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포스터.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최초의 월드 투어 스타, 아홉 번 내한, 톰 아저씨 매너, SBS <런닝맨> 출연. 톰 크루즈가 '더' 친근하게 여겨지는 이유다. 누적 박스오피스 93.3억 달러, 역대 배우 10위. 그 판매력, 톰 크루즈 영화를 싫어하는 관객은 있어도 톰 크루즈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은 없다. 스물에 시작해 쉰일곱인 올해까지 38년 간 45편 출연. 그 꾸준함, 톰 크루즈의 얼굴을 매년 봤으니 관객은 그가 친근할 수밖에. 40번째 주연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그 구심력, 엄마와 아빠가 <탑건>을, 아들과 딸이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을 보며 각자의 스무 살 첫 데이트를 톰 크루즈 영화로 할 수도 있다.

판매력, 꾸준함, 구심력, 그건 다 관객이 그의 영화를 본 결과다. 그러니 톰 크루즈 이름에 조건 반사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만 떠올리는 건 부족하다. 스턴트 배우로 기억하는 건 반쪽도 안 된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을 시리즈 6편째로 보기보다 톰 크루즈 영화로 즐기는 쪽을 추천한다. 10년 단위로 대표작 1편씩 4편을 골라 보자. 그 나이의 우리도 발견할 수 있다.

1980년대 12편 中 <레인 맨>(1988, 한국 1989)

 영화 <레인맨> 스틸 컷

영화 <레인맨> 스틸 컷 ⓒ MGM


찰리(톰 크루즈)는 유산 상속을 위해 아버지 장례식에 참석한다. 그런데 유산 3백 만 달러는 존재조차 몰랐던 형 레이먼드(더스틴 호프만)에게 상속된다. 게다가 레이먼드는 자폐성 장애로 병원에서 지내고 있고. 찰리는 자기 몫을 얻기 위해 레이먼드를 병원에서 데리고 나온다. 그건 누가 봐도 납치. 그런데 둘에게 어느 새 여행이 된다. 여행을 하며 찰리는 어릴 적 상상 속 친구인 줄로만 알았던 '레인맨'이 바로 레이먼드라는 걸 기억해낸다.

<레인 맨>은 톰 크루즈 영화 경력의 분기점이다. <레인맨> 이전까지 그는 잘 생긴 스타에 방점이 찍혔다면, <레인 맨> 이후부터 그는 연기가 되는 배우로 인식됐다.

1980년대 출연작은 <끝없는 사랑>(1981), <생도의 분노>(1981)부터 <7월 4일생>(1989)까지 9년 동안 총 12편. 그는 80년대를 단역 출연작으로 시작해 주연상 수상작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탑건>(1986)은 그를 세계 스타로 만들었다. 그래도 영화배우로서 대표작은 <레인 맨>이다.

물론 찰리 역으로 골든 글로브든 아카데미든 후보에 오르지도 못했다. 강렬한 쪽은 레이먼드 역의 더스틴 호프만이다. 그래서 간과된다. 더스틴 호프만이 '레이먼드'를 만들었다면, 톰 크루즈는 레이먼드를 '레인맨'으로 관객에게 전하는 건 그의 몫이다.

<레인 맨>은 찰리가 '레이먼드 동생'에서 '레인 맨의 동생'으로 돌아가는 영화이다. 찰리가 누군가 돌봐줘야 하는 아이에서 타인을 돌아볼 수 있는 어른이 되는 영화이다. 조급, 분노, 짜증에서 환호와 연민을 거쳐, 미안까지 이어지는 톰 크루즈의 변화가 곧 영화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톰 크루즈의 찰리가 되어 더스틴 호프만의 레이먼드를 구경한다. 예컨대 둘이 카지노에서 카드 카운팅으로 돈을 따는 에피소드. 그 시퀀스가 여느 카지노 영화 한 편보다 더 신나는 건 우리가 찰리이기 때문이다. 다시, 톰 크루즈는 레이먼드를 '레인 맨'으로 완성시킨다.

<레인 맨> 이후 그는 극중 선배 캐릭터의 젊은 시절을 연상시키는 '애송이'를 연기하지 않는다. 폴 뉴먼, 더스틴 호프만 같은 안전장치가 더 이상 필요 없었다. 당장 다음해 개봉한 <7월 4일생>으로 그는 47회 골든 글로브 드라마 부문 주연상을 수상한다. 잭 레먼, 알 파치노, 로빈 윌리엄스,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제쳤다.

