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 당돌한 청춘 가수 민서가 20일 오후 서을 청담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데뷔 첫 쇼케이스 < Is Who >에서 'Is Who'를 부르며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Is Who'는 4부작으로 구성된 데뷔 앨범 < The Diary of Youth >의 첫 번째 곡 '멋진 꿈'과 두 번째 곡 '알지도 못하면서'를 잇는 세 번째 곡으로, 나의 첫사랑이 누군지 묻는 솔직하고 당돌한 모습을 담은 집시풍의 노래이다.

가수 민서 쇼케이스 ⓒ 이정민


언제부터인가 무대에서 열창하는 가수들이 하나같이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음을 웬만한 음악팬이라면 눈치를 챘을 것이다. 편의상 인이어(In-Ear)라고로 불리는 '인이어 이어폰 모니터링 시스템'은 무대 공연에선 반드시 필요한 장비가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인이어는 왜 착용하는 것일까? 단순히 멋 내려고 쓰는 걸까?

정확한 반주 청취 + 본인 목소리 모니터링 목적
 일렉트릭 기타 및 앰프로 유명한 펜더의 인이어 제품들 ( http://intl.fender.com/en-KR/features/in-ear-monitor-series/ )

일렉트릭 기타 및 앰프로 유명한 펜더의 인이어 제품들 ( http://intl.fender.com/en-KR/features/in-ear-monitor-series/ ) ⓒ Fender


청소년들의 학교 행사, 혹은 무명 음악인들의 길거리 버스킹 같은 일이 아니라면 가수들은 대개 규모가 큰 무대에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들 공연장의 음향 상태는 천차만별이다.

이들 현장에서는 밴드의 연주 소리가 메아리마냥 반사되어 시간차를 두고 울리는 게 다반사다. 또 엄청난 인원수의 관객 함성 소리 등과 맞물릴 때면, 정확한 소리를 듣고 박자를 맞추는 건 전문 음악인조차 쉽지 않다. 실제로 TV 중계로 축구/야구 경기를 보면, 시작 전 제창하는 애국가가 마치 돌림노래처럼 들리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따라서 가창자/연주자가 정확한 반주에 따라 노래를 하고 연주를 하기 위해 인이어 착용이 꼭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도 인이어를 통해 청취하면서 박자, 음정 등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다.

그저 폼으로 착용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무선 인이어 모니터 시스템 구성
 무대 음향 장비로 유명한 슈어의 인이어 모니터링 시스템 PSM-300 패키지. 무선송신기로 보낸 신호를 소형 무선수신기가 받아 음성신호로 변환하면 이를 이어폰으로 청취하게 된다. ( http://www.shure.com/americas/products/personal-monitor-systems )

무대 음향 장비로 유명한 슈어의 인이어 모니터링 시스템 PSM-300 패키지. 무선송신기로 보낸 신호를 소형 무선수신기가 받아 음성신호로 변환하면 이를 이어폰으로 청취하게 된다. ( http://www.shure.com/americas/products/personal-monitor-systems ) ⓒ Shure


대개 인이어 모니터링 시스템은 아래와 같은 장비로 구성돼 있다.

외부 믹서→무선 송신기→무선 수신기→이어폰

보컬+반주 소리를 외부 믹서 등을 통해 조절해서 무선 송신기로 전달하면 송신기는 이것을 무선 주파수 신호로 변환해서 내보낸다. 음악인의 허리춤에 착용한 수신기가 이 신호를 받아 음성 신호로 변환을 하고 인이어 이어폰을 통해 가수/연주자의 귀에 전달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라디오 방송국의 방송 전달 원리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무선 송신기와 수신기는 대개 패키지 형태로 함께 판매되는 경우가 많고 인이어 이어폰까지 포함해 시판되는 상품도 간혹 있다.

하지만 전문 가수들은 대부분 맞춤형(커스텀) 인이어를 사용한다.

맞춤 제작 커스텀 인이어
 미국의 유명 인이어 제조 업체인 제리 하비 오디오의 커스텀 인이어.  양산품 외에도 맞춤 제작된 커스텀 제품을 판매하는데 가격은 수십~수백만원 이상에 달할 만큼 일반 이어폰보다 훨씬 고가에 속한다. ( 제리하비오디오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jhaudio/ )

미국의 유명 인이어 제조 업체인 제리 하비 오디오의 커스텀 인이어. 양산품 외에도 맞춤 제작된 커스텀 제품을 판매하는데 가격은 수십~수백만원 이상에 달할 만큼 일반 이어폰보다 훨씬 고가에 속한다. ( 제리하비오디오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jhaudio/ ) ⓒ Jerry Harvey Audio


요즘 흔히 쓰이는 커널형 이어폰이 드물던 2000년대까진 오픈형 이어폰을 많이 쓰곤 했다. 이 시기엔 오디오 마니아들에게도 친숙한 뱅앤올룹슨의 A8 처럼 귀걸이가 부착된 범용 제품들이 널리 애용되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현재는 커널형 이어폰을 오버이어(이어폰 줄이 귀를 감는 모양새를 취한다) 형태로 착용하는 게 보편화되었다.

공연용 인이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반용 이어폰 업체(소니, 젠하이저 등)과 달리, 전문 업체 제품들이 널리 애용되고 있다. 물론 일반 이어폰이라고 해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웨스톤랩스, 얼티밋이어(UE), 제리 하비 오디오 등 일반인들에겐 다소 이름이 낯선 업체들이 공연용 인이어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이밖에 슈어, 펜더, 중국 QDC 같은 업체들도 가세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고가에 속하기 때문에 전문 오디오 마니아가 아니라면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렵다. 여기에 사용자의 귀 모양에 맞춰 본을 뜨고 취향에 맞춰 별도의 디자인을 추가해 만드는 '커스텀' 제품들은 추가비용이 발생으로 인해 더욱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가령 미국/영국 팝 가수들에게 널리 애용되는 제리 하비 오디오의 최고가 제품군 '레일라'는 최하 2750달러(한화 약 300만원)부터 가격이 책정되고 있다.

인이어 대신 청력 보호용 귀마개 쓰는 연주인
 인이어 전문업체 웨스톤이 판매하는 청력보호용 귀마개. ( https://www.westone.com/store/defendear/index.php/tru-hearing-protection )

인이어 전문업체 웨스톤이 판매하는 청력보호용 귀마개. ( https://www.westone.com/store/defendear/index.php/tru-hearing-protection ) ⓒ Westone


반면 인이어 대신 되려 귀마개를 애용하는 연주자도 더러 존재한다. 그 중에는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공연장의 과도한 앰프 출력에 노출돼 청력 손상을 입은 이들도 있다.

솔로 가수로도 유명한 필 콜린스(제네시스), 피트 타운샌드(더 후)처럼 드러머나 기타리스트 중에는 난청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이어플러그'라고 불리는 귀마개를 낀 채 연주에 임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 

해외 유명 인이어 전문 업체들이 판매하는 이어플러그는 일반적인 수면용 귀마개와는 전혀 다른 역할을 한다. 보통의 귀마개는 외부 소리를 차단하는 일을 하지만 음악용 귀마개는 특정 주파수 대역을 걸러내는 필터를 채용해 소음을 가능한 줄인 상태로 소리를 들려준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케이팝쪼개듣기 인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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