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미인>의 배우 권용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뮤지컬 <미인>의 배우 권용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정준


TV를 즐겨 보는 시청자거나, 영화 혹은 무대를 찾는 관객이라면 이전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새로운 배우를 발견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공감할 것이다. 뮤지컬 <미인>에서도 신인 배우 허혜진을 비롯해 '후랏빠 시스터즈' 역으로 출연 중인 박시인과 백예은 등을 통해 그런 즐거운 경험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만날 권용국 역시 그런 배우다. 뮤지컬 <타이타닉>에서 보초 프레드릭 플릿 역을 맡았던 그는 <미인>에서는 주인공 스타 변사 최강호를 지켜주는 든든한 주먹패인 '두치' 역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미인>은 '한국 록의 대부'로 불리며 '아름다운 강산', '미인', '커피 한 잔' 등 수많은 인기 곡을 만들었던 아티스트 신중현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무성영화관 하륜관의 스타 변사 '강호'를 중심으로 그의 형인 독립운동가 '강산', 시인 '병연', 일본 형사 '마사오' 등이 얽혀서 자유를 갈망하며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극 후반부 전개에서 다소 힘이 빠진다는 평이 있지만, 창작 초연 작품으로서 음악과 스토리 모두를 잡아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기특한' 작품이기도 하다.

창작진으로는 정태영 연출, 서병구 안무가 등과 함께 국내 최고의 스타 음악감독 중 하나로 꼽히는 김성수 음악감독이 편곡 등에 참여해 록을 덜어내고 다양한 장르를 더했으며 강호 역에 정원영, 김지철, 강산 역에 김종구, 이승현, 병연 역에 스테파니, 허혜진, 두치 역에 권용국, 마사오 역에 김찬호, 김태오, 오사장 역에 이정선, 후랏빠 시스터즈(명희, 명경) 역에 박시인, 백예은, 앙상블로 김수영, 박도경, 이민재, 신호빈, 장보람이 출연한다.

더블 캐스트인 주조연들 가운데 원 캐스트로 흔들림 없이 작품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권용국을 지난 4일 공연을 앞두고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만났다. 다음은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늦은 데뷔, 그는 왜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었을까

 뮤지컬 <미인>의 배우 권용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뮤지컬 <미인>의 배우 권용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정준


-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뮤지컬 <미인>에서 '두치' 역할 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 권용국입니다. 1984년생이고 서울에 거주하고 있고…. 그렇습니다(웃음)."

- 왜 '배우 권용국'이 아니라 '뮤지컬 배우 권용국'일까요?
"지금 하는 작품도, 지금까지 한 작품도 다 뮤지컬이에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게 뮤지컬인 것 같고 더 잘하고 싶은 갈증도 있죠."

- 데뷔를 28살에 했는데 조금 늦게 시작한 이유가 있었나요?
"제가 원래 발레를 전공해서 발레단을 가고 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우연히 친한 형이 <캣츠>를 하게 됐는데 제게 '뮤지컬도 재미가 있는 것 같아. 너도 해봐'라고 조언을 했고, 그 덕분에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초연 때 댄서로 처음 들어갔죠. 첫 공연 끝나고 커튼콜을 나가는데 그 순간이 너무 좋은 거에요. 뮤지컬이란 게 이런 거구나. 나도 열심히 해서 나한테 박수를 쳐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 때가 2009년이었죠. 그러면서 오디션 보고 배우가 돼야겠다 하고, 이런 저런 매력이 있구나 하면서 지금까지 달려왔어요. 아직 부족하죠. 더 많이. 더 잘하고 싶은 부분이 분명히 있어요. '믿음이 가는 배우'로 자라나는 게 최종 목표에요. 작품 안에서 믿음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우들과의 관계에서 믿을 수 있는 배우. 호흡을 맞출 때 편안하고 즐거운 배우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인 것 같아요. 앞으로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거 하나는 갖고 가고 싶어요."

- 데뷔 후 <레베카>, <두 도시 이야기>, <위키드>, <킹키부츠>, <타이타닉> 등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에서 활약했습니다. 이번에는 창작 초연에 도전하게 됐어요. 권용국이 생각하는 '두치'는 어떤 인물일까요.
"중요한 대사나 장면을 넘길 때 역할이 커요. 작품에서 무척 중요한 역할이라 처음엔 대본을 읽고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죠. 대사도 많고 액션도 있고 감정도 크고 러브라인도 있고요(웃음). '잘해야겠다. 큰일나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배우들끼리 대화도 많이 하며 서로 도왔어요. '여기서 이러면 좋겠다' 하고 서로 그림을 제시하며 접점을 만들어갔죠."