한편. 톰 크루즈가 아니더라도 추천작이다. 61회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주연상 수상자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는 서번트 증후군 캐릭터 원형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두 형제가 수많은 영화들에서 연상될 것이다. 가령 한국영화 <오! 브라더스>(2003)는 레이먼드에, <그것만이 내 세상>(2018)은 찰리에 집중한 영화처럼 보일 것이다. 카지노 에피소드를 도박의 신으로 변형해 곧바로 만든 영화가 주윤발, 유덕화 주연의 <정전자>(1989)이기도 하다.

한편. 한국의 영화 시장 역사에도 빼놓을 수 없다. 1989년 5월 27일, 서울 논현동 시네하우스 극장의 <레인 맨> 상영관에 뱀 20마리가 풀렸고 암모니아 4통이 굴러다녔다. 이 테러는 UIP의 영화 직배 반대가 명분이었다. 30년 후, 우리는 주연 배우 톰 크루즈를 웬만한 한국 배우보다 더 친근하게 여기고 있다.

1990년대 9편 中 <제리 맥과이어>(1996, 한국 1997)

 <제리 맥과이어> 스틸 컷

<제리 맥과이어> 스틸 컷 ⓒ 소니 콜럼비아 픽쳐스


제리 맥과이어(톰 크루즈)는 잘 나가던 스포츠 에이전시 매니저다. 그는 선수들을 인간적으로 대하자는 제안서를 회사에 돌린다. 직원들에게 박수를 받지만 정작 그 제안서 때문에 해고된다. 박수는 어디 가고, 해고된 그를 따르는 직원은 이름도 몰랐던 직원 도로시(르네 젤위거) 한 명. 이제 그에게 남은 선수는 스타가 되고 싶은 풋볼 선수 로드(쿠바 구딩 주니어) 한 명. 제리는 도로시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의 제안서대로 로드를 매니지먼트한다. 결국 로드는 결정적인 플레이로 스타가 된다. 스타가 된 로드는 취재진을 물리치며 제리를 찾고, 둘은 뜨겁게 안는다. 그 과정에서 제리는 도로시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이었는지 깨닫는다.

<제리 맥과이어>는 성공에 매달리던 젊은 캐릭터를 연기했던 톰 크루즈가 관객에게 보낸 제안서 같은 영화다. 흥행 성공은 관객의 동의였고, 이후로 그는 더 이상 야망을 젊음으로 포장하는 캐릭터를 연기하지 않았다. 차라리 <매그놀리아>처럼 속물근성을 드러내면 모를까.

1990년대 출연작은 <폭풍의 질주>(1990)부터 <매그놀리아>(1999)까지 총 9편. <폭풍의 질주>(1990), <파 앤 어웨이>(1992), <아이즈 와이드 셧>(1999)은 니콜 키드먼과 함께 했다. <어퓨굿맨>(1992)은 아론 소킨 시나리오 영화 중에서, <야망의 함정>(1993)은 존 그리샴 원작 영화 중에서 최고 흥행작이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그 영화로 브래드 피트와 커플상 수상자가 됐다, 골든 래즈베리 시상식에서. 무엇보다 <미션 임파서블>(1996)로 <탑건>의 미국 내 흥행기록을 10년 만에 넘어섰다. <제리 맥과이어>(1996)로 골든 글로브 '주연'상을, <매그놀리아>(1999)로 골든 글로브 '조연'상을 수상했다. 영화마다 사연은 있다.

영화마다 사연은 어떠하든 아홉 개 캐릭터들을 인생 하나로 꿸 수 있다. 성공에 몰두하다가 혼란에 빠진 한 남자의 10년. 야망과 혼란, 그 사이가 <제리 맥과이어>이다.

그의 젊은 캐릭터들은 질주하고(Days of Thunder, 1990) 도발해서(A Few Good Men, 1992) 더 멀리 가다가(Far and Away, 1992) 함정에 빠지더라도(The Firm, 1993) 선택권 없이(Interview with the Vampire: The Vampire Chronicles, 1994) 불가능에 도전한다(Mission: Impossible, 1996). 그러나 영원히 젊어야 하는 '레스터'에게는 없던 선택권*을 톰 크루즈는 잡는다.(*뱀파이와의 인터뷰: I'm going to give you the choice I never had.)

