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여자배구 KOVO컵 MVP' 최은지(가운데·KGC인삼공사)

'2018 여자배구 KOVO컵 MVP' 최은지(가운데·KGC인삼공사) ⓒ KOVO


한 편의 영화 같은 '여름 배구'였다. 경기 내용과 관중 열기도 최고였다. 프로배구 최초로 여자부 단독으로 열린 2018 여자배구 KOVO컵 대회가 KGC인삼공사의 우승으로 화려한 막을 내렸다.

12일 충남 보령시 보령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8 보령·한국도로공사컵 여자프로배구 대회' 결승전에서 KGC인삼공사가 GS칼텍스를 세트 스코어 3-2(25-27 25-22 25-27 31-29 16-14)로 꺾고 우승을 자치했다. KGC인삼공사는 2008년 KOVO컵 우승 이후 1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날 결승전은 누가 우승을 해도 뜨거운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역대급 명승부'였다. 양 팀은 매 세트마다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며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관중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멋진 수비가 수없이 이어졌다.

그 결과 경기 시간이 2시간 31분으로 역대 여자배구 KOVO컵 대회 중 '최장 경기 시간' 신기록을 세웠다. 이전 최장 경기 시간 기록은 2017 KOVO컵 대회의 GS칼텍스-IBK기업은행전(2시간 22분)이었다.

'만년 비주전' 최은지 MVP... 수련생 출신 박민지 '라이징스타상'

 '라이징스타상' 박민지(20세·176cm) 선수

'라이징스타상' 박민지(20세·176cm) 선수 ⓒ 박진철


결승전의 히로인은 이번 KOVO컵에서 최고의 '이적생 돌풍'을 일으킨 최은지(27세·182cm)였다.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32득점을 쏟아부으며 우승의 주역이 됐다. 지난 시즌까지 한국도로공사 소속이었던 최은지는 올해 FA 자격을 얻어 KGC인삼공사에 영입됐다. 2011~2012시즌 V리그 데뷔 이후 벤치를 주로 지켜 온 '만년 비주전' 선수였다.

KGC인삼공사는 최은지 외에도 채선아(20득점), 한수지(17득점), 한송이(16득점), 유희옥(8득점) 등 주전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아쉽게 우승을 놓친 GS칼텍스도 표승주 26득점, 이소영 25득점, 김유리 12득점, 박민지 8득점으로 모든 선수가 눈부신 활약을 했다. 비록 패했지만, 마지막 5세트까지 듀스 접전으로 몰고가며 소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한편, 결승전 직후 시상식에서는 최은지가 대회 MVP로 선정됐다. MIP(준우승팀 우수선수)는 이소영이 수상했다. 라이징스타상(기량발전상)은 박민지가 선정됐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수련 선수로 뽑힌 박민지(20세·176cm)는 이번 대회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며 라이징스타상까지 수상해 기쁨이 배가됐다. 무명과 비주전의 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관련 기사 : '수련선수 출신' 박민지, 여자배구 KOVO컵 '깜짝 스타' 등극).

최악 조건 불구, 시청률·관중 'KOVO컵 역대 최고'

 뜨거운 '여자배구 인기'... 2018 여자배구 KOVO컵 대회(8.12, 보령종합체육관)

뜨거운 '여자배구 인기'... 2018 여자배구 KOVO컵 대회(8.12, 보령종합체육관) ⓒ KOVO


이번 KOVO컵은 흥행 면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사상 첫 여자부 단독으로 개최된 2018 여자배구 KOVO컵은 많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대회'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사실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이번 KOVO컵 흥행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았다. 우선 각 팀의 핵심인 국가대표와 외국인 선수가 모두 출전할 수 없었다. 대회 장소도 수도권과 거리가 먼 충남 보령시 보령종합체육관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기록적인 무더위가 계속되는 여름 휴가철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역대급 반전'이었다. 12일 결승전이 펼쳐진 보령종합체육관(좌석수 2742석)에는 3009명의 관중이 몰려들어 만원 관중을 초과했다. 이번 대회 최다 관중 기록이다. 자리가 없어서 통로에 서서 관전하는 팬들도 많았다. 11일 준결승전에서도 2798명으로 만원 관중을 초과했다.

TV 시청률도 대박이었다. 11일 준결승전은 케이블TV 대박 기준인 1%를 넘어섰다. 이날 준결승 2경기의 케이블TV 시청률은 KGC인삼공사-현대건설전 0.87%, 흥국생명-GS칼텍스전 1.18%를 기록했다. 2017 KOVO컵 대회 평균 시청률(0.69%), 2017~2018시즌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평균 시청률(0.78%)과 비교해도 매우 고무적인 수치다. 배구 불모지나 다름없는 지방 도시에서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V리그와 똑같은 배구 열기를 뿜어냈다.

만년 후보, 무명의 그늘에 갇혀 있던 선수 여러 명을 새로운 스타로 등극시킨 것도 '국가대표·외국인 없는 KOVO컵'이 낳은 최대 성과물이다. 이래저래 2018 여자배구 KOVO컵은 갈수록 치솟는 여자배구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실하게 증명해준 대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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