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선 트러스트 파크에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300번째 노히트 게임의 대기록이 나올 뻔했다. 홈 팀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선발투수 숀 뉴컴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하여 커리어 첫 단일 시즌 10승에 도전했는데, 6회초 수비에서 야시엘 푸이그에게 볼넷을 허용한 것을 빼고는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노히트 게임에 도전하기 위해 다소 많은 투구수에도 불구하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던 뉴컴은 9회초 2사 상황에서 크리스 테일러를 상대하게 됐다. 볼 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뉴컴은 이 날 경기 134번째 공을 던졌으나, 테일러의 타구는 3루수의 옆을 빠르게 돌파하며 외야로 나가고 말았다. 메이저리그 역대 300번째 노히트 게임은 이렇게 날아갔고, 뉴컴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것에 만족해야 했다.

대기록 도전이 실패한 상황에서 뉴컴은 투구수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에 남은 아웃 카운트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애석하게도 뉴컴이 허용한 단 하나의 안타로 출루했던 테일러는 후속타로 홈까지 밟았고, 뉴컴은 책임주자 실점까지 떠안으며 승리를 챙겼다.

같은 날, 미국 뉴욕 주 쿠퍼스타운에 있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서는 2018년 1월 투표에서 득표율 75%를 넘긴 전설들의 새로운 명예의 전당 입회식이 진행됐다. 브레이브스의 전설적인 스위치 타자였던 치퍼 존스(3루수 홈런 역대 3위 및 스위치 타자 홈런 역대 3위)도 이 날 명예의 전당에 새로운 입회자 명단에 등록됐다.

투표를 통해 존스와 함께 입회한 인물로는 짐 토미(612홈런 역대 8위, 끝내기 홈런 13개 역대 1위), 트레버 호프먼(세이브 역대 2위, 600세이브 최초 달성), 블라디미르 게레로(449홈런, 2004 AL MVP) 등이 있었다. 잭 모리스(162승, 14년 연속 개막전 선발)와 앨런 트래멀(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유격수 20년) 등은 투표에서는 탈락했지만 베테랑 위원회의 선발을 통해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전설의 ATL 선발 3인방 매덕스-글래빈-스몰츠와 노히트 인연은?

브레이브스는 2018년 존스 이외에도 최근 들어 명예의 전당 입회자를 3명이나 더 배출했다. 바로 1990년대 전설적인 원투쓰리 펀치를 구축했던 그레그 매덕스(우)와 톰 글래빈(좌) 그리고 존 스몰츠(우)였다. 3명의 선수 모두 한 팀에서만 뛴 것은 아니었지만 브레이브스에서 함께 던지며 전성기를 달렸던 선수들이었다.

매덕스와 글래빈은 2014년에, 스몰츠는 2015년에 각각 처음으로 입후보했는데, 모두 한 번에 입회하는 데 성공했다. 입회자들은 입회식 때 자신이 뛰었던 팀들 중 한 팀을 선택하여 명단에 등록할 수 있는데, 글래빈과 스몰츠는 예상대로 가장 많은 커리어를 소화한 브레이브스를 선택했다. 매덕스는 고향 팀인 시카고 컵스와 전성기를 보낸 브레이브스 두 팀에서의 추억이 모두 소중하다면서 팀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브레이브스에서 전성기를 보냈으니 사실상 브레이브스에서 배출한 스타로 보기도 한다.

이들 세 선수의 경력은 화려했다. 매덕스는 정교한 제구와 경제적인 투구로 무려 5008.1이닝을 던지며 355승을 달성했고 사이 영 상 4회에 골드글러브 18회 수상에 빛나는 업적을 세웠다. 글래빈 역시 4413.1이닝을 던지면서 305승을 달성했다. 스몰츠는 커리어 중간에 치명적인 부상으로 인해 한시적으로 마무리투수를 맡았고, 선발과 마무리 기록을 합하여 213승 154세이브를 달성했다(포스트 시즌 15승 199탈삼진).

3명 모두 사이 영 상과 리그 올스타 등 최고의 영예를 모두 얻었던 스타들이었다. 다만 브레이브스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는 강했지만 포스트 시즌에서 그리 강하진 않은 팀이었기 때문에 월드 챔피언 반지는 1995년 한 번만 낄 수 있었다.

