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임신했니?"
"저 임신해도 되나요?"
"아니 너 자르려고."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직장 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기 시작됐다. 한 상사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옷을 들춰보면서 임신했냐고 물어봤고 상사가 합방 날짜를 정해준다는 소문도 돌았다. 여성 직원들에게 임신은 마치 죄 같았다.

엄마가 된 이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동안 겪어온 일들에 대한 분노를 함께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헌정 사상 최초로 임기 중에 출산한 국회의원 장하나씨는 출산 사실을 숨겼던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정치하는 엄마들'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많은 엄마들이 공감하며 함께하기 시작했다. <SBS 스페셜> '앵그리맘의 반격'에서는 이들이 나오게 된 현실에 대해서 보여주었다.

맘고리즘의 굴레
 맘고리즘,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다는 출산과 육아의 굴레라고 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여성이 살아가는 동안 계속 육아를 담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업주부이든 워킹맘이든. 입력값은 달라도 생애의 패턴은 비슷했다.

맘고리즘,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다는 출산과 육아의 굴레라고 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여성이 살아가는 동안 계속 육아를 담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업주부이든 워킹맘이든. 입력값은 달라도 생애의 패턴은 비슷했다. ⓒ SBS


맘고리즘,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다는 출산과 육아의 굴레라고 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여성이 살아가는 동안 계속 육아를 담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업주부이든 워킹맘이든. 입력값은 달라도 생애의 패턴은 비슷했다.

많은 여성들은 이전에 어떻게 살아왔든지,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임신을 하면서 첫 번째 난관에 봉착한다. 바로 주변의 눈치다. 회사를 들어가기 전부터 쏟아지는 임신에 대한 경고는 임신을 하면서 더욱 본격화 된다. 마치 회사에 죄를 짓고 있는 것처럼.

그래도 어쩌겠는가. 아이는 낳을 수밖에. 남편들의 응원과 함께 출산을 한 여성들은 두 번째 난관과 마주한다. 바로 독박육아다. 남편은 회사일이 바쁘다며 오질 않고, 집안 일은 쌓이고 아이는 울음을 멈추지 않으니 제대로 쉴 시간도 없다. 이제 출산도 했으니 일터로 복귀하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아이가 눈에 자꾸 걸린다.

이때부터 부모의 '부모들'의 두 번째 육아 인생이 시작된다. 부인이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한 가정은 둘 모두 야근이 잦아서 양쪽 조부모가 함께 아이를 돌봐주고 있다. 내 아이를 키우고 결혼시키면 육아가 끝난 줄 알았는데... 맘고리즘은 끝난 게 아니었다.

아이를 맡긴 엄마들은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부당한 대우들은 계속 이어졌고 '애 엄마라서 그렇다'는 말이 싫어서 열심히 하면 "독하다"는 말이 돌아왔다. 집에만 있어야 했던 어머니처럼은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어느새 모습이 닮아가는 것 같다.

당연한 권리인 육아휴직을 쓴 것뿐인데, 왜 엄마들에게만 안 좋은 일들이 생기는 걸까. 회사는 연봉을 1500만 원이나 낮추자고 하기도 하고 당사자에겐 의사도 묻지 않고 마음대로 부서를 변경한 뒤 그래도 복직을 할 것이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출산율을 높이고 싶다면
 국회의사당에 아이를 데리고 오고, 심지어 모유 수유까지 하고 있는 외국의 모습을 보면서 장하나 의원은 출산 사실을 당당히 말하지 못했던 자신을 후회했다.

국회의사당에 아이를 데리고 오고, 심지어 모유 수유까지 하고 있는 외국의 모습을 보면서 장하나 의원은 출산 사실을 당당히 말하지 못했던 자신을 후회했다. ⓒ SBS


결혼은 둘이서 하는 것인데, 출산도 둘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인데, 어쩐지 여자들에게만 부당한 압박들이 이어진다. 나름대로 아빠들도 육아를 나눠서 한다고는 하지만 육아와 아빠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직장과 육아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지는 것은 자꾸만 엄마들이다.

물론 정부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SBS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들이 실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봤다. 야간, 공휴일 상관 없이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만큼 이용할 수 있다는 돌봄 서비스라고 홍보를 하지만, 도움 받을 수 있는 곳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당장은 어렵다는 말과 자리가 없다는 말들... 담당 구청도 방법이 없다고 한다. 이쯤 되니 실효성이 의심된다.

제작진은 저출산에 관심이 많다는 국회의원도 찾아가 봤다. 세 가지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국회의원은 자신 있게 첫 번째 법에 대해 설명한다. 부모들의 육아부담 뿐 아니라 가사 부담까지 덜어주는 법이라고 한다. 이미 관련된 서비스를 나라에서 제공하고 있다고 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렇다면 두 번째 법은 어떨까. 아이들을 돌봐주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노인 수당을 주는 내용이라고 한다. 글쎄 이것도 최선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꽤 많은 예산을 투자했다고 한다. 그런데 젊은이들은 아이를 안 낳고 싶다고 한다. 아니 낳을 수 없다고 한다. 예산의 사용 내역을 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저출산 관련 내용은 나오지 않는 저출산 광고판, 생일인 직원과의 간담회, 오카리나 교실까지... 예산의 일부가 저출산과는 관련 없어 보이는 것들에 사용되고 있었다. 

국회의사당에 아이를 데리고 오고, 심지어 모유 수유까지 하고 있는 외국의 모습을 보면서 장하나 의원은 출산 사실을 당당히 말하지 못했던 자신을 후회했다. 오히려 독박 육아 등의 문제를 부딪치고 목소리를 냈어야 하는데 하면서. 그래서 그녀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그녀가 남긴 글을 시작으로 '정치하는 엄마' 모임이 시작됐다. 이제 시작이라고 한다. 사회를 변화시킬 그녀들의 움직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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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꿈꾸고 있습니다. 글로 대화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언젠가 제 책을 만날 날 올 수 있을까요? 오늘도 전 글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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