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마다 두산 베어스는 불펜 고민을 안고 시즌을 출발했다. 올 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로 양만 보면 분명 많아졌는데, 질적인 성장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뒷문을 책임지던 이용찬은 선발진으로 이동했다.

7월 이전까지 두산의 월별 불펜 평균자책점을 봤을 때 3월 5.48, 4월 5.31, 5월 3.83, 6월 5.19로 5월 한 달간 호투를 펼친 투수들이 6월 들어 다시 불안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7월(24일까지) 두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77로 올시즌 개막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매 경기 폭발하고 있는 타선의 화력 덕분에 박치국, 함덕주 등 필승조가 부담을 덜게 됐고, 특히 6월 불안했던 박치국의 호투가 큰 힘이 됐다. 무엇보다도, 젊은 투수들 사이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베테랑' 김승회의 역할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7월 5G ERA 0.00' 필요할 때 등판해 승리 이끈 김승회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경기가 두산의 7대1 승리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두산 마무리 김승회와 포수 양의지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8.7.19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경기가 두산의 7대1 승리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두산 마무리 김승회와 포수 양의지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8.7.19 ⓒ 연합뉴스


올 시즌 김승회의 기록은 31경기 1승 1패 6홀드 1세이브 ERA 3.06으로, 2014년 롯데 시절 이후 가장 페이스가 좋다. 시즌 초반 좋지 않았던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5월부터 안정감을 찾으면서 필승조의 한 축을 맡게 됐다. 4월까지 3경기 ERA 13.50에 그쳤던 김승회가 반전을 마련한 때는 5월이었다. 10경기에 등판해 1패 2홀드 ERA 2.53으로 시즌 초반 주춤했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6월(13경기 1승 1홀드 ERA 4.26)에는 팀 내에서 박치국(15경기) 다음으로 등판한 경기가 많았고, 불펜이 무너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줬다.

7월 1군에서 등판한 두산 투수들 중에서 자책점을 기록하지 않은 투수는 김승회가 유일하다. 7.2이닝 동안 2피안타 5탈삼진 4사사구로, 피홈런은 없었다. 쉽게 말해서 등판할 때마다 1이닝 이상 책임지면서 출루 허용을 최소화했다는 이야기다. 타고투저 현상 속에서 잘 버텨내는 중이다.

김승회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비중이 커 보이는 것은 팀이 정말 필요한 순간에서 등판해 팀의 승리를 지키기 때문이다. 믿고 맡길 만한 베테랑 불펜 투수는 이현승 정도를 제외하면 없는 게 두산 불펜의 현실이다. 게다가 박치국, 함덕주는 체력적으로 관리가 필요하고 김강률의 경우 지난해보다 위력이 좀 떨어진 게 사실이다.

정재훈의 은퇴, 윤명준의 군입대 등으로 더욱 고민이 커진 불펜에 김승회의 등장은 한 줄기의 빛과 같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승회마저 없었다면 불펜 전체에 큰 위기가 찾아오면서 지금처럼 팀이 독주 체제를 갖추는 것 또한 쉽지 않았을 것이다.

10년 넘게 우승반지 없었던 김승회, 서러움 털어낼까

김승회는 유독 우승반지와 인연이 없었다. 2003년 두산에서 데뷔해 2012년까지 단 한 번도 우승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고, 2012년 말 FA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공교롭게도 그가 떠난 이후 팀은 2015, 2016년 한국시리즈 2연패를 차지했고 그저 이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두산으로 다시 돌아온 2017년, 팀은 전반기 부진을 딛고 후반기 승률 1위를 기록했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으나 끝내 KIA에게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10년 넘게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김승회는 정규시즌 69경기에 등판할 정도로 온 힘을 다한 시즌을 보냈으나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그리고 올해, 서러움을 털어낼 기회가 찾아왔다. 현재 페이스라면 두산은 무난하게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위 SK와 10경기 차까지 벌어져 있고, 두산이 장기간 연패에 빠지지 않는 이상 크게 변수로 작용할 만한 요소도 찾기 어렵다. 단기전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많은 만큼 내친김에 2년 만의 통합 우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박치국, 함덕주, 김강률 세 명을 제외하곤 젊은 필승조 투수가 없다. 이는 가을야구에서도 김승회가 필승조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승 경험은 없어도 큰 경기 경험이 있는 김승회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수 있는 시기이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지만, 올 시즌 그의 공헌도는 충분히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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