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7월 한 골키퍼의 이적소식은 유럽 축구계를 뜨겁게 달구었다.

당시 23살의 나이에 파비앵 바르테즈(프랑스), 호세 칠라베르트(파라과이) 등과 함께 세계 정상급 골키퍼로 분류됐던 지안루이지 부폰이 세리에A 파르마를 떠나 유벤투스에 입단한 것이었다. 당시 유벤투스가 부폰의 영입을 위해 쏟아 부은 이적료는 5300만 유로.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700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비안코네리 유니폼을 입은 부폰은 지난 시즌까지 유벤투스에서 509경기에 출전해 전설적인 활약을 펼치며 19개의 우승트로피를 클럽에 안겼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클럽에 제대로 보답한 셈이다.

오랜 시간 동안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전설' 부폰의 골키퍼 역대 이적료 기록을 17년 만에 깨버린 골키퍼가 나타났다.

 알리송의 리버풀 이적 소식을 전하고 있는 BBC

알리송의 리버풀 이적 소식을 전하고 있는 BBC ⓒ BBC 공식 홈페이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FC는 20일(한국 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송의 영입을 발표했다. 영국 BBC는 알리송의 이적 소식을 스포츠 섹션 톱뉴스로 전하면서 "리버풀이 알리송과 6년 장기 계약을 맺었고, 이적료는 6680만 파운드(한화 약 986억 원)"라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골키퍼(World's most expensive keeper)가 됐다"고 보도했다.

부폰의 몸값 기록을 뛰어 넘은 알리송은 '축구왕국' 브라질에서 U-17, U-20 등 연령별 대표팀을 차례로 거쳐 2013년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엘리트 골키퍼'다.

191cm, 91kg의 건장한 체격조건을 갖춘 알리송은 브라질 명문이자 소속팀 SC인테르나시오날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2016년 여름 이탈리아 AS로마에 입단했고, 2017~2018 시즌엔 세리에A 37경기에 출전해 팀의 리그 최소 실점 2위(28실점)에 공헌하며 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등극했다. 알리송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브라질의 최후방을 지키며 3번의 클린 시트(코스타리카·세르비아·멕시코전)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지난 5월 27일 클럽의 주전 골키퍼였던 로리스 카리우스의 치명적인 실수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날려야 했던 위르겐 클롭 감독은 알리송 영입에 대해 "그는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할 필요가 있지만 그것은 지금 중요하지 않다"라며 "왜냐하면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골키퍼이기 때문"이라고 기뻐했다.

BBC에 따르면, 알리송은 지난 시즌 리그 무대에서 79%의 패스 정확도를 기록했고, 17번의 클린 시트를 자랑했다. 반면 그의 포지션 경쟁자인 카리우스(67%·10번)와 시몽 미뇰렛(69%·7번)는 기록상으로 알리송에 미치지 못했다.

리버풀이 브라질 국가대표 골키퍼 영입하면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프리미어리그도 '문지기들의 전쟁'으로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을 이끈 위고 요리스(토트넘) 골키퍼를 비롯해 벨기에의 3위를 이끈 티보 쿠르투아(첼시), 잉글랜드 4강 주역 조던 픽포드(에버튼), 스페인의 다비드 데 헤아(맨유), 브라질의 알리송까지 각국 국가대표 스타 골키퍼들이 잉글랜드에 모여 승부를 펼치게 된 점은 꽤나 흥미롭다. 알리송이 지키는 리버풀의 2018~2019 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경기는 내달 12일 오후 9시 30분(vs. 웨스트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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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송 리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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