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첫 등장해 단숨에 아이들을 열광시킨 판타지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가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25일 개봉을 앞두고 언론에 선 공개된 극장판 <신비아파트>는 새로운 캐릭터와 이야기가 가미된 완결성 높은 애니메이션이었다.

18일 서울 용산 CGV에서 상영한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타임슬립(시간여행)이 가미된 설정과 새로운 도깨비 캐릭터의 등장이었다. 요즘 아이들에게 인기 높은 캐릭터였던 도깨비 신비와 더불어 금색의 도깨비 금비는 극장판에서 주요 사건에 개입하는 중심 캐릭터로 기능한다.

왜 아이들이 열광하는가

사실 2016년과 2017년에 걸쳐 시즌2까지 방영된 <신비아파트>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중 오싹 판타지를 표방하며 나름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 덕분인지 국내 제작 애니메이션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올해엔 뮤지컬까지 제작되기에 이르렀다.

하리와 두리 남매, 신비에 익숙해진 기존 시청자 입장에서 극장판이 어떻게 이들을 다뤘을지 궁금해할 만하다. 아이들 중심이었던 기존 이야기는 극장판에선 온 가족이 함께 볼만한 입체적인 구성으로 발전했다. 귀신을 가두는 고스트볼을 가지게 된 과정 및 엄마와 아빠 사이의 관계를 보여줬던 TV판 속 설정에서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고스트볼을 가진 두 남매는 엄마가 갖고 있던 보물지도를 통해 우연히 비밀동굴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정체불명의 힘에 휩쓸려 과거로 돌아간다. 22년 전으로 돌아간 이들이 만난 사람은 다름 아닌 엄마였다. 하리와 비슷한 또래의 어린 엄마 유지미는 말괄량이지만 아파트 건설 광풍으로 위기에 몰린 마을을 지키고자 하는 당찬 소녀. 그런 엄마를 도와 하리, 두리, 신비가 함께 역경을 헤쳐 나가는 과정이 영화에 담겼다.

여기에 금빛도깨비 금비는 특이하게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서울말을 쓰는 다른 캐릭터들과 또 다른 친근함이 돋보인다. 미래의 하리, 두리 남매와 과거의 지미 사이의 연결고리인 금비는 이 작품에서 몇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특히 신비보다 훨씬 오랜 세월을 살아 경험이 풍부해 여러 가지를 전수해 준다는 점에서 또 다른 극장판 탄생의 여지를 여는 인물이기도 하다.

공부를 강요하는 지미에게 서운한 하리가 과거의 엄마를 만나 진심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은 아이와 부모가 각자의 눈높이에서 서로를 이해하게끔 한다. 그렇다고 내용이 마냥 교훈적이진 않다. 오싹 판타지라는 장르적 특징을 십분 살려 악귀, 빙의된 들쥐 등이 등장하는데 충분히 긴장감을 주는 작화가 눈에 띈다.

다양해진 등장인물들과 배경 역시 아파트가 아닌 동굴과 과거 아파트가 들어서기 직전의 마을이라는 점에서 아이와 부모 모두의 이목을 끌만하다. 특히 1990년대를 재현하며 당시 유행어들까지 설정해 넣은 디테일 역시 이 애니메이션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아이돌 문화의 태동기, X세대로 불렸던 대중문화 전성기가 잠시 묘사되는데 충분히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하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늘 존재했던 괴담과 애니메이션의 결합이 과연 극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만듦새만 놓고 보면 아동을 타깃으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과도 비견할 수 있다.

한 줄 평 : 새로운 '초통령'의 극장 점령은 파란불
평점 : ★★★☆(3.5/5)

영화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관련 정보

감독 : 김병갑 기획 : 스튜디오 바주카 제작 : CJ ENM, 칵테일미디어 출연(목소리) : 조현정, 김영은, 김채하, 신용우, 여민정, 심규혁 제공 : CJ ENM 배급 : CJ 엔터테인먼트 러닝타임 : 68분 관람등급 : 전체관람가 개봉 : 2018년 7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