매덕스는 109경기의 완투를 통해 35차례의 완봉승을 달성했고, 글래빈은 56완투 25완봉승을, 스몰츠는 53완투 16완봉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 3인방은 안타깝게도 노히트 게임과는 인연이 없었다. 3명이 도합 218경기를 완투했지만 그 218경기에서 노히트 게임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노히트 게임이 나오려면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잘 맞아야 한다. 투수의 컨디션이 아주 좋아서 타자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피칭을 펼쳐야 하고, 안타가 될 수도 있는 위험한 타구들도 야수들이 몸을 날려가며 모두 아웃 처리를 해줘야 한다. 볼넷이나 실책 출루가 나올 수도 있지만 이들이 너무 쌓여도 투수들에게 부담이 가중되어 안타를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노히트 게임을 달성하는 투수들 중에서는 강력한 구위로 삼진을 많이 잡는 유형의 투수들이 많았다. 강력한 구위가 아님에도 퍼펙트 게임을 달성한 마크 벌리처럼 공을 배트에 맞혀 잡는 스타일의 투수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타자들이 공을 맞히지 못하여 노히트가 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런데 매덕스와 글래빈의 투구 유형은 대체로 공을 맞혀 땅볼을 유도하고 아웃을 잡아내는 스타일이었다. 두 사람 모두 1경기에서의 대기록을 크게 집착하지 않는 투수들이기도 했다. 구위로는 스몰츠가 가장 강했는데, 스몰츠는 투구폼이 다소 위험했고 슬라이더와 스플리터의 조합이 팔꿈치 인대 파열을 불러왔다. 스몰츠는 토미 존 서저리를 받은 이후 한동안 선발이 아닌 마무리로 커리어를 이어가게 된 탓에 노히트 게임과 인연이 없었다.

노히트 게임과 인연 없는 브레이브스, 최근 24년 달성자 0명

브레이브스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야구 경기장으로 활용했던 터너 필드를 1997년부터 홈 경기장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터너 필드에서 20년 동안 노히트 게임 달성한 브레이브스 투수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브레이브스가 2017년부터 선 트러스트 파크로 경기장을 옮기면서 터너 필드는 비운의 경기장으로 야구장 역사를 마무리한 뒤 다른 종목 경기장으로 전환됐다.

물론 터너 필드에서 노히트 게임이 아예 없었던 것이 아니라 브레이브스 선수들이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현재까지 최고령 퍼펙트 게임 투수로 남아있는 랜디 존슨이 기록 달성에 성공했던 2004년의 그 경기는 터너 필드에서 나왔던 원정 경기였다.

브레이브스에서 마지막으로 노히트 게임을 달성한 시기는 터너 필드 개장 전인 1994년으로 선수 노조 총파업이 일어나기 직전 시즌이었다. 브레이브스의 선발투수였던 켄트 머커는 한국 시각으로 1994년 4월 10일 경기에서 대기록을 달성했는데, 공교롭게 이 날의 희생양은 다저스였고 그 경기에서 구원 등판했던 투수 중 1명이 박찬호였다.

당시 박찬호는 대런 드라이포드와 함께 계약 직후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역대 17번째 사례가 되었고, 머커가 대기록을 달성한 이 날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박찬호는 이 날 경기를 포함해서 2경기에서 그저 그런 모습(4이닝 6실점 6탈삼진)을 보인 뒤 1995년까지 더블A와 트리플A에서 선발 수업을 받았다.

추신수가 활약하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도 1994년 케니 로저스(퍼펙트 게임)의 달성 이후 노히트 게임에 성공한 투수가 없었다. 브레이브스와 레인저스보다 더 오랫동안 노히트 게임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팀으로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이상 1991년), 토론토 블루제이스(1990), 밀워키 브루어스(1987 당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그리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1981년)가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아예 1969년 창단 이후 노히트 게임 달성 기록이 한 번도 없다. 그나마 가장 가능성 있었던 에이스로는 2007년 만장일치로 내셔널리그 사이 영 상을 수상했던 제이크 피비가 있었는데, 커리어 하이 시즌인 2007년에 34경기 중 완투가 한 번도 없었다.

피비는 통산 완투에서도 15경기(6완봉승)에 불과할 정도로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가 아니었는데, 그의 위험한 투구 폼 때문에 슬라이더를 봉인하거나 투구수를 제한하는 감독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2007년에도 당시 파드리스 감독이었던 버드 블랙(현 콜로라도 로키스 감독)이 피비의 슬라이더 봉인을 푸는 대신 투구수를 제한했던 이유로 인해 완투가 한 번도 없었다.

노히트 게임과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인연?

그렇다면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노히트 게임의 인연은 어땠을까?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에서 선발투수로 완투를 해 봤던 선수들은 박찬호(10완투 3완봉승), 서재응(1완투, 현 KIA 타이거즈 투수코치), 김선우(1완봉승, 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그리고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2완투 1완봉승)이 있었다.

