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공식 포스터.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공식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한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하 <미션 임파서블6>)을 관람했던 멀티플렉스 상영관 안의 풍경이, 그 낯익은 낯설음이. 최고기온 40도를 오르내리던 폭염이 최고조에 달했던 8월의 어느 평일 오후, <미션 임파서블6>를 상영하던 서울 시내 한 멀티플렉스에서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임을 실감케 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방학과 휴가철이라는 걸 입증하듯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찬 객석은 문자 그대로 '만석'이었다. 화장실에 들락거리는 꼬마를 대동한 가족 단위 관객부터 서넛 짝을 지은 중장년층 관객들까지, 그야말로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가득 채운 '남녀노소'가 '친절한 톰 아저씨'의 액션을 사뭇 진중하게 만끽하는 중이었다.

폭염을 피해 시원한 멀티플렉스에서 휴가를 즐기는 관객들이 다수였을 것이다. 지난 1일 개봉한 <신과 함께: 인과 연>과 함께 3000여 개의 스크린을 나눠 가진 배급의 힘도 무시못할 것이다. 톰 크루즈가 SBS <런닝맨>까지 출연하며 '친한파'이자 '친절한 톰 아저씨'로서의 친근감을 한껏 과시한 홍보 효과 역시 한몫했을 것이다.

이러한 흥행 요인을 증명하듯, 지난달 25일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6>는 12일까지 615만 관객을 동원하며 시리즈의 전작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의 최종 성적(612만 명)을 훌쩍 뛰어 넘었다. 비록 4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2011)의 750만 기록은 요원해 보이지만, <미션 임파서블6>의 '600만 돌파'는 시리즈의 인지도와 톰 크루즈의 티켓 파워가 만나 행복한 결말을 도출해낸 결과라 할 것이다.

그러한 결말과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 할리우드 산 프랜차이즈 액션물을 할아버지·할머니부터 손자뻘인 10대 관객이 나란히 즐기는 진풍경은 어떤 질문 하나를 던져주고 있었다. 기록적인 폭염을 감안하더라도, 시리즈 여섯 번째 편인 <미션 임파서블6>이 전편들과 다르게 소구된 지점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물음 말이다. 그것은 시리즈의 아이콘이자 제작자인 톰 크루즈가 6편에서 어떤 영화적 욕망을 강화했는지를 묻는 것과 이어지는 물음일 것이다.

뛰는 남자 톰 크루즈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중 톰 크루즈의 액션 장면.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중 톰 크루즈의 액션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미션 임파서블6>에서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가 런던 시내를 가로지르는 이단 헌트(톰 크루즈)의 질주라는 데 이견을 제기할 이는 많지 않을 것 같다. 심지어 톰 크루즈는 마치 <본>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옥상 추격신을 직접 촬영하다 발목을 부상당했고, 영화 제작 현장은 몇 주간 올스톱됐다는 일화를 남겼다. 

사실 시리즈 내내 이단 헌트는 구르고 뛰는 게 일이긴 했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1편에선 무려 '물보다 빨리 뛰는 남자'였고, 3편에선 상하이의 뒷골목을 뛰고 또 뛴다. 4편에선 폭파되는 크렘린 궁을 뒤로 한 채, 중동 사막의 모래 바람 피하기 위해 달린다. 액션 시퀀스 전체를 나열할 필요는 없겠지만, 초기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스턴트'는, 그 맨몸 액션은 톰 크루즈가 선택할 수 있는 일종의 선택지였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시리즈가 갈수록 위험천만한 톰 크루즈의 스턴트는 <미션 임파서블>의 인장처럼 돼버렸다. <미션 임파서블5>에서 비행기에 매달리는 액션이나 톰 크루즈가 직접 연기했다는 <미션 임파서블6>의 헬기 추격신이 대표적이다.

특히나 <미션 임파서블5>부터 합류한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이 시리즈의 방향을 '다시' 고전 스파이 장르로 전환했다. <유주얼 서스펙트>의 각본가 출신인 맥쿼리 감독은 <작전명 발키리>,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에서 이미 톰 크루즈와 손발을 맞춘 바 있다.

