득점(홈런)에 그쳤고, 전력 차가 상당했던 홍콩을 상대로 9회에 10득점하기 이전까지 콜드 게임 조건도 채우지 못했다. 대한민국의 타선이 초반부터 상대 팀을 압도했던 경기는 5회말 15점 차를 만드는 끝내기 타점으로 콜드 게임을 만들었던 인도네시아(개최국) 뿐이었다.

일본은 1라운드에서 중국을 상대로 17-2 콜드 게임을 완성한 적 있었다(일본의 1라운드 3경기 성적 모두 콜드 게임). 그러나 대한민국은 중국을 상대로 15점 차 콜드 게임은 커녕 10점 차 콜드 게임도 완성하지 못했다. 10득점에는 성공했지만, 조금만 신경썼다면 나오지 않았을 실수 때문에 1실점하며 콜드 게임에 실패했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 출전한 일본의 실업리그 선수들은 실업팀에서 활약하며 기량을 쌓다가 프로선수로 전향하는 사례도 있는 수준의 선수들이었다. 사실상 프로리그 2군 선수들의 기량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는 뜻이었다. 그들이 던지는 빠른 공의 속도는 KBO리그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 익숙한 정도였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일본 팀을 상대로는 3회부터 5회까지 3이닝 동안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충분히 적립하며 승기를 굳혔다. 오히려 빠른 공의 속도가 상당히 느렸던 홍콩 팀을 상대로는 3회까지 2득점, 6회까지도 8득점에 그치며 인도네시아를 상대할 때보다도 더 힘들어했다. 물론 밤 경기에 비해 익숙하지 않은 낮 경기 일정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속시원한 경기력은 아니었다.

오히려 1라운드에서 가장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팀은 3경기를 모두 콜드 게임으로 이겼던 일본이었다. 일본은 파키스탄에게 15-0, 중국에게 17-2 그리고 태국에게는 무려 24-0이라는 무시무시한 득점 가공 능력을 선보였다. 대한민국에게 패했지만 대한민국 선수들은 KBO리그 1군 주축 선수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부진 선수들, 결승전에서 살아나야

첫 경기에 패했지만 경기력이 조금씩 올라오며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그래도 어떻게 결승전까지는 올라왔다. 그러나 매 경기 타선이 고르게 터진 것도 아니었고, 경기력이 꾸준히 유지되는 선수도 몇 없었다.

김하성(넥센 히어로즈), 오지환(LG 트윈스), 정우람(한화 이글스) 등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장염이 걸리는 바람에 고생하느라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한 날도 있었다. 이 때문에 3루수였던 황재균(kt 위즈)이 유격수나 2루수로, 2루수였던 안치홍(KIA 타이거즈)이 3루수로 출전하기도 했으며 1루수였던 박병호(넥센 히어로즈)가 3루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그나마 황재균이나 안치홍 그리고 박병호는 각각 유격수나 3루수 등으로 출전해 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안치홍이 상대 팀 투수가 던진 공에 맞고 교체되었을 때 마땅한 대주자 요원이 없어서 포수 자원을 대주자로 썼고, 이 때문에 포수를 보던 양의지가 1루수로 출전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다른 타자들이 홍콩을 상대로 대량 득점을 하는 동안 주장 김현수(LG 트윈스)와 손아섭(롯데 자이언츠)은 안타를 날리지 못했다. 다만 김현수와 손아섭은 각자 소속 팀에서 휴식이 적은 편으로 거의 풀 타임을 출전했던 탓에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이긴 했다. 하지만 김현수(4년 115억)와 손아섭(4년 98억)이 대표팀 선수들 중 몸값이 가장 비싼 선수들이었다는 점에서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박병호의 경우도 1라운드에서 타격이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으나, 슈퍼라운드를 치르면서 대형 홈런을 하나씩 날리는 등 점점 타격감이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손아섭도 중국과의 경기에서 3안타 경기를 만들면서 무안타 부담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논란의 멤버, 오지환과 박해민의 기여도는?

군경 팀 입대 연령을 넘기면서까지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 합류했던 오지환과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은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나 시선을 긍정적으로 돌릴 정도의 활약은 아니었다. 출전 빈도가 낮았던 박해민은 그래도 출전한 경기에서 자신의 특기인 주루 플레이 등을 활용해 득점할 정도였고, 오지환도 출전한 경기에서 팀 타선에 힘을 보태기는 했다.

그러나 오지환은 중국과의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콜드 게임으로 경기를 일찍 끝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오지환은 중국과의 경기에서 8-0으로 앞서던 7회초 수비 실책으로 인하여 중국에게 한 점을 헌납했다.

이 때문에 8점차는 7점차로 줄어들었는데, 바로 이어진 7회말 팀이 10-1로 앞서던 2사 만루 상황에서 오지환에게 기회가 왔다. 그러나 타석에 등장한 오지환은 6구 대결 끝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며 콜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끝내기 점수를 만들지 못했다.

물론 수비 실책이나 타석에서의 삼진은 경기를 치르다 보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당시 경기에서의 7회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10점 차 콜드 게임을 만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지환의 실책과 삼진이 유난히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당사자가 다른 선수도 아니고 이미 일거수 일투족이 주목을 받고 있는 오지환이었기 때문에 그 순간이 더 많이 기억에 남게 됐다.

중국과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선발투수 임기영(KIA 타이거즈)이 6.1이닝 1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로 이번 대회에서 단일 경기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그나마 결승전을 대비하여 선발투수가 호투해 준 덕분에 불펜 소모를 최소화한 점은 다행이었다.

슈퍼라운드에서 2경기 연투를 한 함덕주(두산 베어스)가 결승전까지 3경기 연투를 하게 되면 선수 보호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함덕주가 결승전에서 등판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에게 너무 많은 이닝을 맡길 수 없는 만큼 투타에서 다른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일단 이번 대회 첫 경기에 등판했던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5일 휴식 후 결승전 선발 등판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그리고 다른 투수들은 6.1이닝을 던진 임기영과 팔꿈치 통증이 있는 최원태(넥센 히어로즈) 등을 제외하면 모두 불펜에서 대기할 예정이다.

대회 마지막 경기로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것은 대표팀 선수들 모두에게 중요한 요소다. 특히 금메달을 획득하면 예술체육요원으로서의 병역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7명의 미필 선수들에게는 더욱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9월 1일(한국 시각) 저녁에 열리는 야구 결승전도 한일전이지만, 조금 늦게 시작되는 남자축구 결승전도 한일전이 되면서 큰 주목을 받게 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대표팀이 아시안 게임 여정의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하며 뜻있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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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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