제리가 어느 천둥 치던 날 번쩍 깨닫고 제안서를 한 번에 써내려가는 장면, <탑건>부터 <미션 임파서블>까지 질주만 하던 톰 크루즈가 드디어 브레이크를 밟는다. 제리는 앞선 캐릭터들과 다르다. 제리는 극중 영웅이 아닌 캐릭터였다. 제리의 수고를 아는 건 극 바깥의 관객뿐인 캐릭터였다.

<제리 맥과이어>는 톰 크루즈가 고액 주연 배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여준 영화이기도 하다. 그는 욕심 부리지 않았다. 그렇잖으면 톰 크루즈 원맨쇼 캐스팅인 영화가 139분이나 될 이유가 없다. 티켓파워가 없던 조연 배우들의 분량과 비중은 줄지 않았다. 고작 2편 경력의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연출과 편집을 가장 오래 경력의 톰 크루즈가 믿었다.

그 결과, 미혼모 도로시를 연기한 르네 젤위거는 스타가 된다. 그전까지 그는 은행 잔고 없이 살던 독립영화 배우였다. "쇼 미 더 머니"를 외치던 로드 역의 쿠바 구딩 주니어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다.

영화 대사처럼, <제리 맥과이어>는 제작사에 거액을 안겼다. 관객은 제작비의 다섯 배인 2.7억 달러 어치 티켓을 샀다. <미션임파서블: 폴아웃> 개봉 전 현재까지 출연작 역대 7번째로 많은 흥행 수익이다. 영화 대사처럼, <제리 맥과이어>는 톰 크루즈의 캐릭터 전환을 완성시켰다. 골든 글로브는 그에게 다시 한 번 남우주연상을 쥐어줬다.

기왕. <제리 맥과이어>를 본 겸에 감독 카메론 크로우의 다른 영화 2편을 연이어 보길 권한다. 만약 제리가 제안서를 쓰지 않고 기존 직장에서 더 성공했다면? <바닐라 스카이>(2001)의 데이빗(톰 크루즈)이 보여준다. 만약 제리가 기존 직장에 다녔더라도 회사 프로젝트를 거하게 망쳤다면? <엘리자베스 타운>(2005)의 드류 베일러(올랜도 블룸)처럼 됐을 것이다.

2000년대 10편 中 <미션 임파서블2>(2000)

 <미션 임파서블2> 스틸 컷.

<미션 임파서블2> 스틸 컷. ⓒ 파라마운트 픽처스


에단 헌트(톰 크루즈)는 휴가 차 암벽 등반 중 명령을 받는다, 이번에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키메라'를 이용한 테러 집단 숀 앰브로즈(더그레이 스콧) 일당의 음모를 막아야 한다, 바이러스를 파괴하러 에단 헌트는 숀 앰브로즈의 옛 애인 니아 홀(탠디 뉴턴)과 함께 작전에 돌입한다, 그러나 역으로 이용당해 바이러스는 테러범들에게 넘어간다 – 는 몰라도 된다. 진짜 줄거리는 암벽 등반, 비둘기, 쌍권총, 오토바이이다.

<미션 임파서블2>는 20세기 배우 톰 크루즈를 21세기로 이끌었다. 톰 크루즈 '최초'의 속편 <미션 임파서블2>는 '처음'으로 전 세계 5억 달러를 돌파하며 '최고' 흥행작이 되었다. 직전 최고 흥행작이었던 1편을 다시 갱신한 2편. 그로써 23년째 이어가는 그의 첫 번째 프랜차이즈가 담보됐다. '토끼발'로 에단 헌트를 낚은 <미션 임파서블3>(2006)이 더 호평을 받았지만, 흥행 실패로 시리즈가 마무리될 뻔했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출연작은 <미션 임파서블 2>(2000)부터 <작전명 발키리>(2008)까지 총 10편. 아무 영화나 대표작으로 꼽아보자. 우선, <우주전쟁>(2005). 현재까지 출연작 중 미국 내 흥행 1위다. 스필버그와 처음 작업했던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도 의미 있다. <바닐라 스카이>(2001)는 촬영 중 니콜 키드먼과 이혼하고 페널로페 크루즈와 사귀었던 영화, 그의 개인사로 꼽을 수 있다. '왜 톰 크루즈가 선택했는지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표적인 영화'라면 <라스트 사무라이>(2003).

