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키와이는 지난 12일 서울 상수동에 위치한 클럽 헨즈에서 앨범 릴리즈 파티를 열었다.

재키와이는 지난 12일 서울 상수동에 위치한 클럽 헨즈에서 앨범 릴리즈 파티를 열었다. ⓒ The Henz Club Facebook


재키와이의 '마법에 걸린 프로파간다'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 매스미디어의 정보 자극과 꼭 닮았다. 정돈되지 않은 로파이(Lo-Fi) 싱잉 랩은 날카롭게 뒤틀리고 왜곡됐으며, 몽롱하고 불안정한 신스 샘플 위의 시선은 전쟁과 혐오 등 현대인의 불안을 냉소적으로 파고든다. 그런데 이것이 깊이 스미지 못하고 금방 연기처럼 희미해지는 것마저도 현대 사회와 꼭 닮았다. 거듭되는 자극 앞에 사람은 둔감해진다.

<아키라>와 <매드 맥스>, <탱크 걸>과 <블레이드> 등을 이리저리 혼합한 캐릭터는 일련 독특해 보이지만 'Kill v. maim'의 그라임스부터 일본-중국의 사이버 펑크 풍 아티스트들이 보여줬던 미학이며 랩 스타일 역시 브룩 캔디(Brooke Candy),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와 많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EP를 통해 천천히 생소한 정체성을 잡아나갔던 지난 결과물에서는 티가 덜 났다 해도 데뷔 정규 앨범에선 좀 더 고민했어야 했다. 경험된 충격은 덜 신선하다.

 재키와이의 독특한 스타일링은 2015년 캐나다 출신 아티스트 그라임스(Grimes)의 'Kill V. Maim' 뮤직비디오와 언뜻 겹치는 부분이 있다.

재키와이의 독특한 스타일링은 2015년 캐나다 출신 아티스트 그라임스(Grimes)의 'Kill V. Maim' 뮤직비디오와 언뜻 겹치는 부분이 있다. ⓒ Grimes Youtube


스윙스 산하의 인디고 뮤직에 합류한 자신감이 독으로 작용하는 듯 음악엔 여유가 사라졌고 욕심이 과하다. 사이버 펑크와 전체주의, 자본주의와 내셔널리즘, 도그마와 단단한 정체성 등 담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개별 곡마다 단어와 메시지를 단편적으로 나열하며 주제 의식을 형성하는 것은 좋으나 킬링 파트나 기억에 남는 구절 없이 흘러가버릴 정도로 조직력이 허술하다. 프로파간다 스피커를 높이 올리자는 포부의 선두 트랙 'SPIKA'를 시작이자 끝으로 대부분 트랙은 비슷비슷하게 흘러가며 메시지는 쉽게 휘발된다.

사실 앨범의 주제 의식은 21세기 디스토피아를 잘 캐치하고 있다. 쉴새 없는 원색 자극에 둔감해져 폭력과 혐오를 무던하게 인식하는 현세대에 나른한 'HATE generation'이나 날카로운 'Capitalism' 같은 곡은 무의식적 불안을 부추겨 동감을 유도한다.

'Digital camo'나 'Enchanted propaganda'에서 특징적인 군대 문화도 의도적으로 읽힌다. 합의된 침묵 아래 증오를 키워가는 21세기 어떤 군상의 감정을 날 것처럼 분출해내는 과감성은 주목할만한데 정교하지가 못하니 '매혹된' 일지는 몰라도 '매혹적인'과는 거리가 멀다.

 재키와이의 첫 정규 앨범 <Enchanted Propaganda>의 앨범 커버

재키와이의 첫 정규 앨범 의 앨범 커버 ⓒ 인디고 뮤직


어떤 느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데까지만 유효한 선전술이다. 여기저기서 참고한 캐릭터와 스타일이 일련의 충격을 일으키지만 거듭 반복되는 스타일과 난해한 메시지가 날을 무디게 하니 공허한 외침으로 스칠 뿐이다. 자기 자신에 매혹된 듯한 이 앨범에 나치 독일의 악명 높은 선전가 괴벨스의 한 마디를 살짝 비틀어 남겨둔다.

"예술은 본질상 일종의 선전이다. 예술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매일 매시간 민중의 맥박소리에 귀 기울이고 어떻게 맥박이 뛰는지 듣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대중음악웹진 이즘(www.izm.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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