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16강 진출 실패로 일찌감치 대회를 마무리한 한국 축구의 시선이 아시안게임으로 쏠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16일 오전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녀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여자 축구 조추첨 결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여자 축구 조추첨 결과 ⓒ 대한축구협회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두 번의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3회 연속 메달 획득을 넘어서 사상 첫 우승을 노린다. 인도네시아, 대만, 몰디브와 함께 A조에 편성된 대한민국은 무난하게 조별리그 통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가장 큰 변수가 존재한다. 바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FC)과 조소현(아발드스네스 IL)의 공백이다. 아시안게임은 소속팀의 의무 차출 규정이 없을 뿐 아니라 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일정과 겹치기 때문에 주축 선수들을 대표팀에 보내기가 부담스럽다. 조소현의 소속팀 아발드스네스는 당장 8월 초부터 챔피언스리그 예선이 기다리고 있다. 시드를 받아 이미 32강에 올라 있는 첼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고 있기에 차출이 거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지소연은 소속팀 첼시의 반대로 조별리그를 건너뛰고 토너먼트 2경기만 출전한 뒤 대한민국이 준결승에서 패하자 3, 4위전도 치르지 못한 채 잉글랜드로 돌아가야 했다.

문제는 두 선수가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다. 지소연은 명실상부한 여자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임과 동시에 부동의 에이스다. 그리고 공수의 연결고리를 담당하는 조소현은 윤덕여 감독의 페르소나다. 대표팀에서는 주장까지 맡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WK리그에서 이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들이 있다는 점이다. 수원도시공사의 공격수 이현영과 인천현대제철의 미드필더 이세은이 그 주인공이다.

이현영과 이세은의 발탁이 대표팀에 미칠 영향

 수원도시공사 이현영(좌)과 인천현대제철 이세은

수원도시공사 이현영(좌)과 인천현대제철 이세은 ⓒ 대한축구협회


이현영은 올 시즌 4년 만의 토종 득점왕을 노릴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13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12경기에 선발 출장해 9골 2도움으로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인천현대제철의 외국인 듀오 비야와 따이스가 10골로 사이좋게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국내 선수 중에서는 단연 1등이다. 이제 반환점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벌써 지난 시즌 기록(28경기 8골 3도움)을 따라잡았다.

이현영의 강점은 센스를 앞세운 플레이다. 생각의 속도가 상대보다 한 수 앞서 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테크닉과 골 결정력까지 갖추고 있어 수비수에게는 어려운 상대다. 뿐만 아니라 동료들을 활용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공격형 또는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도 변함없는 경기력을 보여준다. 페이지, 김지은 등 기존 공격진에 문미라가 새로 가세하면서 이현영의 어깨도 훨씬 가벼워졌다.

 이현영 출전일지

이현영 출전일지 ⓒ 청춘스포츠


이번 시즌 이현영이 돋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기복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그라운드를 밟은 12경기 중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것은 4경기에 불과하다. 세 경기 중 두 경기 꼴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6라운드부터 9라운드(7라운드는 결장)까지는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알가르베컵과 여자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진 선수는 정설빈과 이금민이었다. 하지만 정설빈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 소속팀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금민은 현재까지 13경기(13선발) 1152분(경기당 88.6분) 7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기량으로 보나 기록으로 보나 이현영을 선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고 나면 WK리그 팬들 사이에선 늘 이세은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견이 없는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터줏대감 조소현의 합류가 불투명한 지금 이세은이 가장 유력한 대안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윤덕여 감독은 조소현을 후방에 놓고 그 위에 지소연과 이민아를 배치하는 4-1-4-1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하지만 지소연이 빠진 경기에서는 이민아를 2선 중앙에 기용하는 4-2-3-1로 전환한다. 2017 E-1 챔피언십이 대표적이다. 3선 한 자리는 이변이 없는 한 이영주(인천현대제철)가 유력하다. 이세은이 대표팀에 승선한다면 이영주의 파트너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권은솜(수원도시공사), 지선미(구미스포츠토토), 손윤희(화천KSPO)와 같은 경쟁자들이 있지만 기량과 경험 면에서는 이세은을 능가할 이가 없다. 이영주와 한솥밥을 먹는다는 것도 강점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이민아(고베 아이낙)와 셋이서 호흡을 맞췄다.

이세은은 '공수겸장'이라는 타이틀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 자신의 진영과 상대 진영을 부지런히 오르내리며 경기를 조율하고 긴 패스와 짧은 패스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수비력까지 갖춘 육각형 미드필더로서 팀이 중원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일등공신이다.

 이세은 출전일지

이세은 출전일지 ⓒ 청춘스포츠


무엇보다도 이세은의 가치를 드높이는 것은 적수가 없는 왼발 킥력이다. 'K리그는 염기훈, WK리그는 이세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세트피스에서 여러 차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세은은 이번 시즌 8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 3골이 모두 직접프리킥 득점이었으며 그 가운데 2골이 결승골이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28년 만에 4강에 오른 잉글랜드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단기 토너먼트 대회에서 세트피스는 아주 훌륭한 득점 공급원이다. 전가을, 이영주가 버티는 오른발과는 달리 마땅한 왼발 키커가 없는 대표팀에게 이세은의 발탁은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이현영과 이세은 두 선수 모두 한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져 있었다. 이현영은 2016년 11월 11일 홍콩과의 2017 E-1 챔피언십 예선전(14-0 승)이 마지막 A매치 출전이다. 이세은은 훨씬 까마득하다. 무려 7년 전인 2011년 9월 11일 호주와의 2012 런던 올림픽 예선전(1-2 패)이 마지막 A매치였다. 공교롭게도 윤덕여 감독이 부임한 2012년부터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과연 이들은 윤덕여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모든 것은 16일에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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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6기 윤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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