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최고의 '출루 머신' 추신수가 생애 첫 올스타전에서도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추신수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8회 대타로 출전해 2타수1안타1득점을 기록했다. 추신수는 안타 출루 후 이어진 1사 1,2루의 기회에서 진 세구라(시애틀 매리너스)의 3점 홈런이 나오면서 득점까지 기록했다.

경기는 양 팀이 무려 10개의 홈런을 주고 받은 끝에 아메리칸리그가 8-6으로 승리했다. 아메리칸리그는 9회 동점 홈런을 허용했지만 연장 10회 휴스턴 애스트로스 올스타 듀오 알렉스 브레그먼과 조지 스프링어의 백투백 홈런을 포함해 3득점을 올리며 올스타전 6연승을 내달렸다. 올스타전에서 10개의 홈런이 터진 것은 메이저리그 역대 신기록이다(종전 6개).

 텍사스와 한국을 대표해 올스타전에 출전한 추신수는 1안타1득점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텍사스와 한국을 대표해 올스타전에 출전한 추신수는 1안타1득점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MLB.com 화면 캡처


올스타전에서도 빛을 잃지 않은 빅리그 최고 출루머신의 위용

코리안 빅리거 중 가장 먼저 올스타 무대를 밟은 선수는 역시 '코리안 특급' 박찬호였다. 2000년 18승에 이어 2001년 전반기에도 8승을 올린 박찬호는 2001년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3회 랜디 존슨을 구원해 내셔널리그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박찬호는 2001년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칼 립켄 주니어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1이닝1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빅리그를 떠나는 전설에게 좋은 선물을 했던 인상적인 올스타전이었다.

2002년에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마무리로 활약하던 '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이 올스타 무대를 밟았다. 추후 선발 욕심이 있었던 김병현이 최고의 마무리 트레버 호프먼에게 체인지업 그립에 대해 물었다가 "너처럼 엄청난 공을 던지는 녀석이 내 마지막 생존수단까지 가져 가려고?"라는 핀잔을 들었던 일화는 꽤나 유명하다. 당시 김병현은 0.2이닝 동안 2실점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올스타를 배출할 때까지만 해도 끊임없이 등장할 것처럼 보였던 코리안 빅리거 올스타는 이후 15년 동안 나오지 않았다. 작년까지 빅리그에서만 13년 동안 활약한 추신수는 2010년과 2013년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MVP 후보에 오를 만큼 좋은 성적을 올리고도 올스타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텍사스 이적 후에도 이런 저런 부상으로 성적을 반등시키지 못하면서 추신수의 올스타 출전은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추신수는 만 36세가 되는 2018 시즌 초반 부진을 이겨내고 현역 최다 연속경기 출루 기록을 작성하며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추신수는 지난 2009년 만37세의 나이에 첫 올스타가 된 라울 이바네스에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은 나이에 올스타에 첫 출전하는 선수가 됐다. 물론 아메리칸리그 출루율(.405)과 볼넷(62개) 각각 3위, 타율(.293), 장타율(.506) 각 17위, OPS 9 위(.911)에 빛나는 추신수의 성적은 구단 배분이 아니더라도 올스타에 선정되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경기 시작 전 가족들과 함께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며 생애 첫 올스타 출전을 실감했던 추신수는 경기 종반까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8회 넬슨 크루즈(시애틀)의 타석에서 대타로 출전했다. 상대 투수는 올 시즌 2승7세이브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 중인 밀워키 브루어스의 좌완 조쉬 헤이더. 하지만 추신수는 까다로운 좌완 스리쿼터 유형의 헤이더를 상대로 가벼운 스윙으로 깨끗한 좌전안타로 만들어냈다.

추신수는 이어진 세구라의 3점 홈런으로 홈을 밟으며 4번 타순에서 1번 타자 같은 역할을 톡톡해 해냈다. 9회 2사 후에는 LA다저스 마운드의 신데렐라 로스 스트리플링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비록 추신수의 득점이 결승득점이 되진 못했지만 추신수는 좌완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득점까지 성공하면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출루 머신'다운 활약을 올스타전에서도 그대로 어어갔다.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런 추신수의 생애 첫 올스타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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