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와 추격조의 구분 없는 불펜 운용이 비판받는 LG 류중일 감독

필승조와 추격조의 구분 없는 불펜 운용이 비판받는 LG 류중일 감독 ⓒ LG 트윈스


KO 당하기 1보 직전 공이 살렸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맞이해 가까스로 하위권 추락을 모면한 LG 트윈스 이야기다. LG는 리그 5위를 지킨 채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돌입했다.

후반기 첫 시리즈인 넥센 히어로즈 상대 원정 3연전에서 LG는 싹쓸이 승리에 성공했다. 이때 LG는 51승 1무 41패 승률 0.554를 기록했다. 승패 마진 +10의 LG는 2위 한화 이글스에 2경기 차, 3위 SK 와이번스에 1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반면 4위 넥센에는 6.5경기 차로 넉넉히 앞섰다.

이후 LG는 급전직하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돌입 전까지 23경기에서 5승 18패 승률 0.217로 해당 기간 리그 승률 최하위였다. LG는 56승 1무 59패 승률 0.487로 5위로 내려앉았다. 4위 넥센에는 4.5경기 차로 뒤진 반면 6위 삼성 라이온즈에는 고작 1경기 차로 앞선다. 그 사이 승패 마진은 무려 '13'을 까먹어 -3이 되고 말았다.

LG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은 불펜이 꼽힌다. 올 시즌 LG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5.77로 최하위,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는 0.815로 8위다. 헐거운 뒷문이 선발진과 타선의 강점마저 잠식했다.

LG 불펜에는 부상 선수도 끊이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 후보 임정우는 정규 시즌 개막 직후인 4월초 팔꿈치 수술이 결정되어 시즌 아웃되었다. 셋업맨 김지용은 팔꿈치 통증으로 7월 2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었다. 마무리 정찬헌은 경추 통증으로 8월 13일 1군에서 제외되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탈락했다.

임정우를 제외하면 김지용과 정찬헌의 부상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김지용은 7월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투구 도중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바 있었다. 7월 28일 수원 kt 위즈전에는 정찬헌이 세이브 상황에서 몸이 좋지 않아 등판하지 못했다.

 KBO리그 불펜 평균자책점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리그 불펜 평균자책점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김지용과 정찬헌은 물론 좌완 스페셜리스트 진해수와 고졸 2년 차 파이어볼러 고우석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진해수는 8월 7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기점으로 1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까지 LG가 치른 8경기 중 7경기에 등판했다. 그 사이 3일 연투 1회, 2일 연투 2회였다.

고우석은 송은범(한화)와 더불어 후반기 불펜 투수 리그 최다인 17.1이닝을 던지고 있다. 진해수와 고우석은 후반기 16경기에 등판해 리그 최다 등판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지용, 정찬헌, 진해수, 고우석은 팀이 앞선 상황은 물론 뒤진 상황에서도 등판이 잦았다. 큰 점수 차에도 투입되어 '필승조'라 분류하기도 무색했다. 한 마디로 '마구잡이' 불펜 운용이었다.

 후반기 최다 등판, 최다 이닝 소화 1위에 이름을 올린 LG 고우석

후반기 최다 등판, 최다 이닝 소화 1위에 이름을 올린 LG 고우석 ⓒ LG 트윈스


LG가 후반기에 각각 5연패와 8연패의 긴 연패의 늪에 빠진 이유도 뒤지는 경기에 이들을 투입하는 조급증을 보인 탓이 컸다. 잦은 등판으로 피로가 누적되자 반드시 막아야 하는 근소한 리드는 정작 지키지 못한 채 와르르 무너졌다. 이들만 혹사시키는 바람에 LG는 새로운 필승조 요원을 발굴하지 못하는 문제점마저 노출하고 있다.

LG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필승조와 추격조를 명확히 구분하는 운용이 필수적이다. 점수 차 및 이닝에 따른 세부적인 역할 분담까지 요구된다. 류중일 감독의 임기 첫해 당장의 성적 못지않게 향후 불펜의 기틀을 바로세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아시안게임 이후 LG는 부상 선수들의 대거 복귀를 통해 순위 상승을 노린다. 소사, 윌슨, 가르시아 등 외국인 선수들이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온다면 LG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불펜 투수들의 운용 방식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LG는 현재는 물론 미래마저 한꺼번에 잃을 수 있다. '선택과 집중'이 절실하다. LG 불펜진 운용의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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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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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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