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공연할 마당극 '쪽빛황혼'을 연습중인 배우 함석영(할아범역)이 치매에 걸린 아내 이주행(치매할머니역)의 손을 잡고 어떻게 할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에 애써 고개를 돌려 속으로 한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울에서 공연할 마당극 '쪽빛황혼'을 연습중인 배우 함석영(할아범역)이 치매에 걸린 아내 이주행(치매할머니역)의 손을 잡고 어떻게 할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에 애써 고개를 돌려 속으로 한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조우성


어머니 치매증세로 부부간 갈등이 심화되다 마당극패 우금치가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8월 1일부터 2주간 마당극 공연을 올린다. 사진은 이번에 공연할 '쪽빛황혼'을 연습중인 배우 김황식(아들역)과 임창숙(며느리역)이 어머니 치매증세로 가정생활이 어려워지자, 이로 인해 심하게 다툼을 하는 장면이다.

▲ 어머니 치매증세로 부부간 갈등이 심화되다 마당극패 우금치가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8월 1일부터 2주간 마당극 공연을 올린다. 사진은 이번에 공연할 '쪽빛황혼'을 연습중인 배우 김황식(아들역)과 임창숙(며느리역)이 어머니 치매증세로 가정생활이 어려워지자, 이로 인해 심하게 다툼을 하는 장면이다. ⓒ 조우성


마당극은 60~70년대 민주주의와 민족의식을 가진 진보적인 대학연극반이 중심이 되어 탈춤과 민요, 판소리 등 전통민족예술 양식에 사회부조리들을 고발하는 내용들을 담아 대학가 광장이나 운동장에서 공연하던 연극형태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때 대학가를 풍미했던 마당극이 이제 사라졌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대전에서 30여년 동안 마당극으로 꾸준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극단이 존재하고 있으니, 바로 '마당극패 우금치'다. '마당극패 우금치'(이하 우금치)가 2005년 이후 13년 만에 2개의 마당극을 들고 연극의 성지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무대로 진출한다.

우금치,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2주간 '쪽빛황혼' '천강에 뜬 달' 공연

이번에 '우금치'가 서울대학로 예술극장에서 공연할 2편의 작품은 '천강에 뜬 달'과 '쪽빛황혼'이다. 8월 1일(수)~5(일)에는 '천강에 뜬 달'을, 7일(화)~12(일)에는 '쪽빛황혼'을 평일 저녁 8시, 주말 오후 3시 (총 11회 공연, 월요일 공연 없음)에 무대에 올린다.

마당극 '천강에 뜬 달'은 2016년 10월, 5.18재단의 '광주항쟁 30주년 기념공연'으로 제작되어 금남로 도청 앞 광장에서 초연되었던 작품이다. 삼국유사설화와 5.18, 세월호, 그리고 오늘을 사는 위태로운 가족의 삶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나가는 삽화형 마당극이다.

'쪽빛황혼'은 2000년 문화관광부 전통연희개발공모에 당선된 이래 250여개 지역을 초청공연 한 인기작품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고령화 사회의 단면을 다룬 마당극이다. '쪽빛황혼'은 진도씻김굿, 풍물, 탈춤 등 다양한 전통연희 양식을 접목시켜 풍성한 볼거리로 관객의 호평을 받아온 우금치의 대표작품으로 2014년 전통연희 대상을 받기도 하였다.

 우금치 대표이자 연출가인 류기형씨가 마당극 '쪽빛황혼에서 주인공인 노부부역을 맡은 배우 함석영.이주행씨와 대본을 보며 감정표현과 연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서로 상의하고 있다.

우금치 대표이자 연출가인 류기형씨가 마당극 '쪽빛황혼에서 주인공인 노부부역을 맡은 배우 함석영.이주행씨와 대본을 보며 감정표현과 연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서로 상의하고 있다. ⓒ 조우성


우금치가 받은 상패 우금치는 전국민족극 한마당 최우수 작품상(1992,1994), 제 33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특별상(1997), 제 1회 MBC 한빛대상 문화예술체육부문 수상(2005), 제 2회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창작연희부문 대상(2008), 문화체육관광부 국악상설공연 '우리가락 우리마당' 주관 전국 1위(2009), 제 2회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창작연희부문 대상(2008), 제 1회 창작국악극대상 연주상(2013), 대한민국 창작국악극 작품상 대상(2014), 제 1회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작품상 문화예술단체상(2016), 제 3회 우수 사회적기업 어워드 우수사회적기업상(2016) 등을 수상했다.

▲ 우금치가 받은 상패 우금치는 전국민족극 한마당 최우수 작품상(1992,1994), 제 33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특별상(1997), 제 1회 MBC 한빛대상 문화예술체육부문 수상(2005), 제 2회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창작연희부문 대상(2008), 문화체육관광부 국악상설공연 '우리가락 우리마당' 주관 전국 1위(2009), 제 2회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창작연희부문 대상(2008), 제 1회 창작국악극대상 연주상(2013), 대한민국 창작국악극 작품상 대상(2014), 제 1회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작품상 문화예술단체상(2016), 제 3회 우수 사회적기업 어워드 우수사회적기업상(2016) 등을 수상했다. ⓒ 조우성


지난 19일 대전 중앙로에 위치한 우금치 극단을 방문했다. 살인적인 찜통 더위에도 단원들은 서울 공연을 앞두고 달랑 선풍기 3대만 틀어 놓고 땀을 뻘뻘 흘리며 '쪽빛황혼' 마당극을 연습중이었다. 잠시 쉬는 시간에 '극단 우금치' 류기형 대표에게 여름휴가 시즌인 8월초에 왜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려는지 그 이유를 물었다.

