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들은 우승과 관계없는 월드컵 3, 4위전의 재미가 떨어진다고 평한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다. 월드컵만을 바라본 선수들에게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소중하다. 벨기에와 잉글랜드는 14일 오후 11시(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3, 4위전에서 맞붙는다.

두 팀은 비록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월드컵 마지막 경기를 승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벨기에와 잉글랜드의 3, 4위전에서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 3가지를 짚어본다.

벨기에-잉글랜드, 놓치고 싶지 않은 3위

 2018년 7월 7일 오전 3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 월드컵 8강 브라질과 벨기에의 경기. 벨기에의 케빈 데 브라위너가 팀의 두 번째 골을 득점한 후 환호하고 있다.

2018년 7월 7일 오전 3시(한국시간) 열린 러시아 월드컵 8강 브라질과 벨기에의 경기. 벨기에의 케빈 데 브라위너가 팀의 두 번째 골을 득점한 후 환호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벨기에는 황금세대를 앞세워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통산 두 번째로 4강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기록했고, 16강과 8강에서 각각 일본, 브라질을 격파하며 승승장구했다. 4강전에서 프랑스마저 넘었다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쓸 수 있었다.

벨기에는 32년 전에도 4강의 벽을 넘지 못하며 3, 4위전을 치렀다. 당시 프랑스에 패하며 4위에 머물렀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잉글랜드전에서 승리할 경우 역대 최고 성적인 3위를 차지할 수 있다.

잉글랜드도 3위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다.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이후 단 한 차례도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1966년 이후 잉글랜드의 최고 성적은 1990 이탈리아 월드컵 4위다. 잉글랜드도 벨기에와 마찬가지로 3, 4위전에서 승리하면 원정 월드컵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하게 된다.

두 팀은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맞붙었다. 나란히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터라 주전 대다수가 휴식을 취했다. 당시 경기에서는 야누자이의 결승골로 벨기에가 1-0 승리를 거두고 H조 1위로 마감했다.

EPL 스타들의 전쟁 

EPL을 즐겨보는 축구 팬들은 벨기에와 잉글랜드가 익숙하다. 특히 벨기에 황금세대의 힘은 EPL 빅클럽에서 활약하는 스타 플레이어들로부터 나왔다. 에덴 아자르, 티보 쿠르트아, 미시 바추아이(이상 첼시), 케빈 데 브라위너, 뱅상 콤파니(이상 맨체스터 시티), 토비 알더웨이럴트, 얀 베르통언, 무사 뎀벨레(이상 토트넘), 시몽 미뇰레(리버풀), 마루앙 펠라이니, 로멜루 루카쿠(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나세르 샤들리(웨스트 브로미치) 등 23명 엔트리 가운데 무려 12명이 EPL에서 활약하고 있다.

베스트 11도 대부분 EPL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프랑스와의 4강전에서 중국에서 활약하는 악셀 비첼를 제외한 10명이 모두 EPL 소속이었다. 반면 잉글랜드는 23인 전원이 EPL에서 활약한다. 해외파가 단 한 명도 없다. 이 가운데 해리 케인, 키어런 트리피어, 델리 알리, 에릭 다이어, 대니 로즈 등 토트넘 출신이 가장 많다. 맨시티도 카일 워커, 존 스톤스, 파비안 델프, 라힘 스털링 등 주축급 스타들을 배출했다. 조별리그에서는 2군들이 대거 출전하며 다소 김빠진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EPL 올스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치열한 득점왕 경쟁, 케인이냐 루카쿠냐

 24일 오후 9시(한국 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2차전 잉글랜드와 파나만의 경기.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24일 오후 9시(한국 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2차전 잉글랜드와 파나만의 경기.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우승과 관계없이 개인상 경쟁이 치열하다. 월드컵 득점왕에게 수여되는 골든부트는 이번 3, 4위전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6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케인이 가장 득점왕에 근접해 있다. 벨기에의 주전 공격수 루카쿠(4골)가 추격 중이다. 3위 그룹에는 결승에 오른 프랑스 앙투안 그리즈만과 킬리안 음바페가 3골을 기록 중이지만 케인과는 격차가 크다.

케인은 1986 멕시코 월드컵 득점왕에 오른 게리 리네커(6골) 이후 32년 만의 잉글랜드 출신 득점왕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케인은 이번 대회서 3골을 페널티킥으로 넣었다. 또, 조별리그에만 5골이 편중돼 있다. 적어도 쑥스럽지 않은 득점왕에 오르려면 3, 4위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줘야 한다.

루카쿠는 막판 뒤집기 여부도 흥미롭다. 지금까지 5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했다. 득점왕 도전은 쉽지 않지만 가능성은 미약하게 남아있다. 3, 4위전에서 2골을 넣고, 케인이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면 골든부트는 루카쿠의 몫이다. 두 선수의 득점이 같을 경우 시 도움이 많은 선수에게 골든부트가 수여된다. 과연 루카쿠가 3, 4위전에서 멀티골을 넣고 조국 벨기에를 3위까지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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