어떻게 가져다 붙여도 2000년대 대표작으로 <미션 임파서블2>보다 그럴싸하다. 단언컨대 2편은 전 세계 모든 평점 사이트에서 역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최하점일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2>는 톰 크루즈를 주윤발 대신 사용한, 그 시점에서 너무 닳고 닳았던 오우삼 스타일이었다. 오우삼을 추천하고 고용한 건 톰 크루즈였다. 그는 시리즈의 교체 불가한 주연배우이면서 제작자였다.

오우삼은 자신이 선택된 이유 그대로 납품했다. 톰 크루즈가 몸을 옆으로 날리며 쌍권총을 난사하게 했다. 등장할 때 비둘기도 날려줬다. 거기에 주윤발은 하지 않았던 오토바이 공중 액션 씬도 추가했다. 근데 그거 <하드 타겟>(1993)에서 이미 했잖아! 장 끌로드 반담의 액션을 톰 크루즈가 그대로 한 걸 보면, 그가 오우삼 영화를 <페이스 오프>(1997)만 봤던 건 아닐까? 여러 면에서 2편은 1편과 아예 다른 물건이었다.

2편의 역설은 거기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원작 TV 시리즈를 완벽하게 끊어냈다. 1편에서 원작 캐릭터 짐 팰프스와 그의 IMF 팀을 제거했다. 원작 팬들은 반발했다. 2편은 1편이 오프닝에 남겨둔 팀플레이의 흔적마저 지운다. 원작 팬들이 반발할 게 아예 없었다. 쌍권총, 비둘기가 에단 헌트의 정체성이 될 수는 없었지만 이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는 에단 헌트였다. 1편은 '에단 헌트 시리즈'의 프리퀄이었고, 2편이 '에단 헌트 시리즈'의 1탄이었다.

<미션 임파서블2>는 톰 크루즈 또래인 <제5전선>(1966-1973, 7시즌) 세대와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돌아온 제5전선>(1988-1990, 2시즌) 세대들에게 안녕을 고했다. 대신 21세기 관객을 그는 맞이했다. 시리즈 흥행 성적들을 보면 결과적으로 21세 관객들도 <미션 임파서블>은 에단 헌트가 활약하는 블록버스터면 됐던 것이다.

사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을 위한 복습 관람은 3부작으로 기획된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2011),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을 하면 된다. 스케일, 스턴트, 스타일의 업그레이드를 확인하려면 역시 <미션 임파서블2>다. 굳이 복습이 필수인 시리즈가 아니기도 하다.

2010년대 11편 中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

 <엣지 오브 투모로우> 스틸컷

<엣지 오브 투모로우> 스틸컷 ⓒ 워너브라더스


외계인 '미믹'의 침략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다. 전투부대에 배속된 빌 케이지(톰 크루즈)는 곧바로 다운폴 작전에 투입된다. 첫 번째 전투에서 알파 미믹을 우연히 사살하지만 자신도 죽는다. 그러나 그는 전투부대에 배속되었던 시간대에 '다시' 깨어나고 다시 전투에 투입된다. 이번에는 '전장의 암캐' 리타(에밀리 블런트)를 구하다 죽는다. 죽어가는 그에게 리타는 깨어나면 자신을 찾아오라고 한다. 다시 깨어난 빌 케이지는 리타에게 설명을 듣는다. 첫 번째 사망 직전, 알파 미믹의 피를 흡수했기 때문에 특정 시간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빌 케이지는 '사망 귀환'을 반복하며 리타와 함께 미믹을 격퇴하는 방법을 찾아간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톰 크루즈가 현실에서도 타임 루프한다는 걸 증명한다.

2010년대 그의 영화 출연 빈도는 1980년대로 회귀한다. <나잇&데이>(2010)부터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2018)까지 9년 동안 벌써 11편. 2019년 개봉 예정인 <탑건: 매버릭 Top Gun: Maverick>(촬영 중)까지 12편. 단역, 카메오, 내레이션도 없다. 2010년대 관객이 1980년대 관객보다 그의 주연작을 더 많이 만나고 있다.

