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통해 방영 중인 웹 예능 <와썹맨>의 한 장면.

유튜브를 통해 방영 중인 웹 예능 <와썹맨>의 한 장면. ⓒ JTBC/스튜디오룰루랄라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웹 예능이 있다. JTBC가 디지털 채널 '스튜디오 룰루랄라'를 통해 지난 2월말 첫 선을 보인 <와썹맨>이 그 주인공이다. 비록 지상파 혹은 케이블 채널정도만 시청하는 이들에겐 여전히 낯선 존재일 수 있다. 그러나 5~7분 안팎의 짧은 분량의 이 예능은 현재 편당 100만 뷰 안팎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1020 세대를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와썹맨>의 인기 중심에는 '쭈니형' 박준형이 자리잡고 있다.

JTBC2 <사서고생>의 스핀오프격? 본편을 능가한 인기

<와썹맨>의 내용은 기존 TV 예능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룹 god 멤버 박준형이 전국 각지에 있는 즐길거리, 문화 명소들을 직접 찾아가 체험하는 형식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간혹 밴드 혁오 등 초대손님이 등장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전히 한국어가 서툰 박준형 캐릭터와 특유의 화법, 웹 예능의 B급 정서가 결합하면서 기대 이상의 웃음을 만들어낸다. 시민들과 펼치는 동문서답 내지 '사오정'에 가까운 대화는 각종 제약과 심의가 존재하는 기존 TV와 달리 자유분방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이런 점이 색다른 예능을 원하는 젊은 이용자들의 시청을 이끌어 낸다.

브랜드 노출이나 비속어 남발 등은 지상파 방송에 친숙한 시청자에겐 자칫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불쾌감보단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있게끔 만드는 제작진의 재기발랄한 편집도 <와썹맨>만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사실 <와썹맨>의 기원은 케이블 채널 JTBC2에서 만든 <사서고생>이다. 현재 시즌2 방영 중인 이 프로그램은 유명 연예인들이 해외로 나가 물건을 팔고 여행 경비를 마련하는, 말 그대로 '사서 고생'하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사서고생> 시리즈의 주요 출연진 중 한 명인 박준형은 제작진과 손잡고 각종 체험을 하는 구성의 일종의 스핀오프 웹 예능 <와썹맨>으로 발전시켰다.

확장이라는 개념만 본다면 tvN 인기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 시리즈나 <강식당>의 탄생과 유사성을 지닌다. 하지만 <와썹맨>은 오히려 케이블 방송 <사서고생>을 능가하는 인기몰이를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여전히 방향 못잡는 기존 방송국 제작 웹 예능

 웹 예능 <와썹맨>의 타이틀 이미지. 박준형 특유의 동문서답식 화법과 B급 정서 가득한 편집이 어우러져 유튜브 이용자들의 취향 저격을 이뤄냈다.

웹 예능 <와썹맨>의 타이틀 이미지. 박준형 특유의 동문서답식 화법과 B급 정서 가득한 편집이 어우러져 유튜브 이용자들의 취향 저격을 이뤄냈다. ⓒ JTBC/스튜디오 룰루랄라


최근 1인 방송 제작자인 아프리카 BJ나 유튜버들이 10대들의 선망 직업 상위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인터넷 방송은 젊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기존 TV 방송의 영역을 하나둘씩 흡수하는 모양새다.

이에 자극 받은 방송국들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JTBC <랜선 라이프> 등을 통해 인터넷 방송을 벤치마킹 하거나 직접 웹 예능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SBS가 웹 예능 전용 채널 '모비딕'을 만들고 tvN이 <신서유기> 시즌1을 인터넷 전용으로 제작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방송사 주도의 웹 예능은 개인 방송 유튜버들 만큼의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방송사 제작 웹 예능이 유튜브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제대로 맞춰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1인 방송'들은 게임, 먹방, 뷰티뿐만 아니라 피규어, 댄스 등 지상파 방송에서 주로 다루지 않는 주제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끈다. 반면 방송국이 제작한 웹 예능은 여전히 기존 예능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1인 혹은 소수의 인력으로만 제작하는 각종 유튜버들의 방송에 비해 방송국이 만든 웹 예능은 여전히 다수의 제작 인력이 투입된다. 반면 젊은 세대들의 발빠른 변화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흥미로운 JTBC의 도전... 새로운 본보기 될까

 지난 2016년 JTBC가 장성규 아나운서를 앞세워 만든 웹 예능 <짱티비씨>의 한 장면.

지난 2016년 JTBC가 장성규 아나운서를 앞세워 만든 웹 예능 <짱티비씨>의 한 장면. ⓒ JTBC, 스튜디오룰루랄라


2011년 개국한 JTBC는 중장년층 위주 방송에서 벗어나지 못한 타사 종편과 달리, 젊은 시청자들을 재빠르게 흡수하면서 예능 및 드라마 신흥 강자로 자리 잡았다. 2016년에는 <아는 형님>으로 눈도장을 찍은 장성규 아나운서를 앞세운 <짱티비씨>로 웹 예능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도 했다. 최근 별도의 디지털 채널을 설립하고 <와썹맨>을 성공시켰다. 또한 <두텁이의 어렵지 않은 학교생활> <썸지랖> <내 집의 온도> 등 1020 이용자들을 겨냥한 웹 예능을 연이어 제작하면서 방송계 후발주자 답지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어떤 면에선 이와 같은 JTBC의 흥미로운 도전은 타 방송사들의 웹 예능 제작 방향의 타산지석이 될 만하다. 기존 방송과는 다른 시선에서 프로그램을 바라보고 내용을 담지 않는 한 '방송사 웹 예능은 기존 예능의 단순 반복'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와썹맨>은 단순한 웹 예능 이상의 가치를 마련하고 있다.

당초 계획이 미뤄지긴 했지만 JTBC가 매입한 <효리네 민박> 속 이효리의 저택을 활용해 시청자와 함께 하는 방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당분간 <와썹맨>은 웹 예능 애청자들의 흥미를 계속 이끌어 낼 것으로 전망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