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방영된 JTBC < 히든싱어 >에서 양희은은 매 라운드 큰 어려움 없이 경연을 치르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9일 방영된 JTBC < 히든싱어 >에서 양희은은 매 라운드 큰 어려움 없이 경연을 치르며 우승을 차지했다.ⓒ JTBC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예전만 해도 통기타(어쿠스틱 기타)를 처음 배울 때 거쳐야 하는 필수 연습곡들에는 '아침이슬',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등이 포함되곤 했었다.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코드로 구성된 데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를 지닌 이 곡들은 "노래라는 것은 받아서 되불러주는 사람의 것이다"(지난 19일 <히든싱어> 중에서)라는 양희은의 말처럼 40여년 세월이 지난 지금도 많은 이들이 즐겨 듣고 따라부르는 명곡이 되었다.

지난 19일 방영된 <히든싱어>는 이 곡들의 주인공이자 데뷔 48년째를 맞은 양희은이 왜, 그리고 어떻게 '레전드 가수'로 평가받고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해낸 시간이었다.

그동안 <히든싱어>에 출연한 여타 가수들과 달리 양희은은 매 라운드 이렇다할 탈락 위기 한 번 겪지 않고 압도적인 점수차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중음역대 위주의, 잔기교가 배제된 특유의 창법은 많은 사람들이 성대모사를 통해 따라할 만큼 고유의 색깔을 지닌다. 하지만 원조가 지닌 특유의 맛은 누구도 흉내내진 못했다.

세월이 쌓아간 두터운 소리의 질감은 48년 전 '아침이슬'을 부를 때와는 달라졌지만 깊이가 더해졌을 뿐만 아니라, 생동감은 여전해 손쉽게 관객들과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방송 당일 공개된 신곡 '늘 그대'에서도 양희은 고유의 목소리는 무덤덤하하고 절제된 감성을 담으며 말로 표현하기 힘든 뭉클함을 전해줬다. 후배 성시경(보컬+작곡), 심현보(작사)의 힘을 빌려 만든 이 곡은 그동안 그녀가 해왔던 기존 양희은표 음악에 2000년대 발라드의 감성을 더해 사랑의 쓸쓸함을 감정을 담아낸다.

아이돌 틈바구니 속 개인 방송 채널 개설

 최근 양희은은 주로 아이돌 그룹들의 팬 소통 수단으로 사용되는 V라이브 채널(`왓추어네임`)을 개설해 놀라움을 안겨줬다.

최근 양희은은 주로 아이돌 그룹들의 팬 소통 수단으로 사용되는 V라이브 채널(`왓추어네임`)을 개설해 놀라움을 안겨줬다.ⓒ 네이버


얼마전 양희은은 색다른 도전 하나를 감행했다. 인기 아이돌 그룹들의 필수 홍보 수단인 네이버 'V 라이브' 채널을 개설한 것. 이 계정의 이름은 '왓추어네임?'이다.

과거 각종 방송 출연에서 툭 내던지던 그녀의 단골 멘트 "너 이름이 뭐니?"을 영문으로 만들어 붙인 이 개인 채널은 얼마전 아이슬랜드 현지 생방송을 시작으로 신곡 티저 영상 등을 담으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1020 사용자들이 많은 해당 서비스 특성상 아직 영상 조회수는 각각 몇 백~1천회 정도의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을 거부감 없이 수용하면서 그 속에 과감히 뛰어 들었다는 점에서 나름 큰 의미를 부여 할 만하다.

<월간 윤종신> 같은 인지도나 화제성은 없지만 양희은 역시 지난 2014년부터 꾸준히 시리즈 형태로 신곡들을 공개하고 있다. <뜻밖의 만남>이란 이름으로 발표되는 이 기획은 악동뮤지션, 이적, 윤종신, 강승원 등 세대를 초월한 후배들과의 콜라보로 진행된다.

 지난 2014년부터 발표된 시리즈 싱글 < 뜻밖의 만남 > 표지.  성시경, 윤종신, 악동뮤지션 등 세대를 초월한 음악 후배들을 대거 초빙해 제작된다.

지난 2014년부터 발표된 시리즈 싱글 < 뜻밖의 만남 > 표지. 성시경, 윤종신, 악동뮤지션 등 세대를 초월한 음악 후배들을 대거 초빙해 제작된다.ⓒ 옹달샘


특히 지난 2015년 5월에 발표한 '엄마가 딸에게'(김창기 작사/곡)는 인기 순위에 든 적조차 없었지만 평범한 일상 속 엄마와 딸 사이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면서 입소문이 만든 명곡으로 평가 받는다.

뜬구름 잡기 또는 아무말 대잔치 급의 일부 요즘 가요들과는 격을 달리하는 본인 혹은 후배들이 쓰는 생활 체험형 가사들 역시 이들 노래의 생명력을 더해줬다.

동년배의 7080시절 가수들이 그저 과거의 틀에 얽매인 답습 수준의 신작을 내놓는 게 흔한데 반해서 양희은 만큼은 달랐다. 자신이 잘 하는 발라드 혹은 포크 음악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녹음에 참여한 후배들의 다양한 장르를 적절히 녹여낸다.

비록 <히든싱어>가 화제가 된 덕분이지만 성시경이 만든 신곡 '늘 그대'는 66살 노장 음악인의 노래로는 이례적으로 공개 이후 주요 음원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음악을 만들어온 그녀의 노력은 이렇게 뒤늦게나마 결실을 맺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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