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메이저리그의 전반기 일정이 모두 끝났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98경기에서 68승을 올리며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694)를 차지한 가운데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냈던 LA 다저스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반 경기 차이로 따돌리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기껏해야 '복병' 정도로 꼽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도 전반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에 오르며 가을야구를 노리는 팀으로 신분이 상승했다.

개인기록에서도 보스턴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J. D. 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는 호세 라미레즈(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나란히 29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홈런왕 경쟁을 하고 있고 무키 베츠(보스턴)는 타율(.359)과 장타율(.691), OPS(1.139)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뉴욕 양키스의 루이스 서벨리노가 14승을 올렸고 뉴욕 메츠의 제이크 디그롬은 리그에서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1.68)을 기록했다.

김현수(LG트윈스)와 박병호(넥센 히어로즈)가 국내로 돌아온 가운데 올해는 총 3명의 한국인 선수가 빅리그 무대를 누볐다. 하지만 전반기의 활약상은 각자 달랐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처럼 구단의 한 시즌 연속 출루 신기록을 세우며 화려한 전반기를 보낸 선수가 있는 반면에 최지만(템파베이 레이스)처럼 여전히 하루하루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는 선수도 있다.

추신수, 커리어 전반기 최고 타율과 최다 홈런... 51G 연속 출루 기록

 2018년 7월 5일(한국시간), 텍사스 알링턴에서 열린 경기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2018년 7월 5일(한국시간), 텍사스 알링턴에서 열린 경기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 AP/연합뉴스


대부분의 사람들은 2년 연속 3할 타율에 20-20클럽을 달성했던 2009, 2010년과 300출루 기록을 세운 2013년이 추신수의 전성기였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토록 대단했던 시즌에도 추신수가 전반기에 .293의 타율을 기록하거나 18개의 홈런을 때리진 못했다. 추신수가 만 35세 시즌에 늦게나마 자신의 야구 인생에 빅리그 올스타전 출전을 추가하게 된 것은 감격적이면서도 당연한 결과다.

사실 추신수는 시즌 개막 후 39경기에서 타율 .239 5홈런 출루율 .316에 그쳤다. 주로 지명 타자로 출전하며 수비에 거의 기여하지 못하는 고액 연봉 선수가 2할대 초반의 타율에 그치며 팀에 '민폐'를 끼친 것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이후 51경기에서 타율 .337 13홈런 츌루율 .467 OPS 1.063을 기록하며 엄청난 대반전을 만들어 냈다.

추신수는 지난 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이치로 스즈키를 넘어 아시아 최다 연속 출루 기록을 세웠다. 8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에서는 구단 한 시즌 연속 경기 출루 기록(47경기)을 새로 작성했고 14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는 현역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까지 세웠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4출루 경기를 만든 추신수는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을 51경기까지 늘렸다.

사실 추신수는 전반기의 부진을 후반기에 만회해 성적을 끌어 올리는 유형의 선수였다. 실제로 역대 전반기에서 타율 .268를 기록했던 추신수는 후반기에 .294의 타율을 기록한 바 있다. 만약 추신수가 후반기에 더 강해지는 예년의 성향을 이어간다면 통산 3번째 3할 타율과 생애 첫 30홈런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오승환] 토론토 불펜의 믿을맨,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까지 -2

오승환 귀국 "아쉬운 시즌, 거취는 모든 가능성 고려"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오승환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향후 행보에 대해 "지금은 저도 정확히 말할 수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고 정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오승환은 현재 소속 팀인 세인트루이스와 계약 만료로 다시 자유계약 선수가 됐고 세인트루이스와의 재계약 논의, 다른 팀과 입단 협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7.10.11

오승환이 지난해 10월 귀국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모든 리그가 마찬가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불펜 투수들은 개인 기록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4~5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하다가도 한 경기에서 대량 실점을 하면 평균자책점이 치솟기 때문이다. 마무리나 셋업맨처럼 확실한 보직 없이 등판 간격이 일정하지 않은 불펜 투수들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 그런 부분들을 고려한다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오승환은 충분히 성공적인 전반기를 보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지난 2월 26일 토론토와 1+1년 계약을 체결한 오승환은 보직이 다소 어중간했다. 마무리 자리에는 2017년 올스타에 빛나는 로베르토 오수나가 있고 셋업맨에도 타일러 클리파드, 존 액스포드 같은 마무리 투수 출신 베테랑들이 즐비했다. 아무리 오승환이 한국과 일본을 접수한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다지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2년 동안 39세이브를 올린 빅리그 경력으로는 명함을 내밀기 힘들었다.

실제로 오승환은 올 시즌 토론토 불펜에서 마무리나 셋업맨 자리를 확실히 차지하지 못한 채 7회나 8회, 때로는 6회에 등판하기도 했다. 전반기에만 45경기에 등판해 44.2이닝을 소화한 오승환은 48경기 45.2이닝의 클리파드에 이어 토론토 불펜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경기에 등판해 많은 이닝을 던졌다. 한 마디로 전반기 토론토 불펜의 '노예'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오승환은 전반기 4승 3패 2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2.82라는 매우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특히 9이닝 당 10.7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팀 전체 투수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삼진 능력을 과시했다. 오승환은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에 단 2개 만을 남겨 두고 있다. 물론 오승환의 보직을 고려하면 세이브 기회가 쉽게 오진 않겠지만 이런 흐름이라면 후반기에 충분히 400세이브 고지를 노려볼 수 있다.

[최지만] 밀워키에서 생존하지 못하고 6번째 팀으로 이적

 최지만(밀키스 브루어스)이 지난 2월 26일 미국 애리조나 마리베일에서 진행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연습경기에 임하고 있다.

최지만(템파베이 레이스)이 지난 2월 26일 미국 애리조나 마리베일에서 진행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연습경기에 임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지난 2년 동안 볼티모어와 필라델피아에서 활약하다가 올해 LG 유니폼을 입은 '타격기계' 김현수는 미국에서 활약하는 기간 동안 한 번도 마이너리그에 내려가지 않았다. 3할 타율을 기록했던 2016년은 그렇다 쳐도 타율 .231 1홈런 14타점에 불과했던 작년 시즌에도 김현수가 빅리그에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김현수에게 '마이너 거부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마이너 거부권이 없었다면 김현수는 2년 연속 '풀타임 빅리거'가 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반면에 동산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미국에 진출한 최지만의 계약서에는 한 번도 마이너 거부권 같은 '특혜'가 없었다. 따라서 최지만은 미국 진출 후 매년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했고 이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한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스프링 캠프에서의 좋은 활약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최지만은 다음 날 곧바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5월 19일 빅리그에 복귀한 최지만은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터트리며 무력 시위를 보였지만 일주일도 버티지 못하고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이에 최지만은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구했고 5월31일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10일 필라델피아전에서 대타 만루홈런을 작렬했다. 하지만 이는 밀워키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경기가 됐고 최지만은 10일 템파베이로 트레이드됐다.

트레이트 후 한 달 만에 빅리그에 콜업된 최지만은 디트로이트와의 첫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2경기에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고 전반기 최종전에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 최지만의 성적은 타율 .220 2홈런 5타점. 밀워키 시절에 보여준 장타력만 아니면 빅리그에 있는 게 신기한 성적이다. 과연 최지만은 후반기 템파베이에서 새로운 반전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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