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  아직 한국에선 정식으로 이용할 수 없지만 다양한 맞춤식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 아직 한국에선 정식으로 이용할 수 없지만 다양한 맞춤식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 Spotify


사재기, 차트 조작 논란으로 연일 홍역을 치르고 있는 음원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업체 간의 합종연횡, 신규 서비스 런칭 등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들의 취향이 인기 순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순위가 취향을 형성하는 왜곡된 현재의 음악 시장은 과연 개선될 수 있을까?

지니뮤직, 엠넷닷컴을 품에 안다

 엠넷닷컴 홈페이지.  최근 지니뮤직이 엠넷닷컴의 대주주 CJ디지털뮤직의 지분을 인수하는 M&A가 성사되었다

엠넷닷컴 홈페이지. 최근 지니뮤직이 엠넷닷컴의 대주주 CJ디지털뮤직의 지분을 인수하는 M&A가 성사되었다 ⓒ 엠넷닷컴


지난달 25일 음원 업계 2위인 지니뮤직이 경쟁업체인 엠넷닷컴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정확히는 KT와 LG 유플러스가 대주주인 지니 뮤직은 엠넷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CJ 디지털뮤직의 지분을 인수하고 대신 신주 발행을 통해 CJ 측에 지니뮤직의 주식을 배분하게 된다.

이렇게되면 합병 이후 지니뮤직의 지분 구조는 KT 35.97%, LG유플러스 12.7%, CJ ENM 15.35%로 달라진다. 현재 시장 판세는 카카오M이 서비스하고 있는 멜론이 압도적 1위(추정 가입자수 450만명 이상)를 차지한 가운데 지니뮤직(250만 명), 벅스(85만 명), 엠넷닷컴(60만 명) 순으로 판세가 유지되고 있다.

'멜론 순위 = 국내 음원 순위'로 사실상 인식되면서 대중 및 업계 모두 멜론의 순위에 눈에 불을 켜고 관찰하는 기현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멜론의 독주를 저지할 만한 대항마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반면 경쟁 업체들의 사정은 좋지 못한 편이다. 지니뮤직만 하더라도 지난해까지 SM, JYP 등 대형 기획사의 음원 및 음반을 유통했지만 이들이 올해들어 결별 후 SKT와 손잡고 아이리버를 통해 유통망을 바꿨기 때문이다. YG 역시 네이버와 손잡고 지니를 떠나 독자적으로 유통에 나서면서 그만큼 매출 감소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다른 업체들인 NHN벅스와 엠넷닷컴 역시 미미한 가입자수로 인해 이렇다한 시장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지니뮤직 + 엠넷닷컴의 합병은 생존을 위한 업체들의 자구책이면서 1위 멜론에 던지는 도전장이기도 하다. 일단 표면적으로 '합병' 지니뮤직의 시장 점유율은 30% 대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멜론에 대한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출 수 있게 된다.

네이버 VIBE, 한국판 스포티파이가 될 수 있을까

 최근 네이버뮤직이 선보인 바이브(VIBE) 앱 실행화면.  기존 음원서비스와 달리 플레이리스트 및 맞춤 선곡을 제공하는 등 스포티파이를 벤치마킹한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네이버뮤직이 선보인 바이브(VIBE) 앱 실행화면. 기존 음원서비스와 달리 플레이리스트 및 맞춤 선곡을 제공하는 등 스포티파이를 벤치마킹한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 네이버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기존 운영중인 네이버 뮤직을 통해 새로운 음원 서비스 바이브(Vive)를 지난 6월 새롭게 시작했다. 바이브는 기존 국내 음원 서비스와는 다른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음악 큐레이션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선호하는 음악인을 복수 선택하면 여기에 맞는 '믹스테잎'을 생성해서 들을 수 있고 취향을 분석해서 거기에 알맞은 선곡 목록을 제공해 감상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바이브의 구성은 현재 해외 스트리밍 시장을 장악한 스포티파이를 연상케한다. 2008년 시작된 스포티파이는 유무료 서비스를 병행하면서 기존 음원 서비스와 달리, 플레이리스트 + 맞춤형 음원 이용에 촛점을 맞췄다.

사용자의 성향 분석은 기본이고 이들이 직접 생성한 플레이리스트를 타인과 공유하는 취향 나눔도 가능하다.  이렇듯 스포티파이는 실시간 음원 순위에 목숨 걸다시피한 우리의 각종 음악 서비스와는 완전 다른 양상을 내보이고 있다.

현재 바이브는 기존 네이버 뮤직과 연동되서 운영중이며 올 연말까지 네이버 뮤직을 대체할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바이브가 갈 길은 멀어보인다. 압도적인 네이버 회원 수에도 불구하고 현재 네이버 뮤직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미미한데다 플레이리스트+큐레이션 기반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기존 타 업체 가입자들로선  옮겨올 만한 이유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찾아듣기, 취향 분석 대신 여전히 Top 100 인기곡만 본능적으로 재생하는 사용자들의 변화가 뒤따르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변화해야 살아남는다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인 멜론 홈페이지.  올해들어 멜론의 실시간 순위는 사재기 논란에 휩싸이며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인 멜론 홈페이지. 올해들어 멜론의 실시간 순위는 사재기 논란에 휩싸이며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 카카오M


이밖에 올해 하반기 SKT-SM-JYP-빅히트 연합의 신규 음원 서비스 오픈도 예정된데다 일부 업체에 대한 추가 M&A 가능성이 존재한 만큼 올해 음악 시장은 그야말로 대변혁의 시기에 놓여 있다. 하지만 주변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 및 서비스 개편의 발목을 잡는 요소는 곳곳에 널려 있는 실정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시장 왜곡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실시간 차트' 유지다.

각종 의혹으로 인해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평가받는 실시간 순위 폐지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봇물처럼 흘러나오지만 기존 업체들은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용자들의 익숙함과 인기 판도 파악 등을 핑계 삼아 실시간 순위 폐지 대신 "차트 프리징" 같은 미봉책을 들고 나온 건 결국 여전히 이들 실시간 인기곡들이 만들어주는 매출을 쉽게 포기하긴 어렵다는 속내를 담고 있다.

상위 20% 고객이 매출 80%을 발생시킨다는 "파레토의 법칙" 마냥 상위 순위 곡들이 수익을 이끌어내는 현재 음원 시장 구조를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론 공정한 시장 경쟁을 방해하기에 심각한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M&A, 신규 서비스 오픈 등 몇몇 후발주자 업체들의 움직임은 눈 여겨볼만하다.  이들이 좋은 성과를 얻어낸다면 현실 안주에 급급해보이는 상위 업체들도 어느 순간 변화를 선택해야할 기로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갈 길은 여전히 멀지만 희망은 분명히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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