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KIA전에서 1회 10실점을 허용한 SK 산체스

8월 12일 KIA전에서 1회 10실점을 허용한 SK 산체스 ⓒ SK 와이번스


폭염으로 인한 일시적인 부진일까? 아니면 가을야구를 앞두고 발생한 '위험 신호'일까? SK가 외국인 에이스 앙헬 산체스의 거듭된 부진으로 고민에 빠졌다. 산체스는 지난 12일 문학에서 열린 KIA와의 홈 경기에서 0.1이닝 10실점(9자책)이라는 시즌 최악의 투구로 패전투수가 됐다.

경기 초반 2루수 최항이 송구 실책을 저지르며 위기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렇다해도 선발 에이스인 산체스가 아웃카운트를 단 1개밖에 잡지 못하고 10실점을 했다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다. 산체스는 12일 경기뿐 아니라 직전 등판에도 3이닝 8실점(3자책)으로 조기강판을 당했다.

현재 4.05까지 치솟은 평균자책점이 산체스의 최근 부진을 대변해준다. 5월 중순까지 2점대 초반 평균자책점으로 리그 최상위권을 유지하던 모습과는 차이가 크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산체스는 시즌 초반만 해도 KBO리그에서 뛸 실력이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활약을 보였다. 지난 3월 27일 KBO리그 데뷔 등판을 한 산체스는 이후 4월말까지 6경기에 등판, 38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특히 38이닝 동안 단 4개의 볼넷을 허용하고 36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놀라운 볼넷/삼진 비율을 보이며 리그를 압도했다. 당시 산체스는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선발투수였다.

압도적이던 산체스의 모습은 무더위가 시작되며 사라지고 말았다. 7월 이후 산체스는 8월 12일까지 7경기에 등판한 산체스가 6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하다. 나머지 경기는 모두 5이닝 이하로만 투구하며 이닝 소화가 확 줄었다. 특히 8월 들어 등판한 2경기에서는 더 부진했다. 악몽같았던 8월 12일 0.1이닝 10실점(9자책)경기 이전에 8월 7일 삼성전에 등판해 3이닝 8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불길한 전조를 보였다.

▲SK 산체스의 18시즌 주요기록(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SK 산체스의 18시즌 주요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SK 산체스의 18시즌 주요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아무리 실책이 겹쳤다고 하지만 산체스의 구위도 문제가 있었다. 8월에 던진 2경기에서 산체스는 5개의 피홈런을 허용했다. 시즌 초반 홈런은 커녕 안타를 기록하기도 어려웠던 산체스의 모습은 확실히 사라졌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확정적인 SK로서는 산체스의 부진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당초 SK는 시즌 내내 1선발 자리를 지킨 산체스를 포스트시즌 1선발로 기용할 계획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부상에서 복귀한 첫 시즌인 김광현은 투구수 조절이 필요하고 박종훈과 문승원은 큰 경기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나마 전반기 부진했던 켈리가 예전 모습을 회복한 것이 고무적인 부분이다.

산체스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2015시즌 삼성의 사례가 연상될 수밖에 없다. 통합 5연패를 목표로 했던 삼성은 시즌을 앞두고 새 외인 투수로 알프레도 피가로를 영입했다. 150km를 넘나드는 속구가 매력적인 산체스와 비슷한 유형이었다.
 2015시즌 삼성 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

2015시즌 삼성 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 ⓒ 삼성 라이온즈


시즌 초반 피가로는 올해 산체스와 마찬가지로 효자 외국인 투수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삼성의 1선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구위 저하와 부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더니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에 등판해 모두 조기강판을 당하고 말았다.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이 2015년 한국시리즈서 두산에게 패퇴한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에이스 피가로의 부진도 결정적이었다.

피가로가 시즌이 거듭될수록 부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2015시즌은 그가 갑작스레 풀타임 선발을 소화한 시즌이기 때문이었다. 피가로는 앞선 두 시즌을 불펜으로만 등판한 투수였다. 144경기를 소화하는 데다 외국인 에이스에게 200이닝 가까운 이닝을 기대하는 KBO리그는 외인투수가 체력적으로 견뎌내기 쉬운 리그가 아니다. 갑작스럽게 선발을 맡게 된다면 체력적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다. 피가로와 마찬가지로 산체스도 지난해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며 47경기를 모두 불펜으로만 소화한 투수였다.

산체스가 마지막으로 풀타임 선발을 뛰었던 시즌은 트리플A와 더블A를 오가며 23경기를 선발로 소화한 2015시즌이 마지막이었다. 그마저도 산체스는 해당 시즌을 소화하고 부상으로 2016년을 실전 등판 없이 재활에만 매진해야 했다. 사실상 산체스는 3년 만에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하는 셈이다.

그나마 SK에게 다행인 것은 2015년 피가로의 사례와 달리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있다는 점이다. 8월 16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KBO리그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대표팀 선수들이 차출되는 관계로 2주 이상 휴식기를 갖는다. 산체스와 SK 모두 재정비를 할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확보한 셈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투는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산체스와 SK에게 이번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한국시리즈 도전을 위한 터닝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3년전 피가로와 삼성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꼼꼼한 점검과 충분한 담금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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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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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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