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주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그 곁을 든든히 지키는 조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극 속 긴장감이 고조될 때 한 번씩 불쑥 나오는 그들의 유쾌한 대사는 시청자들에게 안도감을 선사하며 드라마 속에서 완급 조절 역할을 한다.

특히 미국공사관 역관을 맡은 조우진(임관수 역)은 가벼운 말로 웃음을 유발했다가 돌아서 진지한 태도를 보이는 팔색조 매력을 뽐내고 있다. 임관수라는 인물은 이병헌(유진 초이 역)을 보필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비중이 꽤 큰데, 종종 주위 상황을 읽지 못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곤 한다. 특히 유진 초이를 과도하게 배려하다가 오히려 그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임관수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은 그동안 TV와 영화에서 비서, 상무, 검사, 장교 등 다양한 역할로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특히 대중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역할은 <내부자들>에서 잔인한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해 보였던 조상무였다. 그 이후 그는 인기리에 종영한 tvN드라마 <도깨비>에서 육성재(유덕화 역)를 보필하는 비서 김도영으로 시청자들에게 기억되었다. 그런 그가 <미스터 션샤인>과 만나 다시 한번 시너지를 내고 있는 중이다.

배우 조우진의 장점은 하얀 도화지처럼 어떤 배역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역할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곤 한다. 때로는 극악무도한 인간(내부자들: 조상무)이 되었다가 돌아서면 우직한 모습의 비서(도깨비: 김도영)가 된다. 말없이 굳은 표정으로 충성하는 듯하다가(강철비: 최명록), 어느새 순수하고 감성 충만한 노총각(B주임과 러브레터: 심병선)이 되어 있다.

특정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은 배우로서의 길은 역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것이 앞으로 배우 조우진이 어떤 배역을 맡아,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서 변신할지 기대되는 이유다.

사실 <미스터 션샤인>에서 임관수 역을 맡은 조우진과 전직 추노꾼이자 전당포 '해드리오' 주인으로 출연하고 있는 배우 김병철(일식이 역)은 비슷한 외모로 시청자들에게 자못 '같은 인물인가?'라는 혼란을 일으킨다.

이 두 배우는 <미스터 션샤인> 출연 전부터 닮은꼴 얼굴로 알려져 있었다. 김은숙 작가의 전작 <도깨비>에 함께 출연한 이력도 있기 때문에 작가도 이 소재를 자신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십분 활용해 에피소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조우진과 마찬가지로 일식이 역을 맡은 김병철 또한 드라마 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춘삼이 역할로 출연하고 있는 모델 출신 배우 배정남과 콤비인데, 겁 많고 귀여운 조연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중이다.

배우 김병철은 2003년 영화 <황산벌>로 데뷔했는데 눈에 띄는 이력은 <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 중령 역할을 맡은 것이다. 극중에서 그는 밉상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그는 소위 군인 전문 배우라 불리기도 한다. 계급별로 군인 역할을 해봤기 때문인데 영화 <알포인트>에서 상병(병사)역, < GP506 >에서는 하사(부사관)를, 게다가 앞서 언급한 <태양의 후예>에서는 중령에서 시작해서 결국 대령까지 진급하는 역을 맡았다. 2016년에는 지상파 MBC, SBS, MBC 드라마에 모두 출연하는 특별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은 굳건한 조연 배우들의 힘으로 순항 중이다. 배우 조우진이나 김병철 외에도 광기 어린 일본 군사로 분한 배우 이정현과 고애신의 유모 함안댁 역에 이정은, 행랑 아범 역에 신정근 등이 드라마 속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24회 종료까지 아직 한참이나 남은 시점, 또 어떤 명품 조연들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