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전북 현대는 8월 들어 이재성의 유럽리그 이적, 송범근, 김민재의 아시안게임 차출로 팀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 지난 8월 5일 경남전 패배를 비롯해 지난 주중 포항과의 경기에선 무려 5골을 허용하며 2-5의 패배를 기록하는 등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반해 FC서울은 FA컵 16강에서 탈락했지만 8월 4일 제주전을 시작으로 지난 15일 수원과의 슈퍼매치까지 리그 3연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단숨에 6위로 리그 순위를 끌어올리며 상위 스플릿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 수원과의 슈퍼매치는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를 거뒀던 터라 팀 분위기는 더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번개같은 역습으로 동점골 넣은 고요한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크 1'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 서울 고요한이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번개같은 역습으로 동점골 넣은 고요한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크 1'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 서울 고요한이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이었기에 전북과 상대하는 서울에겐 이번 경기가 전북의 발목을 잡을 절호의 기회일 수 있었다. 최근 두 팀의 분위기가 다른 데다 '전북에게 3번은 질 수 없다'는 절박함이 서울에게 통한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부딪힌 두 팀의 경기는 전북의 2-0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이 경기에서 서울과 전북 두 팀의 전력 차이만 더 드러나고 말았다.

전북 승리의 원동력, '피지컬'과 '미드필드 싸움의 승리'

서울을 상대한 전북의 공격루트는 김신욱을 이용한 포스트플레이였다. 단조로울 수도 있었지만 김신욱이 제공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다면 서울에게 큰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공격루트였다. 실제로 김신욱은 서울과의 경기에서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 싸움에서 서울의 김동우-김원균 두 센터백보다 우위를 점했고, 안정적인 볼 트래핑을 바탕으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이 외에도 전북은 전체적으로 피지컬 싸움에서 서울에 우위를 점했다. 적극적인 몸싸움을 통해 제공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것은 물론이고 세컨볼 싸움에서도 전북의 우위였다. 이는 수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는데 서울의 원톱으로 출전한 마티치는 경기 내내 전북의 홍정호-최보경 두 센터백과의 몸싸움에서 밀리며 전반 초반 골대를 강타한 슈팅 외엔 찬스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김신욱의 세리머니 6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경기. 전북 김신욱(왼쪽)이 득점을 올리고 기뻐하고 있다. 2018.3.6

전북 현대의 김신욱 선수(왼쪽)ⓒ 연합뉴스


피지컬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자 전북이 미드필드에서의 주도권을 가져오게 되었다. 임선영-손준호-정혁이 포진한 중원은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서울의 미드필더 라인을 압도하며 전북 공격의 물꼬를 트게 만들었다. 전방에서 김신욱이 제공권을 이용한 포스트플레이와 안정적인 볼 트래핑으로 공격의 물꼬를 트는 가운데 전북의 중원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전북의 공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세컨볼 싸움에서 전북의 미드필더 라인은 서울에게 우위를 결코 내주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었다.

전북 미드필더진의 강력한 압박에 서울의 중원은 제대로 힘을 쓸 수 없었다. 상대의 압박에 허둥대다 패스 미스가 이어졌고 부정확한 볼트래핑, 안정적이지 못한 경기운영 등이 나타나며 찬스를 만드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서울의 중원은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신진호가 교체아웃 될 정도로 전북과의 중원 싸움에서 완패를 당했다.

두 번째 실점도 전북의 강력한 압박에 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실점으로 이어진 경우다. 교체로 출전한 윤승원은 상대의 압박에 패스 길을 찾지 못하다 실수를 범했고 이를 손준호가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전체적인 경기는 지난 5월 20일 벌어진 경기와 흡사한 면이 많었다. 당시에도 이재성의 결승골이 VAR 판독을 통해 득점으로 인정돼 결승 골이 되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최보경의 결승골이 VAR을 통해 온사이드 판정이 나면서 득점으로 인정됐다. 여기에 지난 5월 20일 경기에서도 전북은 중원싸움에서 승리를 바탕으로 경기를 가져갔었는데 이번 경기 역시 중원싸움에서 승리한 전북이 경기 결과에서도 승리했다.

