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이 방영중인 < 프로듀스48 >.  이전 시즌 대비 시청률 및 화제성 모두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Mnet <프로듀스48> 포스터.ⓒ CJ ENM


Mnet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이 마지막 생방송만을 앞두고 있다. 이 시점에서 일본에서 이 프로그램의 흥행 여부를 따진다면 일단 대성공으로 보인다. 물론 지나가는 일본인 아무나 붙잡고 <프로듀스48>을 아냐고 묻는다면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 정도의 붐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일본에서 별 인기 없어요'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돌에 관심 있는 일본인, 특히 어린 1020세대들에겐 최근 가장 화제가 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인기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수치가 일본의 시청열 지수이다. 온라인 상에서의 화제성을 평가하는 이 지표에서 <프로듀스48>은 일본에서 방송되는 모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중 주간랭킹 10위 안에 꾸준히 랭크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방송 당일이나 방송이 끝난 주말은 일간 랭킹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지난 27일 방송에서도 니혼TV에서 매년 특집으로 방송하는 < 24시간 테레비 >에 이어 <프로듀스48>이 2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일본 온라인상에서 <프로듀스48>에 대한 관심은 엄청나다. 지상파도 아닌 유료 채널에서 방송되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반향을 일으킨다는 건 그야말로 엄청난 사건이라고 불릴 만한 현상이다.

이외에도 <프로듀스48>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는 지표는 많다. 일본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5채널'의 <프로듀스48> 관련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 숫자만 봐도 화제성을 알 수 있다. 방송 석 달 만에 <프로듀스48> '스레'(작성글 1000개 단위의 게시판)가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AKB48 양쪽을 합쳐 29일 기준으로 무려 236개에 달한다. 23만6천여 개의 글이 작성됐다는 얘기다. 일본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스레가 1년 넘는 활동기간 동안 135개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프로듀스48>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규모, 수많은 카메라, 화려한 무대세트 눈길 갈 수밖에

8월25일 야후 재팬 검색 키워드 랭킹 방송 직후인 지난 25일 새벽 3시경 야후의 검색 키워드 상황. 6위로 랭크인된 타케우치 미유를 비롯해 윤진, 나영, 해윤, 미야자키 미호, 프듀, 김시현, 왕이런, 미야와키 사쿠라 등 관련 검색어가 랭크인 되어 있다

▲ 8월25일 야후 재팬 검색 키워드 랭킹방송 직후인 지난 25일 새벽 3시경 야후의 검색 키워드 상황. 6위로 랭크인된 타케우치 미유를 비롯해 윤진, 나영, 해윤, 미야자키 미호, 프듀, 김시현, 왕이런, 미야와키 사쿠라 등 관련 검색어가 랭크인 되어 있다ⓒ 야후 재팬 화면 갈무리


방송이 끝나면 일본의 대표적 포털 사이트인 '야후 재팬'은 <프로듀스48> 관련 검색어로 도배된다. 27일 방송이 끝나고 1시간 후, 오전 3시경 야후 재팬 실시간 검색어 20위 안에 <프로듀스48> 관련 검색어가 11개를 차지했다. 27일 방송된 3차 순위발표식에서 1위를 차지한 미야와키 사쿠라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달라진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얘기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30, 40대 중년 팬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길거리에서 어린 학생들이 자신을 보고 <프로듀스48>에 나온 사람이라고 수근거린다"며 팬층이 다양해졌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왜 일본인들은 <프로듀스48>에 열광하는 걸까. 가장 먼저 일본 예능에서 볼 수 없는 엄청난 규모를 꼽을 수 있다. 방송 초기 5채널 일본 커뮤니티나 SNS에서는 일본에서 현재 방영되고 있는 TBS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라스트 아이돌>과 비교하는 반응들이 많았다. 규모 면에서 일단 <프로듀스48>과 <라스트 아이돌>은 비교불가다. 참가자 수나 무대장치, 카메라 수 등 일본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상상할 수 없는 규모로 펼쳐지는 <프로듀스48>에 일단 눈이 갈 수밖에 없다.

<프로듀스48>에 참가했다가 하차한 일본인 참가자 중 최고 인기 멤버이자 최장 경력 11년 차의 마츠이 쥬리나는 '내꺼야' 무대 녹화 당시 방송에서 "이렇게 큰 규모의 무대장치와 이렇게 많은 카메라 앞에 서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에서 호평 받는 것은 경연 무대의 퀄리티다. 한국에선 "시즌1, 2에 비해 연습생들의 실력이 떨어진다"며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오히려 일본에선 "저 정도 실력인데 왜 아직도 데뷔하지 못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더 많다. 무대 세트나 조명의 퀄리티도 대표적인 일본의 음악방송 프로그램인 <뮤직스테이션>과 비교하며 "도대체 예산을 얼마나 투입하는 거냐"며 놀라워 한다.

가장 큰 인기 요인은 역시 방송의 재미다. <프로듀스> 시리즈가 처음 시작했을 때, 일본 'AKB48' 표절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만큼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아이돌의 표본인 AKB48 시스템과 <프로듀스48>의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는 일본인의 취향에 상당히 근접한 포맷이다. 자신이 응원하는 무명의 연습생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투표로 인해 연습생들이 인기 그룹의 멤버로 발탁되는 AKB의 성장형 서사가 <프로듀스> 시리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기에 한국적인 서바이벌 형식이 가미돼 재미와 감동이 극대화되고 있는 것이다.

탈락한 한국 연습생에 대한 아쉬움부터 자막 비판까지

 일본 유료 케이블 채널 BS스카파에서 방영 중인 <프로듀스48>의 한 장면.

일본 유료 케이블 채널 BS스카파에서 방영 중인 <프로듀스48>의 한 장면. "음악이 시작됐으면 좀 더 해라. 아직 가사를 못 외운 것, ㅍㅊㅌ 중간을 불렀다"는 내용.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번역이다.ⓒ Mnet


방송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아쉽게 탈락한 한국 연습생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서운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본 참가자의 경우 탈락하더라도 여전히 일본 아이돌 멤버이기에 일본에서 계속 활동하겠지만, 한국 연습생들은 탈락하면 방송에서 더 이상 볼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악마의 편집'이나 분량 배분의 문제에 대한 비판도 있다. 특히 일본어 자막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된다. 일본 유료 케이블 채널 BS스카파에서 방송 중인 <프로듀스48>의 자막이 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방송 회차가 진행될수록 조금 나아지고 있으나, 나중에라도 제대로 된 자막을 제작해 달라는 목소리가 많다.

일부 혐한 성향의 누리꾼들의 비난도 여전하다. 초반에 비하면 많이 줄어들었지만 말이다. SNS나 일본 커뮤니티 등에서 위안부 배지를 달았던 한국인 연습생에 대해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앞서 드라마, 영화, 음악 등 여러 분야에서 한류 콘텐츠가 상당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한국 예능 프로그램은 아직까지 일본에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프로듀스48>의 성과는 긍정적인 신호다. 또한 기존의 K팝 팬층 이외에 한국 문화에 거부감이 많았던 중장년층 남성들에게도 K팝을 어필할 수 있었던 점도 이번 기획의 가장 큰 수혜라고 할 수 있겠다.

오는 31일 생방송에서 최종 데뷔 12명의 선발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국, 일본 양국에서 사랑받는 새로운 걸그룹의 탄생을 기대하며 K팝과 예능 프로그램이 일본에서 더 큰 사랑을 받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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