 뮤지컬 <미인>의 배우 권용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뮤지컬 <미인>의 배우 권용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정준


- 원 캐스트로 매일 공연해야 하는 상황에서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없을까요.
"재밌어요. 다른 배우들은 다 더블 캐스트고 저만 원 캐스트잖아요. 색깔로 표현한다 치면 배우들마다 가진 색깔이 다른데 제가 도화지가 돼서 그 색들과 섞이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 <미인>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해서 '자유'라는 코드로 노래와 이야기를 연결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크박스 뮤지컬로서 가지는 스토리 전개의 한계도 있는 것 같습니다. 2막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의 힘이 빠지고 '님아', '미인', '리듬 속에 그 춤을', '아름다운 강산' 등의 넘버에 포커스가 맞춰져요.
"물론 한계는 분명 있죠. 가사를 바꿀 수는 없지만, 드라마는 가사에 맞출 수 있는데 그 두 가지의 합의점을 어떻게든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창작진 분들이 최선을 다해서 연결성을 해보자고 만든 과정이었는데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일단 초연으로서 최선을 다해 만들었지만, 만약 재연을 하게 되면 더 살도 붙이고 걷어낼 건 걷어내서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요. 여러분의 사랑이 있으면 그럴 수 있습니다. 재연도 불러만 주신다면 꼭 하고 싶어요(웃음)."

- 앞서 부정적으로 이야기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넘버의 힘이 강력해요. 신중현의 곡은 많은 분들이 좋아했으니까요. 권용국 배우도 좋아하는 넘버가 있다면 꼽아주세요.
"드라마와 상관 없이 제가 좋아하는 넘버는 '아름다운 강산'이에요.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기도 하고 어머니가 좋아하셔서 어릴 때부터 많이 들었거든요(웃음). 노래 부를 때마다 뿌듯하고 울컥하기도 해요. 작품에서는 '미련'이란 노래가 제일 생각나요. 가사도 슬프고 '두치'가 '강산'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잘 담겼고요(웃음). 원래는 17세의 '강산'과 '두치'가 나와야 하는 장면이에요. 저는 뒤에서 노래만 하는 장면이었는데 연출님이 17세의 캐릭터가 따로 나오는 게 이질감이 드는 거 같다고 해서 저와 강산 역 배우가 대사까지 하고 있죠. '봄비'도 좋아해요. 탐나는 곡이기도 해요. 저는 <미인>을 어르신들이 많이 보셨으면 좋겟어요. 제가 곧 결혼을 하는데 장인, 장모님 되실 분들께서 공연 보시고 너무 좋아하셨거든요. 노래를 듣고 자라신 세대 관객분들이 오셔서 편안하고 즐겁게 옛 추억도 생각하며 보시면 좋겠어요."

평소에는 게임을 좋아하는 집돌이?

 뮤지컬 <미인>의 배우 권용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뮤지컬 <미인>의 배우 권용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정준


- 이제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무대에 서서 관객들과 소통한 소감이 있다면 한마디 해주세요.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저희가 앙상블 배우가 적은데도 너무 잘해주셔서 거기서부터 팀의 에너지가 올라가죠. 한편으론 미안하면서 자랑스러워요. 작품을 사랑하는 느낌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무대에 오르면 늘 부족함을 느껴요. 여기선 이렇게 할 걸. 저기선 더 잘 했어야 하는데, 아쉬운 점이 매일 있어요. 100% 만족이 잘 안되고 반성하고 있죠. 그래도 조금 다른 감정이 있을 때는 그것으로 관객이나 배우들에게 에너지를 더 줄 수 있다면 살을 붙이려고 하는 편이에요. 물론 정해진 틀을 깨지 않는 건 첫 번째 목표지만, 배우가 진실하면 관객들도 분명 더 아실 것 같아요."

- 혹시 <미인> 이후 차기작이나, 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당분간 결혼 준비를 할 것 같아요. 해보고 싶은 역할은 <미스사이공>의 '투이'에요. 2014년도쯤 앙상블로 오디션을 본 적이 있어요. 앙상블 오디션을 본 뒤에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해서 준비한 '투이'의 노래를 들려줬죠. 제작진에서도 좋아했고 '투이'의 퍼스트 커버(*역할을 맡은 본래 배우가 공연할 수 없을 때 대신 연기하는 사람. 주로 앙상블 중에서 뽑는다)로 합격했는데 아쉽게 공연이 무산됐어요. 나중에라도 꼭 다시 도전해보고 싶어요."

 뮤지컬 <미인>의 배우 권용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뮤지컬 <미인>의 배우 권용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정준


- 가장 최근 휴일에 한 일은 뭔가요?
"쉬는 날엔 '집돌이'에요. 어릴 땐 밖에 나가서 놀기 좋아했는데 이젠 가끔 게임이나 해요.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 제가 요즘 '배그(온라인 게임 배틀 그라운드의 줄임말)'를 하는데 켄(VIXX)이랑도 친하거든요. 같이 게임도 하고. 그런데 연예인 대회가 있다고 해서 한 번 나가보자고 해서, 같이 나갔어요(웃음)."

-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보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뮤지컬 <미인> 22일까지 별로 안 남았습니다. 반 정도 공연한 거 같은데 지금도 게속 달리고 있고요. 작품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이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많이 웃고 즐기고 돌아가신 뒤 공연이 생각나서 '한번 보고 두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은' 그런 <미인>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열심히 노력할테니 와주시면 후회 없을 거에요."

권용국은 인터뷰 내내 계속해서 뮤지컬 <미인>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머리에 온통 <미인> 생각뿐이라며 웃었다. 그의 바람대로 창작 뮤지컬 <미인>이 성공적인 마무리를 할 수 있을까. <미인>은 오는 2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정준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https://brunch.co.kr/@twoasone)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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