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춤추는 뮤지컬 <록키호러쇼>, 영화도 있다
 
 뮤지컬 <록키호러쇼>의 한 장면.

뮤지컬 <록키호러쇼>의 한 장면.ⓒ 알앤디웍스


뮤지컬 <록키호러쇼>가 1년 만에 다시 돌아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공연 도중 관객들과 배우들이 함께 춤추는 '콜백(call back)'으로 유명한 신나는 뮤지컬이다. 이번 여름을 시원하게 만든 이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전설의 컬트 영화 한 편이 있다. 바로 '록키호러픽쳐쇼'.

뮤지컬<록키호러쇼>와 이야기, 노래 모두 동일하면서도 영화만의 매력도 넘쳐난다. 원작 뮤지컬이 1973년 초연하고 이후 감독 짐 샤먼, 주연 팀 커리로 영화화했다. "지금도 전 세계 어디에선가 상영 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랜 인기를 끌고 있는 <록키호러픽쳐쇼>의 역사는 심야 상영관에서 시작한다.

바로 흥행했던 뮤지컬과 달리 영화는 혹평을 받으며 당시 망해가던 영화를 틀던 심야 상영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판타지, 호러, 코미디, 퀴어, SF가 섞인 신기한 영화가 있다'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재관람을 하고 영화 속 캐릭터와 똑같은 옷차림을 하는 등 컬트 문화를 만들어내며 영화를 즐겼다.

양성애자 외계인 과학자 프랑큰 퍼터

영화를 보면 '파격', '섹시', '화려', '호러', '과감', '끔찍'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트랜스섹슈얼 행성에서 온 외계인들의 성에서 펼져지는 이야기인데, 그 중 복장도착자 양성애자 프랑큰 퍼터가 성의 주인이다.

 자넷과 브래드 커플이 외계인들의 성으로 들어와 놀라고 있다.

자넷과 브래드 커플이 외계인들의 성으로 들어와 놀라고 있다.ⓒ (주)피터팬픽쳐스


천둥이 치고 비가 쏟아지던 밤, 성에 용감한 인간 커플이 찾아온다. 여행을 가던 중 자동차 타이어에 펑크가 났다며 전화를 좀 쓸 수 있겠냐는 자넷과 브래드. 그런데 들어오는 건 자유더라도 나갈 땐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외계인들이 득실거리는 기괴한 성에서 자넷과 브래드가 보내는 하룻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프랑큰 퍼터. 뭔가 익숙한 이름이다. 극 중 노래에 나오는 '프랑켄슈타인의 성'이라는 단어에서 더 확실해지는데,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생명 창조 모티브에서 가져왔다. 프랑큰 퍼터는 본인의 이상형인 금발의 근육질의 인조인간을 만들어낸다.

이외에도 오프닝 노래 'Science Fiction'에 나오는 '인류 최후의 날', '킹콩', '플래시 고든' 등의 단어는 당시 유행하던 SF 영화에서 따왔다. 이런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은 '문화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된다'는 것이다. 당시 SF영화 감성 등을 모르면 이해를 못하지만 공부하면 얼마든지 파악 가능하다. <록키호러픽쳐쇼>에는 이런 요소들이 많다. 모든 씬, 노래 가사, 미장센 등 알수록 너무 많아서 복잡할 지경이다.

그 중에서 풍자적인 내용들도 담겨있다. 원래 공포 영화를 보면 당시 사회가 어떤 걸 억압했는지 알 수 있는데, 억압된 대상들은 몬스터, 동성애자. 외계인, 귀신, 외국인, 공산주의 등으로 다양하며, 극 중 다수는 이런 소수들을 없애거나 동화시키려고 했다. 이 영화는 외계인과 소수의 성을 앞세워 욕망대로 솔직하게 움직이는 외계인들을 표현했다.

