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혜진(181cm) 선수... 2018 여자배구 KOVO컵 대회 (충남 보령종합체육관, 2018.8.8)

하혜진(181cm) 선수... 2018 여자배구 KOVO컵 대회 (충남 보령종합체육관, 2018.8.8)ⓒ 박진철


어쩌다 보니 '소녀 가장'이 됐다.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하혜진(23세·181cm) 선수의 팀 내 상황에 관한 얘기다.

하혜진은 충남 보령시 보령종합체육관에서 진행 중인 '2018 보령·한국도로공사컵 여자프로배구 대회'에서 한국도로공사의 주 공격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하혜진은 원래 주 공격수가 아니다. V리그에서는 주로 벤치를 지킨다. 레프트와 라이트 포지션 모두 가능하지만, 팀 내 강력한 경쟁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의 주전 레프트는 국가대표 박정아와 문정원, 주전 라이트는 외국인 선수다.

그러나 2018 여자배구 KOVO컵에서 하혜진은 주 공격수 역할을 해야 한다. 기존의 주전 선수들이 대표팀과 부상 등으로 대거 빠졌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의 현재 등록된 국내 선수는 총 14명이다. 그 중에 박정아, 이효희, 임명옥 등 주전 3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됐다. 부상 선수도 3명이나 된다. 배유나와 문정원은 지난 4월 무릎 수술 이후 재활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이원정 세터마저 팔꿈치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입었다. 이번 여자배구 KOVO컵은 규정상 외국인 선수도 제외됐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현재 부상 선수 중에 이원정은 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문정원은 지금 볼을 만지고 있다. 점프를 제외하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배유나는 아직까지 볼은 안 만지지만, KOVO컵 종료 후에 볼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며 "V리그 개막 때는 부상 선수 모두 경기에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KOVO컵 경기에 뛸 수 있는 한국도로공사 선수는 총 8명뿐이다. 공교롭게도 배구 경기에서 반드시 있어야 할 포지션별 최소 인원 7명과 공격수 자리에 한 명 정도만 여유가 있다. 라이트와 레프트 공격수 세 자리를 책임질 선수는 하혜진, 전새얀, 유서연, 우수민 4명이다. 다른 포지션은 딱 필수 인원만 남아 있다. 센터는 정대영과 정선아, 세터는 김혜원, 리베로는 박혜미 선수가 전 경기를 풀로 뛰어야 한다.

김혜원, 팀 옮긴 지 '보름 만에' 주전 세터 활약

 '이적생' 김혜원 세터

'이적생' 김혜원 세터ⓒ 박진철


특히 하혜진의 어깨가 무겁다. 사실상 공격을 이끌어가는 소녀 가장 역할을 해야 한다. 하혜진은 지난 6일 현대건설전에서 13득점, 8일 베트남 베틴뱅크와 경기에서는 21득점을 올렸다. 모두 팀 내 최다 득점이다. 베틴뱅크와 경기에서는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주도했다. 공격점유율도 40%에 달했다. 공격성공률도 44%로 준수했다.

한편, 세터를 맡고 있는 김혜원(23세·173cm)은 지난 7월 24일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해 왔다. 당시 한국도로공사와 KGC인삼공사는 하효림·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과 우수민·김혜원을 서로 맞교환하는 2 대 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혜원은 팀을 옮긴 지 불과 보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KOVO컵 대회에 주전 세터로 경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8일 베틴뱅크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현재 B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오는 10일 흥국생명과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준결승 진출 여부가 판가름 난다.

하혜진과 김혜원 선수는 경기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 임하는 마음가짐,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 그리고 홈팬인 김천시민에 대한 소회 등을 밝혔다.

아래는 하혜진, 김혜원 선수와 한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 [하혜진 선수에게 질문] 한국도로공사는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져서 각 포지션별로 최소 인원만 남아 있다. 하혜진 선수가 주 공격수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부담감은 없는가.
"기존의 주전 선수는 정대영 언니 혼자만 남아 있다. 처음에는 진짜 '멘붕'이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저한테는 위기이면서 동시에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처음에는 부담감도 많이 느꼈는데 남은 선수들이랑 손발을 맞추다 보니까 지금은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부담감보다는 '뭔가 보여주자' 이런 당당함으로 바뀐 거 같다. 새로운 도전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가 항상 부상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것 없이 뭔가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나고,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 트레이드 등으로 선수들도 많이 바뀌었다. 그동안 팀 훈련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을 말해 달라.
"이적해 온 선수들과 진짜 며칠밖에 안 맞춰 봤다. 그래서 저도 불안했고 김혜원 선수도 불안했겠지만, 서로 무조건 믿고 보는 거다. 지금은 불안함보다 '진짜 믿자' 이거밖에 없다. 어려움도 있지만 우리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 하혜진 선수 본인이 느끼기에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부분과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감독님이 저한테 항상 말씀하시는 게 '너는 탄력이 좋고 높이도 좋은데 그걸 다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스윙 자체를 바꾸고 있고 많이 좋아진 거 같다. 작년보다 파워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있어서 공격 파워도 좋아진 거 같다. 보완해야 할 점은 서브 리시브다. 제가 공격을 위주로 하고 리시브를 거의 안 한다. 그런데 리시브도 항상 연습을 하고 있다. 더 보완해서 리시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 김천시 숙소 생활은 어떤가. 한국도로공사가 수도권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해 있다. 선수들이 숙소 생활하는 데 어려운 점과 좋은 점은 어떤 건가.
"수도권과 거리가 멀다 보니까 저희는 모든 경기가 다 원정 경기 같다. 좋은 점은 김천시민들을 볼 때마다 모두 저희 팬분들 같다는 느낌이 든다. 김천시민들이 여자배구에 관심이 아주 많다. 시내 어디를 가도 시민들께서 저희를 다 알아보시고 먹을 것도 건네주신다."

- [김혜원 선수에게 질문] 팀을 옮긴 지 얼마 안됐다.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춘 지 일주일도 안 될 거 같은데. 더군다나 세터는 경기를 지휘해야 한다. 당황스럽지 않았는가.
"아직 선수들과 손발이 잘 안 맞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서로서로 도와주면서 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는 찬스 볼이 많이 넘어왔는데 센터들과 맞춰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조금 더 맞아가고 있는 거 같아서 다행이다. 지금은 팀 훈련에서도 뛸 수 있는 세터가 저밖에 없어서 혼자 토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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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연대(www.cjycjy.org) 정책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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