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 월드컵 3·4위전 벨기에와 잉글랜드의 경기. 벨기에 선수들이 승리 후 3위를 차지했다.

2018년 7월 1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 월드컵 3·4위전 벨기에와 잉글랜드의 경기. 벨기에 선수들이 승리 후 3위를 차지했다.ⓒ AP/연합뉴스


'황금세대'를 앞세운 벨기에가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을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이 이끄는 벨기에 축구 대표팀은 14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3위 결정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를 3위로 마친 벨기에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의 4위를 넘어 32년 만에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을 갈아 치웠다.

벨기에 대표팀은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첼시)부터 최전방 공격수 루카쿠 로메로(맨유)까지 연령별 대표팀 시절부터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소위 '황금세대'로 불린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나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토트넘) 같은 독보적인 슈퍼스타는 없지만 팀을 이끄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다. 이번 대회 6경기에 출전해 5개의 공격포인트(3골 2도움)를 기록한 벨기에 대표팀의 '캡틴' 에당 아자르(첼시)가 그 주인공이다.

첼시 이적 후 5년 동안 4번이나 EPL 베스트11에 선정된 '드리블의 마술사'

1995년 벨기에의 로얄 스타드 브레노아의 유소년팀에서 축구를 시작한 아자르는 2003년 AFC튀비즈로 자리를 옮겼다가 2005년부터 프랑스의 릴OSC로 이적했다. 어린 시절부터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겠다는 목표의식이 확실했던 아자르는 2007년 릴OSC의 1군 무대에 데뷔했다. 2010-2011시즌 릴OSC의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아자르는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유망주로 떠올랐다.

특히 아자르는 프리미어리그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았다. 그 중에서도 아스널은 2011년부터 아자르에게 꾸준한 구애를 보냈고 토트넘은 아자르의 이적을 최종 결정할 수 있는 릴OSC 구단과 구체적인 이적료 협상을 끝냈다는 소식도 있었다. 여기에 맨체스터의 양대 명문 맨유와 맨시티까지 아자르 영입전에 뛰어 들었지만 최종적으로 아자르를 품은 팀은 아스널도 토트넘도 맨유도 맨시티도 아닌 첼시였다.

지금이야 아자르가 벨기에 대표팀이나 첼시에서 부동의 등번호 10번을 달고 활약하지만 이적 당시만 해도 첼시에는 후안 마타(맨유)라는 세계적인 미드필더가 있었다. 따라서 아자르는 10번이 아닌 17번을 달고 EPL 무대에 데뷔했다. 하지만 아자르는 바뀐 리그에 적응할 시기도 가지지 않고 2012-2013 시즌 62경기에서 13골 20도움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내던 마타와 함께 첼시의 공격을 이끌었다.

 2018년 6월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 벨기에와 튀니지의 경기. 벨기에의 에당 아자르(가운데)가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18년 6월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 벨기에와 튀니지의 경기. 벨기에의 에당 아자르(가운데)가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자르는 마타가 시즌 중간 맨유로 이적한 2013-2014 시즌에도 17골 9도움으로 첼시를 리그3위와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끌었다. 2014-2015 시즌 등번호 10번을 되찾은 아자르는 52경기에서 19골 11도움으로 3년 연속 EPL 베스트11과 함께 EPL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면서 명실상부한 월드클래스 선수로 등극했다. 하지만 지난 3년의 혹사로 슬럼프에 빠진 2015-2016 시즌에는 43경기에서 6골 7도움에 그치며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자르는 이대로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지 않았다. 한 시즌 동안 안식년(?)을 가진 후 2014-2015 시즌의 기량을 되찾은 아자르는 2016-2017 시즌 43경기에 출전해 17골 7도움을 기록하며 EPL 베스트11 선정과 함께 첼시 이적 후 두 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트로피를 차지했다. 아자르는 첼시가 리그 5위로 추락한 2017-2018 시즌에도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첼시에게 FA컵 우승을 안겨줬다.

아자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플레이로 본인의 득점뿐 아니라 동료들의 득점 기회까지 찾아내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세계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다. 특히 천부적인 민첩성과 순간스피드를 앞세운 드리블 실력은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단연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골 결정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 역시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같은 '신계'의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다.

이번 대회 6경기에서 3골2도움 기록한 '원조 붉은 악마'의 에이스

연령별 대표팀을 꾸준히 거친 아자르는 만17세에 불과하던 2008년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선발돼 10년 동안 벨기에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물론 초기에는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잘 적응하지 못해 훈련에 불참하거나 돌출행동을 하기도 했지만 브라질 월드컵 예선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벨기에 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떠올랐다. 아자르는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도 조별리그 알제리전과 러시아전에서 결승골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벨기에는 큰 기대를 모았던 유로2016에서 웨일스에게 패해 8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탈락한 빈센트 콤파니(맨시티) 대신 주장 완장을 찬 아자르는 어시스트 4개를 기록하며 도움 1위에 올랐다. 실제로 아자르는 스타들이 즐비한 벨기에 대표팀 내에서도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선수다. 아자르는 유로2016 대회를 기점으로 콤파니로부터 '원조 붉은 악마'의 캡틴 자리를 물려 받았다.

 2018년 7월 1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 월드컵 3·4위전 벨기에와 잉글랜드의 경기. 벨기에의 에당 아자르가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2018년 7월 1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 월드컵 3·4위전 벨기에와 잉글랜드의 경기. 벨기에의 에당 아자르가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90년대 후반부터 전략적으로 육성한 황금세대들의 기량이 절정에 올랐고 두 번의 메이저대회를 거치면서 경험치까지 쌓인 벨기에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그리고 벨기에는 실제로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새로운 '영광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벨기에가 역대 2번째 4강 신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캡틴' 아자르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튀니지와의 조별리그 경기부터 멀티골을 기록하며 수훈선수(맨오브더매치)에 선정된 아자르는 일본과의 16강전에서도 정확한 택배 크로스로 마루앙 펠라이니(맨유)의 헤더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아자르는 잉글랜드와의 3위 결정전에서도 후반 36분 케빈 데 브라위너(맨시티)의 패스를 받아 특유의 드리블 돌파에 이은 깔끔한 마무리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3골 2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두 번째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아자르는 최근 벨기에가 치른 25번의 A매치에서 무려 12골 1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왕은 케인이 유력하지만 공격포인트 5개를 기록한 아자르의 활약은 페널티킥 3골이 포함된 케인의 그것을 능가한다. 지난 시즌 첼시가 EPL 5위에 머물면서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유로파리그에서 뛰어야 하는 아자르에게 벌써부터 적지 않은 빅클럽 이적 루머가 쏟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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