그러한 장르적 매력이 톰 크루즈의 스턴트 '부심'과 묘한 시너지를 내면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5편 이후 완벽하게 안착했다는 평을 듣는 중이다. 1편과 달리 제작자를 겸하고 있는 톰 크루즈가 직접 맨몸 액션을 추구한다는 점을 제외하고,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시작한 시리즈의 장르적 출발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1962년생 배우이자 제작자 톰 크루즈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의 톰 크루즈가 홍보 차 내한했을 당시 인터뷰 모습.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의 톰 크루즈가 홍보 차 내한했을 당시 인터뷰 모습.ⓒ 롯데 엔터테인먼트


건물 사이사이를 건너뛰는 것도 모자라 기다란 건물 위를 빠르고 길게 질주한다. 카메라는 그런 톰 크루즈의 질주를 '롱 샷'으로 커다랗게 잡아낸다. 마치 전성기 시절 성룡이, 성룡 액션영화의 화면 앵글이 그랬던 것처럼(성룡은 1954년생, 톰 크루즈는 1962년생이다). 행여 지금의 성룡이 소화하지 못하는 액션을 자신이 재현하겠다는 듯이. 

<미션 임파서블6>에서 이단 헌트가 악당을 잡기 위해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 블랙프라이어스 역, 테이트 박물관를 가로지르는 이 시퀀스는 아마도 시리즈 사상 명장면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 장면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저 잘 짜인 스턴트 액션이라서가 아니다.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딛고 악당을 끝끝내 쫓으려는, 물리적 한계를 딛고 목표를 달성하려는 주인공의 몸부림이, 전작들보다 훨씬 더 아날로그적인 화면 설계와 움직임이, 이 시리즈의 방향성과 톰 크루즈의 '욕망'을 상징적으로 갈무리하고 있어서다.

같은 맥락에서 <미션 임파서블6>에서 성룡의 아날로그 액션이 연상됐다면, 그것은 과거 무성영화 시대의 버스트 키튼과 같은 어떤 활동사진으로서의 운동성을 떠올리는 것과 동일한 연상작용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활동사진으로부터 출발했던 영화는 무성영화 시대에 카메라와 배우, 그리고 음악이란 요소만으로 '액션'을 담아냈다. 그 안에 코미디와 서스펜스를 비롯한 여러 '감정'을 녹여냈다.

그렇게, 흑백 무성영화에서나 보던 그 시절 액션스타가, 활극배우가 주는 그 묘한 활력과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성룡은 그 버스트 키튼이나 찰리 채플린에 경배를 보냈고, 작품을 통해 오마주를 바쳤다. <미션 임파서블6>의 런던 시퀀스도 그러한 활력을 이어 받아 아날로그적인 쾌감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한편으로, 그 장면을 훌륭하게 연기한 톰 크루즈가 낼모레 환갑을 앞뒀다는 사실이 놀라움을 던져줄 뿐이다. 그렇지 아니한가. 제작자이자 배우 톰 크루즈는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스턴트에 매달리고 더 위험하고 더 실제에 가까운 액션을 직접 소화해내고 있다. 더욱이 런던 시퀀스는 영화라는 매체가 활극으로서의 속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같은 맥락에서, 60대에 접어든 성룡이 이제는 VFX(시각적 특수효과)나 CG와 같은 기술력에 더욱 의존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떠올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더, 톰 크루즈의 액션 설계와 연기는 어쩌면 물리적으로, 육체적으로 가능한 순간까지 (할리우드 스턴트 역사에서) '불가능한' 한계에 도전하고자 하는 그의 개인적이고, 근원적인 욕심과 맞물려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액션 시퀀스나 장르 모두에서 고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견 진화를 거듭하면서.

근래 들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21세기의 '007 시리즈'로 제대로 안착했다. 톰 크루즈 없는 <미션 임파서블>도 상상하기 힘들어졌다. <미션 임파서블6>은 그래서 영화 내외적으로 모두 톰 크루즈가 왜 이 시리즈를 그리 애착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리즈의 진행과 더불어 나이를 먹어 가는 배우와 관객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액션영화로서의 쾌감을 유지하는 한편 '마블 수퍼히어로' 세대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액션영화가 어디 흔하겠는가.

그러고 보니, <미션 임파서블> 1편의 개봉이 1996년 7월이었다. 그렇게 22년 동안 이 시리즈를 견인해 온 톰 크루즈가 향후 제작자로서 '노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우디 알렌 감독과 같은 대열에 합류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할리우드를 지탱하는 장인으로서의 지위를 간직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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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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