천지창조, 모나리자, 지구를 들고 있는 아틀라스 등 고전 예술 작품들을 화면 곳곳에 숨겨두면서 영화 이미지와 대조적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이런 고전만 예술이 아니라고 비꼬기도 한다. 자넷과 브래드의 차 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대통령 사임 연설 소식은 정치적인 풍자까지 포함한다.

 영화 <록키호러픽쳐스>의 한 장면. 성의 주인 프랑큰 퍼터와 그의 하인 외계인들이다.

영화 <록키호러픽쳐스>의 한 장면. 성의 주인 프랑큰 퍼터와 그의 하인 외계인들이다.ⓒ (주)피터팬픽쳐스


영화가 개봉하던 당시는 클램락이 쇠퇴하고 펑크가 시작되던 중간 시점이었다. 이는 극 중 1950년대 문화를 상징하는 배달부 에디를 1970년대 쾌락주의를 상징하는 프랑큰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없애버리는 씬에서 표현됐다.

영화는 비주얼적으로 정말 화려하며 충격적이다. 진한 메이크업, 원색 의상, 프랑큰 퍼터의 가터벨트, 코르셋 등 의상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 잡는다. 다음으로는 기괴한 모습의 성, 외계인들의 광선검, 실험실 등 무대 세트가 감탄을 자아낸다. 이러한 화려함은 클로즈업을 통해 표현됐다. 화면 가득 줌을 당기는 걸 '익스트림 클로즈업'이라고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주로 익스크림 클로즈업으로 인물의 표정을 잡았다. 프랑큰이 가장 많이 잡히는데 도덕적 관념도 없고 욕망으로만 가득 찬 캐릭터에 관객들이 놀라게 만들기도 하고 동화되도록 하기도 한다. 가끔은 인물들이 카메라를 통해 관객 쪽으로 시선을 맞추며 긴장감을 더한다.

춤이 저절로 나오는 노래들, 잊지 못할 팀 커리의 프랑큰 퍼터

<록키호러픽쳐쇼>가 매력적인 가장 큰 이유는 신나는 안무와 노래들이다. 이 영화의 전부라 할 수 있는 '타임워프 댄스'에서는 외계인들과 구경꾼들이 함께 흥겹게 추고, 프랑큰 퍼터가 등장해서 망토를 벗어 던진다. 프랑큰이 첫 등장해서 망토를 벗는 장면은 묘한 희열이 느껴진다. 메두사의 저주로 인간들을 돌로 만든 뒤 욕망을 일깨우는 'Floor Show'는 영화로 넘어와서 더 생동감을 찾았다. 아무래도 이런 판타지스러운 효과들은 무대보다는 영화에서 더 실감나기 마련이다.

 영화 <록키호러픽쳐쇼>에서 프랑큰 퍼터 역을 맡은 '팀 커리'다.

영화 <록키호러픽쳐쇼>에서 프랑큰 퍼터 역을 맡은 '팀 커리'다.ⓒ (주)피터팬픽쳐스


뮤지컬의 매력은 '순간의 예술'이라는 점이다. 반면 영화의 매력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똑같은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1970년대에 태어나지 않은 나는 프랑큰 퍼터를 연기한 팀 커리의 젊은 시절 모습을 영화가 아니었다면 절대 몰랐을 거다. 계속해서 공연되는 뮤지컬 <록키호러쇼> 덕분에 앞으로 수많은 프랑큰 퍼터를 만날 테지만, 아마 변치 않는 모습으로 기억될 유일한 프랑큰 퍼터는 팀 커리일 것이다.

<록키호러픽쳐쇼>는 아주 특이한 영화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계속 돌려보고 싫어하는 사람들은 끝까지 보지도 않는다. 이러한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서 함께 즐기고 따라하는 것. 생각만 해도 멋있지 않은가? 우리는 누구나 욕망이 있지만 다들 평상시에 프랑큰 퍼터처럼 드러내고 다니지는 않는다. 그 욕구를 대신 충족시키는 영화가 바로 <록키호려픽쳐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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