올시즌 확연히 차이 드러나는 서울과 전북

2010년대 들어 K리그의 새로운 빅매치로 떠오른 매치업은 서울과 전북의 경기다. 2010년대 들어 2013년 포항스틸러스의 우승을 제외하곤 우승을 나눠 했던 두 팀의 경기는 매 경기 치열한 승부를 펼치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승부를 펼쳤다.

상대전적 측면에서도 전북이 서울을 상대로 리그에서 3승 1패를 거뒀던 2016년을 제외하곤 엇비슷한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2016년과 2017년엔 전북이 상대전적에서 서울에 앞섰다곤 했다(2016년 3승 1패, 2017년 2승 1무 1패). 하지만 서울도 전북을 상대로 결코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고비 때마다 전북의 발목을 잡았던 전례가 있다. 실제로 2016년 서울이 전북을 상대로 리그에서 거둔 1승은 서울의 리그 우승으로 이어진 승리였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전북과 서울 두 팀의 차이는 눈에 띄게 차이 나는 모습이다. 상대전적은 둘째 치더라도 서울이 과거와 다르게 전북을 상대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들 수 있다.

지난 3월 1차전에선 종료 직전 김성준이 만회골을 터뜨리며 1-2로 패했지만 이 당시에는 시즌 초반이다 보니 서로간의 팀 전력이 완전치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5월 20일 서울과 전북의 경기에서 4-0이란 스코어로 승리할 정도로 전북은 상당히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물론 이 경기도 서울이 황선홍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자진사퇴하는 데다 신진호의 퇴장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했지만 홈에서 0-4 패배는 굴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19일 열린 서울과 전북의 매치업에서도 두 팀의 전력 차이는 눈에 띄게 드러났다.

무엇보다 선수 개개인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는 모습이다. 과거 서울과 전북의 경기에서 서울이 패하더라도 전북이 끝까지 안심할 수 없었던 데는 빼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서울에 즐비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올시즌 서울은 전북이 서울을 상대로 끝까지 안심할 수 없게 만들었던 그 저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 불과 1년 사이 데얀, 윤일록, 오스마르, 주세종, 이명주 등 팀 전력의 중심이었던 선수들이 군 입대와 이적으로 대거 팀을 떠났다. 그런 데다 실패로 귀결된 리빌딩 작업, 퀄리티가 현저히 떨어지는 용병의 기량등이 맞물리면서 서울의 전력은 중위권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전북과의 전력 차이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용병간의 대결에서도 극명하게 두 팀이 엇갈렸는데, 서울의 마티치와 에반드로가 경기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전북의 로페즈는 왼쪽 측면에서 서울의 오른쪽 측면을 흔드는 등 날카로운 드리블로 서울의 수비진을 뚫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벤치 싸움 부분에서도 서울의 교체카드는 상당히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반해 전북은 벤치가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지난 5월 경기에서도 드러났는데 서울이 박희성, 에반드로, 김한길을 투입할 때 전북은 이재성, 이동국 등을 교체로 투입하며 후반전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 바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서울은 0-2로 패배했지만, 이마저도 양한빈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스코어였다. 양한빈은 전반 초반부터 신들린 듯한 선방쇼를 선보였고 무려 5차례나 되는 전북의 결정적인 득점 상황을 선방으로 막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양한빈은 끝까지 서울의 골문을 수호했지만 팀 패배를 막기엔 혼자만의 힘으론 부족했다.

두 팀의 정규리그에서의 맞대결은 이제 끝났고, 다시 만난다면 스플릿 라운드에서 만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올시즌 서울이 전북을 상대로의 모습을 봤을 때, 스플릿 라운드에서도 서울이 전북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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