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느 가족>의 한 장면

영화 <어느 가족>의 한 장면 ⓒ 티캐스트


가족의 의미를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이 국내 개봉 13일째인 7일 1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예술영화에서 10만 관객은 매우 상징적으로 적은 상영관에서 일궈낸 성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통적 가족의 의미를 벗어나 공동체로서 가족의 범위를 확대시킨 감독의 의도에 관객들도 공감하는 모습이다.

국내 팬들이 많은 감독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흥행은 예상했으나 10만 관객 돌파는 이전 작들과 비교할 때 상당히 빠른 속도다. 그간 가장 많은 관객이 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은 12만 6천 관객을 기록한 2013년 개봉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였다. 그 뒤를 잇는 작품으로는 10만 2천이 관람한 2015년 개봉작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있다.

<어느 가족>은 이들 작품들보다 2배 이상 빠른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어 한국에서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중 흥행 기록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가족>은 2018년 개봉한 다양성 영화로 스크린수 100개 미만 작품 중 가장 빠르게 10만 관객을 돌파한 데다 개봉 3주차 관객 동원과 좌석판매율(24.2%)에서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어느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훔친 물건으로 살아가는 가족이 우연히 길에서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데려와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보통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다만 핏줄로 연결돼 있지 않음에도 서로 간의 끈끈한 유대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어느 가족>은 가족에 대한 가치관을 전통적인 의미로 국한시키지 않고 이를 비켜서서 볼 수 있게 한 수작이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하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은 것이 흥행의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긍정적으로 보는 관객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이른바 '믿고 보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는 잔잔하고도 깊은 여운이 돋보인다. 이런 요소들 덕분에 대작 상업영화 틈바구니 속에서 10만을 넘어서는 놀라운 흥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따뜻한 감독의 연출" 호평... '상영관 너무 적다' 지적도

 영화 <어느 가족>의 한 장면

영화 <어느 가족>의 한 장면 ⓒ 티캐스트


지난 3일에는 홍콩과 대만에 이어 중국에서 6000개 스크린에서 대규모로 개봉했다. 중국 내 칸영화제 수상작 중 일본 영화로는 최초 개봉인 데다 성적도 괜찮게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극우세력들이 전통적 가족의 의미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작품을 비판하는 분위기가 있음에도 350만 관객이 이 영화를 관람했다.

온라인 영화 커뮤니티에도 관객들의 긍정적 평가가 많다. 한 관객은 "진짜 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밝게 빛나는 햇살 같이 따뜻한 감독의 연출은 관객들에게 소중히 간직하고픈 특별한 선물이 되었다"라고 감상평을 남겼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영화 <어느 가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극단적으로 밀려나 있는 사람들, 버려진 사람들에 의한 새로운 '가족의 탄생'에 대해 얘기하는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이야기"라고 평했다. 이어 "영화를 보고 있으면 고레에다의 메시지가 명확해진다"라며 "가족이라고 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점이고, 가족이라고 해서 다 가족이 아닌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어느 가족>은 메시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대작 상업영화들이 대부분 스크린을 차지하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들며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상영관이 몇 개 없고 대부분 독립예술극장 위주로 상영되고 있다.

민병훈 감독은 "서울 강남에 영화관 참 많지만 <어느 가족> 상영관은 두 곳에 불과해 영화보기가 참 불편하다"며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이 바로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핵심 역할일 텐데, 이런 기본적인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라고 다양성이 상실된 극장 환경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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