아무래도 그는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찾고 있다. 원작 소설 기반의 <잭 리처>(2012), <잭 리처: 네버 고 백>(2016). '다크 유니버스'의 첫 작품 <미이라>(2017). 31년 만의 속편 <탑건: 매버릭>. 시퀄이 가능했던 <나잇&데이>(2010)와 <오블리비언>(2013). 그러나 여의치 않다. 그의 새로운 프랜차이즈 계획은 빌 케이지의 전투 같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세이브 포인트로 리셋되고 있다. 그리고 제작이 발표된 <엣지 오브 투모로우2>.

그가 힘을 준 캐릭터들도 과거의 누군가를 연상시킨다. <락 오브 에이지>(2012)의 스테이시 잭스는 락 스타로 데뷔했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레스타가 떠오른다(뱀파이어 레스타, 출판사 황매, 2009). <아메리칸 메이드>(2017)의 베리 실과 <7월 4일생>의 론 코빅, 실존 인물인 두 캐틱터는 정반대로 똑같다.

그런데 지금은 그럴 필요들이 없는 에단 헌트의 시대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2011)은 자신의 역대 최고 흥행작이고,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이 그 뒤를 이었다. 뒤집으면, 신작들의 연이은 흥행 저조는 의심을 낳았다.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로 연명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의 마지막 시대는 아닌가?

에단 헌트 시대의 의심. 그 의심을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뒤집지는 못했다. 해외 성적이 좋다지만 본전치기다. 세 번째 래즈베리 상 수상작 <미이라>도 해외 성적은 좋았다. 미국 내 흥행 성적은 그 의심을 뒷받침했다. SF 장르 기준으로, <오블리비언>(2013)보다 조금 낫지만 제작비가 더 들었다. 해외 성적도 9년 전 <우주전쟁>은 물론 12년 전 <마이너리티 리포트>보다 못하다.

그래도 속편을 찍는다. 어긋나지 않으면 2020년 영화다. <미션 임파서블2>가 2000년에 개봉했듯. 기존 톰 크루즈 영화 팬들은 <미션 임파서블> 원작 팬들처럼 그와 이별할 수도 있다. 물론 <엣지 오브 투모로우2>가 빌 케이지처럼 '오메가' 미믹의 피를 흡수할 수 있을 지는 가봐야 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톰 크루즈의 2010년대 영화 세계와 같다. 빌 케이지는 그의 캐릭터 중 유독 고되다. 루프물의 필연으로 우리는 빌 케이지의 성공보다 실패를 더 많이 목격한다. 거기서 만난 리타, 수백 번을 만났지만,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리타는 그를 의심한다. 톰 크루즈가 시도한 새로운 프랜차이즈의 반복된 실패들. 그러나 빌 케이지는 리타를 살리기 위해 수정하며 반복한다. 빌 케이지의 정의는 인류애가 아니다.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리타다. 톰 크루즈 영화의 정의는 영화 역사가 아니라 관객이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우연찮게도 2010년대 영상 콘텐츠 호흡과 가장 유사하다. 루프물 구성은 영화를 톰 크루즈 단편 모음집으로 만든다. 그의 빌 케이지는, 대단찮지만, 꾸준히 변주한다. <오블리비언>처럼 복제가 아니다. 영화는 유튜버의 그것처럼 반복되지만 속도가 빠르고 또 다르다. 새로운 리타들에게 그는 자신의 캐릭터들을 최대한 보여준다. 톰 크루즈의 새로운 리타들에게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제로부터 시작하는 톰 크루즈 영화'다.

톰 크루즈의 기존 리타들에게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톰 크루즈와 관객에 대한 영화다. 리타들에게 배우 톰 크루즈가 그랬다. 40대 이상 관객들은 10대에도 20대에도 30대에도 톰 크루즈 영화를 봤다. 그리고 20대들과 함께 또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을 극장에서 볼 것이다. 루프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현실에서 펼쳐지고 있는 거다.

추가. 영화 원작인 라이트 노벨 < All You Need is Kill >과 만화판도 연이어 보면 좋다. 원작 라이트 노벨의 저자는 사쿠라자카 히로시, 만화는 <데스노트>의 오바타 타케시다. 2014년 영화 개봉 후 학산문화사에서 라이트 노벨과 만화를 세트로 내놨다. 영화-만화-소설 순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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