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두산이 13대6으로 승리한 뒤 김재환이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두산이 13대6으로 승리한 뒤 김재환이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산은 두산이었다. 한두 가지의 변수로 흔들리지 않는 팀이었다. 시즌 전 3강으로 분류됐던 팀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모습을 선보였다. 일찌감치 선두를 굳혔고, 후반기에 엄청난 변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무난하게 2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팀의 흐름은 2016년만큼이나 좋은 상황이다. 12일 kt전까지 87경기를 소화한 두산은 역대 전반기 최다승을 경신했다. 58승 29패 승률 0.667로, 최근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16년(55승 1무 27패 승률 0.671)보다 더 많은 승수를 쌓았다.

올스타 휴식기를 가진 선수들은 오는 17일 잠실 롯데전을 시작으로 후반기에 돌입한다. 다음달 16일부터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접어들기 전까지 8월 4일~5일 광주 KIA전을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에서만 경기를 치른다. 다른 팀들보다 체력적인 부담이 덜한 일정이다.

전반기 최다승 기록한 두산, AG 휴식기 전까지 더 격차 벌려야

두산에게는 좋은 기회다. 이번주 롯데, LG(원정)를 차례로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후 다음주에는 주중에 SK와의 인천 원정 3연전, 주말에 한화와 홈 3연전을 소화한다. 7월 31일~8월 2일 LG와의 홈 경기까지 수도권에서 벗어날 일이 한 번도 없다.

8월 4일~5일 KIA와의 원정 2연전을 위해 광주로 떠나야 하기는 하지만, 2연전 체제 전환을 위해 8월 3일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한다. 다시 말해서, 원정 2연전도 큰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광주 원정을 다녀온 이후 잠실 한화전-수원 kt전-잠실 롯데전-잠실 SK전을 치르면 휴식기에 들어간다.

날씨가 더운 만큼 이럴 때일수록 적절한 휴식도 선수들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더위와의 싸움을 해야 하고, 이동 거리가 길어지다보면 체력적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나쁠 건 없다.

또 한 가지, 아시안게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두산에서는 2017 WBC(9명 차출)보다 3명 적은 6명의 선수(박치국, 이용찬, 함덕주, 양의지, 김재환, 박건우)가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에 승선했다. WBC보단 적지만 여전히 10개 구단 중에선 가장 많은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이 선수들이 바로 와서 9월 4일부터 재개되는 잔여 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한다면 다행이지만, 아시안게임 종료 직후 곧바로 다음주에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두산이기에 큰 걱정은 없으나 되도록이면 많은 승수를 쌓고 휴식기에 돌입할 필요가 있다.

오재일과 반슬라이크, 마운드...독주 유지 위해 넘어야 할 변수들

지난해 큰 격차로 앞서나가던 1위 KIA는 불펜 부진으로 발목이 잡히면서 한때 두산과 공동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반기부터 안고 있던 불안 요소였고, 트레이드를 통해 김세현을 영입했음에도 단시간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에 비해 올해 두산은 전력상으로 후반기에 크게 불안하게 작용할 만한 요소가 없다. 시즌 전에 걱정했던 불펜 상태도 나쁘지 않고, 오재일이 빠진 가운데서도 타선의 활약이 빛났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반슬라이크의 영입으로 단점마저 지워버렸다.

다만, 변수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1군에 돌아온 오재일의 컨디션과 아직 리그에 적응 중인 반슬라이크의 활약 여부가 중요해졌다. 반슬라이크의 경우 아직 KBO리그에서 단타만 기록했을 뿐 장타는 한 번도 기록한 적이 없다. 첫 장타가 나오기만을 기다릴 따름이다.

마운드에서는 선발진에서 유희관과 장원준의 부진이 길어졌다. 이용찬이 실질적으로 3선발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불펜에서는 박치국, 함덕주, 김강률 등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활약을 이어가줘야 한다.

현시점에서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 도전을 위협할 만한 팀은 없다. 두산은 하던대로, 두산만의 야구만 한다면 2년 전의 기억을 다시 되살릴 수 있다. 'Again 2016'을 바라보는 두산의 꿈은 점점 현실이 되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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