박찬호는 10번의 완투 중 한 차례 완투패가 있었으며, 3번의 완봉승 중 마지막 2006년의 완봉승은 강우 콜드로 인한 행운의 완봉승이었다. 박찬호는 이후 오릭스 버팔로스 시절 한 번의 완투패를 기록했고, 한화 이글스에서도 강우 콜드로 인한 5이닝 완투 무승부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재응은 뉴욕 메츠 시절인 2005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원정 경기에서 8이닝 완투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원정 팀이었고 패전 상황이었기 때문에 9회말 수비가 없었던 탓에 8이닝 완투패에 그쳤다. 대신 서재응은 KIA 타이거즈 시절인 2012년 2경기 연속 완봉승을 기록하며 한을 풀었다.

김선우는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했던 한 번의 완투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바로 투수들의 무덤이라 알려진 콜로라도 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콜로라도 로키스 홈 경기장)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마이너리그에서 14번의 완투가 더 있었음을 감안하면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류현진은 다저스에 입단한 첫 시즌에 2번의 완투를 기록했다. 한 번은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홈 경기에서 완봉승을 기록했고, 이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원정 경기에서 완투패를 기록했다. 경기 초반 실점 이후 계속해서 범타 행진을 벌였던 류현진이었기 때문에 이 날의 완투패도 안타까웠다.

하지만 한국인 투수들 중 노히트 게임에 성공한 투수는 없었다. 일본인 선수들 중에서도 노모 히데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자문)가 양대 리그에서 한 차례씩 노히트 게임을 달성한 것 이외에는 달성 선수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류현진과 다르빗슈 유(현 시카고 컵스)의 경우 도전 기회가 한 번은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당시 7회까지 퍼펙트 기록을 이어가다 8회 첫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집중력이 약해져서 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르빗슈는 9회초 2사까지 기록을 이어가다 안타를 허용하며 기록이 깨진 적도 있었는데, 당시 안타를 쳤던 데이비드 오티즈는 이후 기록 정정을 요청하여 7회초 실책도 안타로 바꿨다.

운도 따라줘야 하는 노히트 게임, 달성 못하고 은퇴한 대투수들도 많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역대 최다 탈삼진 보유자 놀란 라이언은 커리어 시절 무려 4번의 노히트 게임을 기록한 적도 있었다. 현역 최고의 왼손 투수인 클레이튼 커쇼도 노히트 게임을 기록한 적이 있으며, 역시 현역 최고의 오른손 투수 맥스 슈어저와 저스틴 벌랜더도 노히트 게임을 기록한 적이 있다.

하지만 매덕스나 글래빈, 스몰츠 등 시대를 풍미한 대투수들도 노히트 게임과 인연을 맺지 못한 선수들도 많으며, 한 시즌 반짝했던 투수들 중에서 노히트 게임을 달성하고 커리어를 길게 이어나가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그 만큼 노히트 게임은 투수 본인의 실력뿐만 아니라 동료 야수들의 도움과 상대 팀 타자들의 동반 부진,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 판정 등 운이 따라줘야 하는 요소들이 많다.

1876년 내셔널리그가 시작된 이래 143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299번의 노히트 게임 중에서는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무명의 선수들도 많았다. 노히트 게임을 달성한 젊은 투수들 중 지속적으로 성장한 투수들도 있었지만, 이후 부상이나 부진으로 마운드를 떠나기도 했다. 요한 산타나처럼 노히트 게임 때 너무 많은 것을 불태우는 바람에 부상으로 은퇴가 빨라진 베테랑 선수들도 있었다. 조시 베켓 역시 노히트 게임을 달성했던 2014년 엉덩이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최근 메이저리그의 선발투수들은 경기 당 평균 90~110구 사이의 공을 던진다. 그런데 노히트 기록이 이어지다 보면 투구수가 120구를 넘더라도 기록 도전 차원에서 계속 던지게 하고, 이 때 무리하다가 후유증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많다.

30일 경기에서 노히트 게임에 실패한 뉴컴 역시 커리어 최다 투구수인 111구를 훨씬 넘긴 134구를 던졌다. 아직 메이저리그 2년차인 뉴컴이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이어가게 될지는 향후 브레이브스의 감독인 브라이언 스닛커가 어떻게 관리해주느냐에 따라 좌우될 수도 있다.

어쨌든 메이저리그 역대 300번째 노히트 게임(합작 게임 포함) 대기록 작성은 또 미뤄지게 됐다. 투수로서 단일 경기에서 큰 영광과 명예라 할 수도 있는 노히트 게임의 300번째 기록은 언제, 어느 팀이 그리고 어떤 선수가 달성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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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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