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방송된 <도전! 골든벨> 안양 근명여자정보고등학교 편 최후의 1인 학생의 화이트보드. 왼쪽 상단의 메시지가 블러처리 되어 있다.

5일 방송된 <도전! 골든벨> 안양 근명여자정보고등학교 편 최후의 1인 학생의 화이트보드. 왼쪽 상단의 메시지가 블러처리 되어 있다. ⓒ KBS


청소년 퀴즈 프로그램인 KBS 1TV <도전! 골든벨>이 페미니즘 문구 검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5일, <도전! 골든벨> 안양 근명여자정보고 편은 '최후의 1인' 학생의 화이트보드 일부가 블러 처리된 채 방송됐다.

방송 이후 자신을 해당 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트위터리안은 블러 처리된 문구가 '동일 범죄 동일 처벌', '낙태죄 폐지' 였음을 밝히며 KBS를 비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KBS <도전! 골든벨> 홈페이지 시청자소감 게시판과 SNS에는 "동일범죄 동일처벌이라는 말이 어떻게 정치적인 표현이냐", "정치적이라는 핑계로 자행되는 성차별이다", "똑똑한 학생들을 뽑아 장학금도 주고 연수도 보내주는 프로그램에서 인권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이냐" 등 비판의 목소리가 모여들고 있다.

동시에 '최후의 1인' 학생에 대한 인신공격과 신상털기도 진행되고 있다. 사이버 폭력이 진행되면서 해당 학생은 자신의 트위터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논란이 일자 <도전! 골든벨> 제작진은 6일 KBS 홍보팀을 통해 "녹화 전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정치적 문구를 쓰지 말라고 이야기했다"면서 "학생들에게 정답 이외에는 가족, 친구에게 전하는 메시지 정도만 적어달라고 이야기한다. 해당 문구는 페미니즘 관련 메시지라서가 아니라 사전에 안내한 내용과 맞지 않는 문구라 편집했다"고 알려왔다. 

또, '보X루'는 방송에 내보내고 '동일 범죄 동일 처벌'은 블러처리한 것에 대해서는 "제작진이 바뀌어 자세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KBS는 지난 7월 27일 방송된 <연예가중계>에서도 DJ DOC 멤버 이하늘의 "우리도 여성 팬이 많다. 페미니스트 쪽"이라는 발언에 사이렌 소리를 넣고 화면 조정 내레이션과 함께 자연경관을 내보내, 여성들의 인권과 동등한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페미니즘을 금기어처럼 다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이은 '페미니즘 지우기' 논란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KBS <도전! 골든벨> 측은 6일 오후 공식 입장을 냈다.

제작진은 "<도전! 골든벨>은 퀴즈를 통해 청소년들의 재치와 생각을 알아보는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이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적극 옹호한다"고 전제한 뒤, "공영방송은 '첨예하게 주장이 엇갈리는 정치적·종교적·문화적 이슈의 경우, 한쪽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방송할 수 없다'는 원칙을 지켜야 하고, '청소년 출연자가 이러한 이슈 다툼에 휘말려 입게 될 피해'를 우려하여 항상 녹화 전에 출연자들에게 '프로그램 취지를 벗어나는 멘트는 자제하라'고 사전 고지해 왔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 원칙에 따라 8월 5일 방송분 최후의 1인 답판에 적힌 글 일부를 모자이크 처리했다"고 모자이크 경위를 설명하고 "시청자 여러분의 이해를 구한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학생이 작성한 글, 사진, 개인정보 등이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이 또한 건강한 토론의 영역에서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사례를 통해 청소년들의 다양한 생각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전했다.


도전 골든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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