"지역극단이 서울에서 공연하겠다고 욕심을 부려도 좋은 공연장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대관신청을 했는데, 남들이 공연을 가장 꺼리는 8월 초에 대관이 가능하다는 연락이 왔었다. 정말 주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극단 후배들의 간절한 바람에 '한 번 해보자'고 공연을 결정했다. 지원금도, 공연 자금도 없이 시작하는 무모한 일이지만 어렵게 기회가 주어졌으니 한번 부딪혀 보는 거다."

"함께 벌고 함께 나누는 동인극단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폭염이 극성을 부리는 8월 초에 연고도 없는 서울에서 보조금 없이 2주 동안 2개의 마당극을 올리는 것은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 같다. 근데 우금치가 이같은 일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에는 이보다 더한 일을 벌였었는데, 창단 15주년을 기념해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3주간 일곱 작품을 연달아 공연했다.

그 후 13년이 흘러 또 한 번 서울공연을 감행한 우금치가 공연장으로 선택한 곳은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이다. 왜 우금치는 서울 도전을 계속하는 것일까. 27년차 배우 성장순씨는 그에 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250여개 지역을 돌며 공연을 다녀도 서울에서 하지 않으면 알아주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해요. 대전에서야 저희 극단을 알 만한 사람들은 알지만 정작 연극 하는 사람들조차 '우금치'를 잘 몰라요. 연극을 전공한 젊은 배우들은 아예 마당극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아요.

같이 벌고, 같이 나누고, 같이 소품도 만들고, 배우가 스스로 분장 하고, 무대도 설치하고, 조명도 맞추고, 기획도 하고, 표도 팔고, 인쇄물도 만들고, 홍보도 하는 1인 10역의 이런 동인극단이 아직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어요."

 에어컨 없이 큰선풍기 3대만을 틀어 놓고 서울에서 공연할 '쪽빛황혼'을 맹렬히 연습중인 우금치 단원들 모습.

에어컨 없이 큰선풍기 3대만을 틀어 놓고 서울에서 공연할 '쪽빛황혼'을 맹렬히 연습중인 우금치 단원들 모습. ⓒ 조우성


우금치 단원들 우금치는 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마당극 공연단체이다. 30여개 이르는 레퍼터리를 모두 단원들이 직접 창작하고, 매년 평균 120회 이상의 전국순회공연을 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약 20여명의 전업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990년 창단 이래 2500여회에 이르는 창작극 공연으로 민족문화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우금치 단원들 우금치는 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마당극 공연단체이다. 30여개 이르는 레퍼터리를 모두 단원들이 직접 창작하고, 매년 평균 120회 이상의 전국순회공연을 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약 20여명의 전업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990년 창단 이래 2500여회에 이르는 창작극 공연으로 민족문화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조우성


"마당극은 굳어있지 않고, 편안하게 열려 있어 너무 좋다"

우금치 단원들은 연습을 하다가 잠시 쉬는 시간이 되면 어딘가에 열심히 전화를 해서 티켓판매 홍보를 하곤 했다.

단원 김미희 배우는 "평소에 친구들에게 연락을 안 하다가 이럴 때 전화 하려니까 어려워요. 친구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공연 장소도 서울이다 보니 티켓을 사도 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그래도 서울 대학로 무대에 설 수 있어 좋다. 서울 공연을 앞두고 선배들과 같이 집중해서 농도 깊은 연습을 하니까 가슴이 설렌다"고 서울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상명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25살에 우금치에 입단해 올해 8년차인 김연표 배우는 이렇게 말했다.

"대학로에서 우금치를 제대로 한 번 보여주자, 좋은 공연을 한 번 해보자는 욕심으로 저희 후배들이 일을 벌였지만 수습은 선배들이 해야 되는 상황이라 심적으로 부담이 된다. 하지만 함께 하는 선배들이 너무 좋다 보니 일이 너무 즐겁다. 학교에서 서양고전위주로 연극을 배울 때는 뭔가 딱딱하고, 갇혀있는 느낌이라 별로 재미가 없었는데 마당극은 굳어있지 않고, 편안하게 열려 있어 너무 좋다."

"우금치 작품은 신명이 살아 있다"고 말하는 김시현 단원은 올해 18년차 경력의 배우다. 그는 "배우들이 공연, 기획, 운영도 하고, 밥도 해서 먹고 소품을 만드는 것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다"라며 "이런 열정을 공연에만 쏟으면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여건이 안되니까 처음에는 아쉽다가 나이가 드니 이게 힘듬으로 다가 온다"라고 극단의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2016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을 내려놓았던 시절, 박범계 국회의원과 함께 우금치 극단을 방문하였을 때 단원들과 함께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다.

▲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2016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을 내려놓았던 시절, 박범계 국회의원과 함께 우금치 극단을 방문하였을 때 단원들과 함께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다. ⓒ 우금치


'우금치'는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공연하는 현대판 유랑극단이다. 문화예술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찾아가는 그들의 공연은 세간의 주목을 받을 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만 행복한 것보다 나를 통해서 다른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을 보는 순간이 더 행복하다"는 김시현 배우의 말처럼 민초들과 함께 하려는 '우금치 극단'의 공연 속에는 '한과 신명'이 살아 요동친다.

3시간 동안 연습장면을 가만히 지켜만 봤는데도 너무 더워 속옷이 땀으로 흥건히 젖었고,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라 "에어컨도 없이 이 찜통 더위에 어떻게 하루 종일 이렇게 연습하느냐"고 말을 붙였더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2016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을 내려놓았던 시절, 박범계 국회의원과 함께 저희 극단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 활동을 격려하시며, 무더운 여름 푹푹 찌는 연습실을 보고는 시원한 에어컨을 사주시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그 약속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덧붙이는 글 티스토리 '도흥진 문화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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