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제주의 영감받은 소길댁 가수 이효리가 4일 오후 서울 화양동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정규 6집 앨범 < BLACK > 발매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앨범을 소개하고 있다. 2013년 5집 이후 4년만에 선보이는 6집 < BLACK >은 제주 생활을 통해 얻은 영감들을 담아 이효리 본인이 10개의 트랙 중 9곡의 작사와 8곡의 작곡에 참여해 팝과 발라드, 힙합, 소울, 일렉트로니카를 넘나드는 곡들을 수록한 앨범이다.

이효리ⓒ 이정민


최근 가수 이효리가 제주도 집을 JTBC에 매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이효리는 지난 2013년 9월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결혼하며 제주도에 자리 잡았다. 이후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달달한 신혼생활을 SNS를 통해서만 종종 공개했다. '제주도민', '소길댁'이라는 타이틀이 이효리의 꼬리표로 붙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조용하고 편안해 보이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제주도에 대한 '로망'을 심어주기도 했다.

마치 이효리를 따라하듯, SNS 상에서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소길댁, 애월댁, 제주댁, 제주부부, 제주이민 등의 해시태그를 달며 제주도에서의 일상을 공유했다. 이효리는 '제주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처럼 보였다.

지난해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이 인기를 끌면서 다시 제주도 열풍이 거세졌다.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는 자택을 방송에 공개하며 민박집에 찾아온 손님들과 함께 보내는 소소한 일상을 공개했다. 이 방송을 보며 이효리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았으리라. "나도 제주에 내려가서 민박집 차리고 생활해볼까?", "저 넓은 그림 같은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아무 걱정 없이 살면 참 좋겠다.", "제주도에서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실제로 <효리네 민박 시즌2>가 종영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로 찾아왔고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다.

이효리가 살던 동네 소길리만 해도 카페며 식당, 숙박업체들이 많아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도 토박이인 내가 최근 제주시나 외곽 지역을 둘러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언제 이렇게 많이 제주도가 변화했나' 하고 놀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효리라는 국민 연예인이 제주로 오면서 정말 많은 부분들을 변화하게 만들었다.

어딘가에는 이득을 본 사람들도 있을 테지만, 제주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불편하고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효리가 소길리 집을 팔아넘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뉴스룸> 문화초대석에 나온 이효리

<뉴스룸> 문화초대석에 나온 이효리ⓒ JTBC


이효리가 지난해 6월 JTBC <뉴스룸>에 출연했을 당시 인터뷰가 생각난다.

"유명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고, 조용히 살지만 잊히긴 싫다. 어떤 뜻인지는 알겠는데 불가능한 얘기가 아닌가요?"(손석희)

"가능한 것만 꿈꾸는 건 아니잖아요."(이효리)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내심 마음 한 구석에서는 믿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효리도 "가능하다"라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제주도에 터를 잡고 '소길댁'으로 행복하게 살아보려 했을 것이다. 또 그런 일상을 대중에게 SNS를 통해 또 방송을 통해 공개하며 행복을 나누고 싶어한 게 아닐까. 그러나 결국 현실은 달랐다.

수시로 이효리의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담장 안을 들여다 보고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의 거침없는 행동은 결국 "꿈은 꿈일 뿐인 것일까"라는 의문만 남겨뒀다.

이효리에게 묻고 싶다. "행복하셨나요?" 결국 소길리를 떠난다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그래도 이효리에게 있어 제주는 꿈꿀 수 있는 도전과 가능성을 전해줬다. 결혼식부터 <효리네 민박> 촬영까지 여러 추억들을 만든 곳이다.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효리네 민박>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효리네 민박>ⓒ JTBC


이효리가 보여준 행복한 삶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힐링'으로 자리 잡았다. 여전히 제주도에서의 삶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또 찾아오고 있다.

제주도는 누군가에겐 살고 싶은 곳이고, 누군가는 꿈을 꾸다가 떠나는 곳이다. 또 다른 누군가에겐 계속해서 살아가야 할 삶의 터전이다. 우리는 과연 제주에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과연 제주도에서 행복을 꿈꿀 수 있을까?

분명 이효리처럼, 이상과 현실 사이에 여러 작은 갈등과 고민이 많을 것이다. 내가 다른 관광객들과 달리, 제주도로 오는 이주민들과 달리 무덤덤하게 살 수 있는 이유는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라서일지도 모른다. 현실은 이상이 될 수 없다는 걸 이미 제주도민들은 자연스럽게 깨닫고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꿈꾸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효리의 말처럼, 꼭 가능한 것만 꿈꾸라는 법은 없으니까. 이효리가 어디로 가든 행복한 삶을 살기를 기대한다.

댓글2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관찰-욕심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